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어부’ 장시원 PD가 1년간 낚은 것 [인터뷰]
2018. 08.23(목)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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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장시원 PD는 1년 간 ‘도시어부’를 하며 채널의 한계를 깨고, 5%대 자체 최고 시청률을 낚았다. 하지만 그에게 수치보다 중요한 건 천국도 지옥도 같이 맛본 가족 같은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들, ‘희로애락’이라는 대어를 건져 올린 것이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가 9월, 방송 1주년을 맞이한다. 최근 알래스카 특집 촬영을 마치고 온 장시원 PD는 알래스카 녹화 당시 첫 촬영 1주년을 맞이했다. 1주년 자체로도 벅찬데 낚시 천국이라 불리는 알래스카에서 이를 기념하는 일은 그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왕포에서 첫 발을 뗀 이들이 알래스카에서 1주년을 기념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중장년층만 본다’는 편견, 종편 채널이 갖고 있는 한계를 안고 시작한 데다 ‘낚시’라는 소재의 특수성 때문에 “전 세대를 타깃으로 둔다”는 말은 비웃음을 사기 일쑤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고 안정적인 고정 시청층을 만들었고, 2049 타깃 시청률은 채널A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장시원 PD는 “가구시청률이 5% 나왔을 때보다 좋았다”며 프로그램이 젊은 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도시어부’는 기획 단계부터 편견을 깨고자 시작한 일이었다. 때문에 그는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것 자체로 감사함을 표했다. ‘일희일비’ 하지 않았기에 1주년을 맞을 수 있었다는 그는 오랜 시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진정성’을 들었다. 장시원 PD는 “고기를 잡고, 못 잡고에 따라 감정이 요동치는데 그걸 잘 견뎌내는 게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고 난 후엔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정말 열몇 시간씩 기다리다 한 마리가 나오면 출연진도 제작진도 리얼한 반응이 나온다. 같이 기뻐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대리만족해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를 타고 나가 열몇 시간씩 촬영을 하는데 한 마리 낚기도 어려운 날이 있다.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지치고 속이 타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장시원 PD는 “안 잡힐 땐 지옥이 따로 없는데 잡히면 천국이 따로 없다”면서도 “더운데 나가 있어봐야 에어컨이 시원하다는 걸 알지 않나”라며 그 덕에 고기 잡는 기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지옥도 천국도 같이 가는 고된 촬영은 그들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 배우 이덕화, 코미디언 이경규, 래퍼 마이크로닷까지 고정 멤버 3인을 두고 그는 “(낚시를) 가장 잘하진 않아도 가장 좋아하는 세 분”이라며 출연진이 프로그램을 일로써 하기보단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출연진이 촬영 전 답사를 함께 가는 경우도 있다고 밝힌 장시원 PD는 “보통 우리가 여행을 갈 땐 좋아하는 친구랑 가지 않나. 출연진도 그렇다. 같이 있는 게 즐거우니까 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어느새 제작진 출연진의 관계가 아니라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는 그다.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거다. 고기를 잡으면 제작진이 옆에서 그 누구보다 축하해준다. 무언가를 잡고, 그들이 좋아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기다림의 끝에 같이 있는 거다”라며 프로그램이 꾸준히 달릴 수 있었던 데에는 그들 사이 끈끈한 유대감이 자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시원 PD는 “사람 싫어하는 데 이유 없듯 사람 좋아하는 데도 이유가 없다. 고기가 안 잡혀도 재밌을 수 있는 건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고기만 좋았다면 프로그램이 짧게 갔을 것 같은데 사람이 좋으니 길게 갈 수 있던 것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1년 동안 봤는데도 계속 보고 싶다. 저번 주에 봤다고 이번 주엔 안 보고 싶은 게 아니다. 그 좋아하는 모습이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 좋아하는 표정, 몸짓이지 않나”라며 1년간 꾸준히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명했다. 기획 당시만 해도 낚시하는 사람을 보고 ‘나는 저렇게 좋아하는 것이 있나?’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나?’ ‘저 물고기 하나가 뭐라고’ 등의 생각을 했었다는 장시원 PD는 촬영을 하면서 점점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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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8할인 낚시를 예능으로 끌고 왔지만, 예능적 장치나 요소를 따로 만들지는 않았다. 고기가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가 이미 너무 큰 갈등이라는 장시원 PD는 인위적 요소들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이후 스토리텔링과 자막, 편집을 통해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그의 방법은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또 중장년층과 젊은층을 모두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이 제작진 중 낚시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가능했다고도 밝혔다. 장시원 PD는 “낚시를 잘 아는 출연진과 모르는 제작진의 ‘케미’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촬영을 하다보니 저도 (낚시를) 배워보고 싶더라. 하지만 낚시를 못하는 사람 관점에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출연진을 이해해 버릴까 봐 참고 있다”며 남다른 고충을 털어놨다.

편집을 하면서는 밸런스를 고심한다면, 촬영을 하면서는 또 다른 고충이 자리했다. 바다에서 촬영을 진행하는 만큼, 안전에 대한 부분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늘 두려운 마음으로 촬영을 나간다”는 장시원 PD는 “1년이 지나면 루틴이 생기고 느슨해질 수 있는데 그 부분이 제일 고민이고 걱정거리다. 긴장하지 않으면 실수하기 마련이라 일부러 소리를 치기도 한다”고 했다.

1년을 맞으면서 변화에 대한 고민도 찾아왔다. “고민은 항상 하지만 답이 없다”며 웃어 보인 그는 이내 “행복한 지금을 미래를 위해 버리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시원 PD는 “보통 낚시를 하면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 짐작하는데 낚시를 하면서는 딱 한 가지 생각만 한다. 고기에 대한 생각만 하기 때문에 힐링이 되는 거다. 고민을 하다가도 ‘지금 잘되고 있으면 지금 행복해하고 내일 걱정은 내일 하지 뭐’ 이런 생각으로 하고 있다”며 낙천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가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도시어부’는 시즌제였다. “시즌1을 아직 하고 있는 거다. 시즌젠데 시즌의 끝을 모르는 거다”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이게 어디까지 갈까,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다. (선생님들) 건강만 된다면 그만하자고 할 때까진 해볼 생각이 있다”는 진심을 내비쳤다. 또 장시원 PD는 “누군가는 박수칠 때 떠나야하지 않나라고도 하는데 이 말을 했더니 이경규 선생님이 ‘ 한명이라도 박수를 치면 해야한다더라”며 웃어 보였다.

장시원 PD는 “‘도시어부’ 해오면서 여러 감정들이 한꺼번에 다가왔다.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다 같이 했다. 희로애락을 다 준다”며 ‘도시어부’를 ‘도시어부’라고 정의했다. 프로그램을 함부로 규정짓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얼마나 소중하게 프로그램을 대해 왔는지를 짐작케 했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모두 한 마음으로 배에 올랐다. 고단함 속에서 피어난 끈끈한 유대감으로 그 어떤 대어보다 의미 깊을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건져 올렸다. 그렇게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묵직한 추억을 1년간 공유한 ‘도시어부’가 앞으로 펼칠 항해를 기대해본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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