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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판사' 윤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법 [인터뷰]
2018. 09.20(목) 17:10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나무 스틸 컷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나무 스틸 컷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는 실제 자신과 다른 캐릭터의 가면을 쓰며 한 차례 성장한다. '갑질 재벌'이라는 캐릭터로 성장세를 보여준 배우 윤나무가 자리 잡는 방법이었다.

윤나무는 20일 종영하는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극본 천성일·연출 부성철, 이하 '친판사')에서 악랄한 재벌 3세 이호성 역으로 열연했다. '친판사'는 전과 5범 한강호(윤시윤)가 쌍둥이 형 한수호(윤시윤)를 대신해 판사가 되고, '실전 법률'을 바탕으로 법에 없는 통쾌한 판결을 선사하는 드라마다. 이 가운데 이호성은 '갑질 폭행 논란'의 범인으로 극 중 악의 구심점을 이룬 인물이다.

사실 윤나무는 오디션 때까지만 해도 이호성 역을 연기할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함께 오디션을 본 경쟁자들이 대부분 풍채가 있고 근엄한 재벌 후계자의 면모를 풍겼기 때문. 윤나무는 "같이 오디션을 본 분들이 다들 비슷한 이미지라 제가 상대적으로 마르게 보이기도 했다"며 "아무래도 저만 다른 이미지다 보니 안 될 거라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연기를 했다"고 오디션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후회 없이 연기한 결과 부성철 PD는 윤나무의 이호성을 선택했다. 윤나무는 "처음 오디션을 볼 때 한번 해보라면서 대본을 보여주신 게 있었다. 다음 오디션장에 갈 때 그걸 통째로 외우고 숙지해서 갔다"며 자신의 노력을 높이 사준 부성철 PD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처럼 공들여 획득한 배역인 만큼 윤나무는 이호성을 위해 외적인 것부터 세밀한 부분까지 많은 것을 준비했다. 먼저 그는 부성철 PD와 함께 이호성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들을 살펴봤다.

심지어 윤나무는 안경 하나까지 캐릭터를 위해 준비했다. 극 중 이호성이 쓰고 나오는 안경도 실제 '갑질' 사건으로 논란이 된 재벌들이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브랜드 제품이란다. 윤나무는 "지금까지 그렇게까지 준비했던 캐릭터가 없었다"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도 실제 재벌 후계자 이호성처럼 보이기 위해 신경 썼다"고 자부했다.

그만큼 '친판사'의 이야기는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열악한 119 구급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건, 아랫사람에게 마치 분노 조절 장애처럼 돌변하며 화를 낸 재벌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드라마 속 이호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이 낯설지 않았다는 윤나무다.

그도 그럴 것이 '땅콩 회항', '맷값 폭행' 등 재벌들의 기상천외한 '갑질'이 뉴스에서도 널리 알려졌던 터. 윤나무는 "기존에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재벌들이 등장했더라. 그런데 이호성은 그런 인물이랑 조금은 다르길 원했다"며 "영화나 드라마를 참고할 것도 없이 뉴스에서 더 극적인 사건들을 볼 수 있었다"며 실제 뉴스 속 사건들을 참고하며 이호성을 구체화했다고 털어놨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물론 윤나무로서는 이호성의 이야기들을 쉽게 접하기 어려웠다. "이 놈(이호성) 참 개차반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던 그는 "다시 생각해 보니 현실에서 이 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더라"라며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그는 "그래서 더 제가 받은 역할 안에서 보시는 분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호성을 향한 이해나 공감의 여지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나무는 대본에는 없던 이호성의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호성이 극 중 남들 앞에서는 다리를 절며 동정 여론을 자극했으나, 개인 차량에서는 운전기사를 향해 발길질한 게 대표적인 예였다. 윤나무는 "대본에는 차 안에서 운전기사를 향해 '어디서 눈을 마주쳐'라고 하는 게 대사의 끝이었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 사람들 앞에서 절던 다리로 바로 그 기사를 차면 이 인물의 악랄함이 더욱 재미있게 표현될 것 같았다"며 부성철 PD와 상의 끝에 해당 장면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윤나무가 이처럼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던 배경에는 부성철 PD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다. 윤나무는 "부성철 PD님이 처음 미팅할 때부터 끝까지 그 얘기를 항상 하셨다. '난 네 연기 호흡이 좋다. 밀고 당기기를 잘한다'고"라며 주위의 격려 속에 이호성을 완성해나갔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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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 분위기도 좋았단다. 특히 그는 한 살 어린 윤시윤이 1인 2역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며 감동받았다. 윤나무는 "동생인데 존경하게 되더라"라며 극과 극의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한 윤시윤을 극찬했다. 그는 오상철 역으로 주로 호흡한 선배 연기자 박병은에 대해서도 "캐릭터랑 실제 모습이랑 정말 다르다. 실제 모습은 정말 웃기고 좋은 형"이라며 깊은 고마움을 드러냈다.

부성철 PD에 윤시윤, 박병은까지 소중한 인연을 만들었던 '친판사'를 계기로 윤나무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성찰하고 있다. 실제 자신과 환경부터 성격까지 판이하게 다른 이호성을 맡았던 만큼 진짜 윤나무의 인생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윤나무는 배우로서 쉬지 않겠다는 각오다.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지금 행복한가"를 되새긴다는 윤나무는 그렇게 배우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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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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