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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으로 시작된 것은 가십으로 끝날 뿐 [가요공감]
2018. 09.20(목) 18:30
구하라
구하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가십(gossip, 신문, 잡지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대하여 소문이나 험담 따위를 흥미 본위로 다룬 기사)은 재미있다. 터진 옷깃 사이로 살짝 삐져나온 속살처럼 어떤 불미스러운 사건에 의해 본의 아니게 드러난 유명인의 은밀한 사생활만큼 대중의 흥미를 돋우는 게 또 없으니까. 매체를 이용한 이들의 싸움이 진흙탕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가끔은 굳이 알지 않아도 될 일이 있다. 구하라와 그녀의 남자친구 사이에 벌어진 폭행 시비가 그러하다. 연인 사이엔 흔히 있을 법한 싸움이 될 수 있었던 일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뒤흔들 정도로 커진 까닭은 딱 하나다. 이들이 매체를 이용해 싸움으로써 대중을 본인의 싸움판 안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물론 구하라가 유명인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데이트폭력’, 요즘 같은 민감한 시기에 데이트폭력이란 사안은 대중의 의분을 들끓게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대중은 어느 한쪽의 편이 되어 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끝끝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대중으로선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호기심 어린 마음에 구경하는, ‘진흙탕 싸움’ 수준에서 그치고 말았다.

서로의 잘잘못을 밝히겠다고, 드러내지 않아도 될 치부까지 스스럼없이 드러낸 결과다. 대중은 가십을 좋아하지만, 너무 깊은 속내까지 보일 때는 거부감을 느낀다. 우선 자극적인 맛에 들여다보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후부터는 누군가의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설사 시시비비가 정확히 가려진다 해도, 그들은 대중에게 한 때 자극적인 흥미를 선사했던 가십 거리에 불과하다.

대중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건 좋지만 가십의 형태는 적절하지 않다. 가십 자체가 정당한 명분을 가질 리도 없고 선한 의도가 섞일 리도 없어서, 결국 진흙탕 싸움이 되어 버리는 게 당연한 결말이기 때문이다. 즉, 가십으로 시작된 것은 가십으로 끝날 뿐이다. 진심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는 걸 원한다면 대중을 끼지 말고 먼저 법의 심판 앞에 서야 했다.

불행히도 서로를 향해 불일 듯 일어난 개인적인 악감정과 미움이 이번 사태를 전적으로 자초한 게다. 게다가 한 쪽이 꽤 인지도가 있는 유명인인 데다가 지혜롭기보다 감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낼 확률이 높으니, 이만큼 가십이 잘 먹히는 구도가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얻는 것은 없는데 잃는 것만 가득한 진흙탕 싸움에선 먼저 들어간 자나 끌어들인 자나 별 차이가 없단 점이다. 그저 함께 흙탕물을 함께 뒤집어쓰는 수밖에,

그래서 사과의 뜻과 함께 잠잠히 경찰 수사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어린아이처럼 볼썽사나운 소모전’을 마무리한 구하라의 결단이 뒤늦게나마 지혜롭다. 지는 것 같고 굴하는 것 같지만 진흙탕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빨리 나오는 게 중요하다. 더 묻혀보았자 흙탕물이고 더 캐내어 보고 잘잘못 따져 보았자 자기 얼굴에 침 뱉기다.

활동을 이어갈 스타로서, 유명인으로서 구하라에게 남은 일은 상황이 어떤 결론을 낼지 기다리며 천천히 본인에게 묻은 흙탕물의 흔적을 제거하는 것이다. 쉽진 않겠다. 하지만 진흙탕 싸움에 끌려 들어갔든 뛰어 들었든, 일조를 한 것은 분명하고 이는 구하라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이미 책임 있는 첫 걸음을 내딛었으니, 쉽진 않은 과정이겠다만 있는 힘껏 지나가다 보면 실은 전화위복이었다고 돌이켜 볼 날이 오지 않겠나.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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