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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존경할 순 없는 '친애하는 판사님께' [종영기획]
2018. 09.21(금) 09:42
친애하는 판사님께 포스터
친애하는 판사님께 포스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정의롭지 못한 법관을 신뢰할 수 있는가. '친애하는 판사님께'가 사법부의 존재 의의를 향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막을 내렸다.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극본 천성일·연출 부성철)가 20일 밤 방송된 32회(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강호(윤시윤)가 송소은(이윤영)의 성희롱 고발 무고죄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한강호는 송소은이 성희롱 당한 일을 들었다고 진술했고, 쌍둥이 형인 판사 한수호(윤시윤)에게 송소은을 위한 탄원서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송소은은 한강호의 도움 속에 무고죄 혐의를 벗었다. 또한 그는 한강호가 전과 5범의 과거를 속이고 한수호로 위장, 판사 행세를 한 것을 용서하며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 사이다 판결로 통쾌함을 선사해온 '친애하는 판사님께' 다운 꽉 닫힌 행복한 결말이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전과 5범의 풍운아 한강호가 실종된 천재 판사 한수호를 대신해 법정에 서는 이야기를 그린 장르물이다. 드라마는 '실전 법률'을 바탕으로 현실 법에 업는 통쾌한 판결을 추구하며 불량 판사 한강호의 성장기를 그렸다. 전과 5범이 천재 판사가 되는 이야기인 만큼 그 과정에는 다소 얼렁뚱땅한 면모도 다분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7월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줄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하며 시청자에게 사랑받았다.

그만큼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통쾌한 판결을 그리는 데에 집중했다. 극 중 '갑질 폭행 논란'에 휩싸인 재벌 후계자 이호성(윤나무)은 물론 여자 시보들에게 성희롱을 일삼는 검사 홍정수(허성태)까지 드라마는 권력을 이용한 범죄자들을 자비 없이 악랄하게 묘사했다. 대다수 장르물에서 가해자들에게 나름의 사연을 부여하는 것과는 다른 전개 방식이었다. 오직 악랄하기만 한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친애하는 판사님께' 시청자들은 악인을 동정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고 공분할 수 있었다.

더불어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실제 뉴스에서 볼 법한 사건들을 극화하며 현실감을 높였다. 열악한 119 구급대원들의 사건, 흡사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듯 '갑질'과 폭행에 익숙한 재벌가 사람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재판 거래도 서슴지 않는 판사들, 후배 법조인을 성희롱했음에도 무고죄로 피해자를 고발하며 법망을 피해가는 성추행 가해 검사. 하나같이 최근 뉴스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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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러한 천인공노할 사건 속에 자리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판사, 법관은 헌법과 법원조직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임명되어 사법부를 구성하고 대법원과 각급 법원에서 재판사무를 담당한다. 이들은 현행법상 재판부 그 자체로 사법적 판단에서 독립성을 갖는다. 어떠한 판결에서도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다. 그러나 법관 개개인이 타락하고 그 집단이 정의롭지 못할 때 그들이 가진 독립성은 오판의 방패막으로 전락한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겉으로는 천재 판사라 칭송받지만, 출세를 위해 이호성과 재판을 거래한 한수호의 이야기를 통해 이 같은 맹점을 고발했다. 최근 재판 거래로 명예가 실추된 사법부의 불합리와 정의롭지 못한 단면이 드라마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비판정신은 드라마 시작부터 맹렬하게 드러난 바 있다. 첫 방송에서 한강호는 옥 중 동기 사마룡(성동일)의 탄원서 작성을 도우며 도입부를 '친애하는 판사님께'로 시작하라고 권했다. '존경하는 판사님께' 같은 말로 적어봤자 존경하지 않는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실상은 죄수들 뿐만 아니라 감옥 밖, 법정 방청석에 앉은 대중에게도 실제 판사들을 향한 존경심은 남아 있지 않는 현실이다. 정의롭지 못한 판사 한수호와 나름의 도덕성을 지킨 전과 5범 한강호의 모순이 유독 울림을 자아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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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윤시윤 | 친애하는 판사님께 | 친판사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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