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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48’의 조유리, 오히려 기특하게 여겨야 할 것 [TV공감]
2018. 07.31(화) 09:51
프로듀스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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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우리가 종종 착각하는 게 있다. 편을 갈라야지만 진실이 보호될 거란 사고방식이다. 실은 반대다. 편을 가르는 힘이 오히려 진실을 가리기 마련이다. Mnet ‘프로듀스 48’의 연습생 조유리가 달고 나온 배지를 두고 벌어진 설전은, 이러한 우리의 착각을 제대로 드러난 상황이라 하겠다.

연습생 조유리가 달고 나온 동백꽃 모양의 배지가 문제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 무슨 소리까지 나왔냐면, 좀 더 많은 이들의 지지를 끌어 모아 보고자 그녀가 지능적으로 선택한 소품이 아니냐는, 함께 출연하는 일본인 연습생(연습생이라기엔 이미 데뷔하긴 했지만)의 마음은 배려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나의 의사표현에 불과한 일이 이렇게 시끌벅적한 소동으로 번진다는 것 자체가 의아하겠지만 당연한 확장성이다. 화제를 일으키는 게 의무인 매체 안에서 벌어졌고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그래서 더 민감한 영역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조유리가 배지를 차고 나온 것부터가 문제일까.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있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든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든 조유리가 배지를 차고 나온 건 기특하게 여겨야 할 모습이다. 좋은 쪽으로 이미지를 굴릴 줄 안다는 거니까. 혹여 이렇게 얻은 이미지로 자신보다 실력 좋은 다른 연습생들을 제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면 국민프로듀서를 우습게 여기는 거나 다름없다. 대중은, 특히 자신이 선정하는 스타에 생각보다 더 까다롭게 군다.

그리고 배려에 관해서도 틀렸다. 조유리가 달고 나온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배지는 일본인 연습생들을 위한 배려를 운운할 만한 게 아니다.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일에 대해 우리의 인식을 올바로 보여주는 게 배려지, 프로그램 내에서 잘 지내보고자 혹은 상대방이 위축될까 숨기는 게 배려는 아니다. 진짜 배려는 숨기는 게 아니라 올바로 드러내주며, 가능하다면 이를 뛰어넘은 올바른 우정을 쌓는 일이다.

즉, ‘프로듀스 48’에서 진짜 필요한 배려는, 배지를 달지 않아야 한다는 등 애꿎은 데 힘 쏟을 게 아니라, 낯설기 그지없을 환경과 문화 속으로 들어온 일본인 연습생들과 자연스레 동화되어주는 일이다. 나라 간에 일어난 과거사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바로 지금 눈앞에 서있는 이들은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동일한 꿈을 향해 함께 몸을 맞대며 노력하는, 둘도 없는 동지이자 동료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관점 하나를 보태자면 일본 연습생을 배려해서 배지를 달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오히려 편을 가르는 인식이 투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보통 어떤 행동이나 선택을 취할 때, 본인의 삶의 방향을 생각하기보다 이쪽편인지 저쪽편인지 결정되는 것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사람이었기에 할 수 있는 사고라 볼 수 있다 할까.

결국 조유리의 위안부 배지가 일으킨 논란은 어떤 거창한 진실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다. 자신이 원하는 다른 연습생이 그녀에게 밀릴까 하는 왜곡된 편 가르기에서 온, 정작 그 안에 담긴 가치는 보지 못하는, 편 가르기 방식에 익숙한 우리의, 조금은 부끄러워해야 할 실상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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