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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온 마스’, 당신은 어떤 현실을 선택하겠습니까? [TV공감]
2018. 08.07(화) 23:12
라이프 온 마스
라이프 온 마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남자는 그토록 바랐던 현실로 돌아왔으나, 꿈속의 세계를 그리워한다. 꿈이지만 실존했던 세계, 코마 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방문했던 과거이자 또 다른 세계로, 아니, 그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되돌아가고 싶다. 결국 돌아간다. 흥미로운 결말이다.

현실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이 존재하는 드라마, OCN ‘라이프 온 마스’(연출 이정효, 극본 이대일)가 종영했다. 주인공 한태주(정경호)가 의식을 잃고 1988년도로 돌아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가에 관한 물음을 그만의 답으로 마무리 지으며 결말에 다다른 것이다. 물론, 속편을 예고하는 에필로그도 잊지 않았다.

과거로 돌아가는 혹은 과거와 연락을 취하는 현재의 이야기는 이제 닳고 닳은 소재다. ‘라이프 온 마스’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나, 단순히 이야기적 흥미를 위해서 시간을 되돌린 게 아니란 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감상을 갖게 한다. 결국 이야기가 묻고자 하는 바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아니라, 당신의 현실은 어디에 존재하고 어떻게 만들어지냐는 거니까.

“꿈을 꾸었다, 지금 살아있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다, 하지만 내가 정말 꿈을 꾼 걸까”

‘라이프 온 마스’가 설정 자체를, 혼수상태에 빠진 태주의 무의식이 낳은 환영인지 아니면 정말 그가 과거의 한 지점으로 돌아간 것인지 혼란스럽게 만든 이유다. 태주가 현실에 눈을 뜨고, 강동철(박성웅)과 윤나영(고아성), 이용기(오대환), 조남식(노종현)이 실존인물이었던 것을 발견하기까지, 우리는 앞의 두 가지 상황을 놓고 고민했다.

특히 창문이나 거울, 텔레비전 등을 이용한 현실 혹은 현재와의 접속 장면은 영화 ‘겟 아웃’(주인공의 의식이 최면에 걸려 무의식에 갇히는 대목)을 떠오르게 하여, 전자에 가능성이 좀 더 실렸다. 하지만 15, 16회를 통해 강력3반의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했고 태주가 겪은 사건들 또한 기록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어쩌면 두 가지 경우 외의 수인 제3의 세계, 과거도 무의식의 흐름도 아닌, 또 다른 세계의 현실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

그러니까 여기서는 과거로 돌아갔는지 무의식인지, 실제로 존재했는지 환영인지는 별로 중요치 않은 문제였다. 중요한 것은 태주가 어떤 현실을 선택하는 지로, 거의 16회에 걸쳐 이루어진 그의 고민의 무게가 무색할 정도로 단순하다. 알다시피 그는 지속적으로 현실로, 현재로 돌아오고자 노력했다. 자신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라며, 실재하지 않는 환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끊임없이 괴로워했다.

“반장님, 저도 실체예요, 살아있지 않다면 느끼지 못하겠죠, 살아있다면 느낄 거예요”

하지만 현실로 돌아온 태주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현실이라면서 현실에 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해결했어야 할 문제도 잘 매듭짓고 어머니도 잘 계심을 확인했으나 정작 그가 꿈이라 부른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즉, 꿈이라고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한 세계가, 그가 현실이라 믿었던 세계보다 더 지극히 실재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장자의 호접몽에 실린 한 대목이다. 꿈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 잠에서 깬 장자는, 나비가 된 꿈을 꾼 게 현실인지 꿈이 현실인지 헛갈리는 상황을 마주한다. ‘라이프 온 마스’의 태주가 맞닥뜨린 것과 유사하다. 어쩌면 우리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현재 당신이 느끼고 경험하고 존재하는 세계가, 실재하는 당신의 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확신할 텐가.

최근에 대두된, 우리의 우주가 유일한 우주가 아니라는 다중우주론에 따르면, 우주에는 수많은 우주, 즉, 수많은 현실이 존재한다고 한다. 우주의 다른 면에선 또 다른 내가 또 다른 현실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만약 우리에게 우리의 현실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현실을 당신의 현실이라 선택할 것인가. ‘라이프 온 마스’는 말한다. 해답은 간단하다고, 웃으면서 살아가는 곳이 바로 당신의 현실이라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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