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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이야기, ‘아는 와이프’ [TV공감]
2018. 09.22(토) 08:08
아는 와이프
아는 와이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어바웃 타임’에선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 두 주먹을 꽉 쥐고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떠올린다면, ‘아는 와이프’에선 어느 달 좋은 밤 미지의 게이트에 돌아가고 싶은 년도가 적인 5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던져 넣음으로 시작된다. 후회가 되는 순간을 바로 잡기 위해, 얻지 못한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등의 이유로 이루어지는 타임슬립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다.

초반 ‘고백부부’와 비슷한 설정으로 말이 많았던 tvN ‘아는 와이프’(연출 이상엽, 극본 양희승)가 어찌어찌 본인의 경로를 되찾으며 막을 내렸다. 현 배우자와의 사이에 불거진 갈등으로 과거로 돌아간다는 점은 유사하나, 과거의 한 지점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현재, 즉, 바뀐 미래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차이를 두었다.

이미 새로운 상대(그것도 첫사랑)와 결혼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아내인 서우진(한지민)을 잊지 못하는 차주혁(지성)의 모습은 나름의 신선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불륜이 타임슬립의 옷을 입고 로맨스로 승화된 모양새라 할까. 게다가 주혁만 보면 차서방이라 불러 우진을 곤란하게 하던 우진모도 알고 보니 타임슬립을 해본 경력자여서, 우진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도 특기할 만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시간여행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 보았을 때 딱히 없다는 게 문제다. 한 가지 귀한 소득은 있다. 우진이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을 막으며 어머니의 한을 풀었다는 것. 이 외에 굳이 찾고자 한다면, 괴물처럼 느껴졌던 우진의 변한 모습이 실은 주혁 때문이었다는 것을 주혁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기 위함 정도일 테다.

무엇보다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 결혼하지 않았을 경우의 우진을 만나 보니 사랑스러웠던 그녀를 망친 게 주혁, 자신과의 결혼이고, 버렸으나 잃고 나니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알게 된 우진이 주혁을 용서하고 과거로 되돌아가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주혁의 잘못과 실수는 그저 시간을 되돌림으로 용서받고 바로잡아진다.

물론 그로 인한 고통을 겪고 감당하는 장면이 있긴 하다. 심지어 과거로 되돌아갔을 때 우진을 만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기도 한다. 하지만 주혁이 풀어야 하고 감당해야 할 문제는 과거가 아닌 현실에 있다. 이것을 제대로 짚어내지 않고 감당하지 않으면 타임슬립을 수십 번 하여 반복한다 해도 문제의 본질적인 부분은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있으리라.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지니는 가치는 역설적이게도 현실에 존재한다. 단순히 타임슬립을 통해 현실의 무언가를 바꾸었다가 겪어보고 나니 아니다 싶어 다시 바로 잡는 게 타임슬립이 되어선 안 된다는 소리다. 결국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야 할 곳은 현실이다. 바뀐 오늘이든 이전의 오늘이든, 우리가 현재 존재하는 곳, 이 현실에 좀 더 두터운 가치를 싣도록 돕는 게 시간여행이어야 한다.

대중에게 타임슬립이란 소재가 익숙해진 만큼 앞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겠다. 그렇지 않으면 나름 재미는 있다만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 혹은 이미 아는 이야기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아는 와이프’가 받았던 특정 드라마와 비슷하단 오해들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시간여행을 다루는 방식은 웬만해선 별다르기 힘드니까.

‘아는 와이프’가 두 사람이 결국 맺어졌다는 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독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돌아간 과거에서 새로운 현실을 맞닥뜨림으로써 비로소 이전의 지독한 현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거에 좀 더 시선을 두었으면 어땠을까. 이럴 때 타임슬립의 진정한 힘이 발휘되기 마련이라 ‘아는 와이프’는 새로운 획을 그었을 지도. 끝난 마당에 작게 내뱉는 아쉬움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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