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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태종이 넘지 못한 ‘안시성’의 이야기 [영화공감]
2018. 09.25(화) 13:22
안시성
안시성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흔히 다윗과 골리앗이라 불리는 싸움의 형태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건, 아무리 강하고 두려운 상대라도 무조건 승리만 거두지 않는다는, 스스로 돕는 자의 하느님이 일할 때 어떤 끝이 만들어지지 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거대한 나라, 당에 맞섰던 고구려의 상징적인 싸움 ‘안시성 전투’가 그러하다.

영화 ‘안시성’은 안시성 전투의 공성전(성과 요새를 점령하기 위해 공격하는 싸움)에 집중한다. 성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에선 빼앗기지 않는 쪽이 승리다. 당태종 이세민이 몰고 온 당의 군대는 어마어마한 병력은 물론이고 무기들마저 유능하여, 누구나 당시의 상황을 본다면 안시성이 곧 무너지고 빼앗겨 고구려로 가는 길목 또한 열리리라 예상했을 터다.

하지만 쉽게 넘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안시성의 벽은 상당히 두텁고 높아, 당군으로 하여금 토산까지 쌓게 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공성 지략과 무기들이 ‘안시성’을 보는 맛을 높인다. 빼앗으려 하는 쪽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넘기 위한 무기와, 빼앗기지 않으려 하는 쪽의 이중 삼중으로 된 견고한 성벽, 공성을 위해 제작된 탑을 무너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짜내는 지혜, 전투에서의 강하고 약함은 단순히 병사의 수나 나라의 크기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는 까닭일까.

소국과 적은 수의 군대가 대국과 다수의 군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상대보다 한발 앞선 지략과 하늘의 도움밖에 없다. 단적인 예로,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을 앞세운 유비의 나라 촉이, 조조의 위나 손건의 오에 비하면 별 볼일 없고 이들에 몸을 의지할 밖에 별 수가 없는 소국 촉이, 위, 오와 함께 삼국의 대형을 이룬 일을 들 수 있다. 이 중심에 있는 싸움이 적벽대전이라 할 수 있는데, 제갈공명이 바람의 변화, 공기의 흐름에 맞춘 화공 전법으로 당시 강력했던 위의 기세를 꺾었다.

‘안시성’은 이런 느낌이 담뿍 묻어난다. 별 볼일 없는 작은 성 하나가 대국의 군대를 막아 내고 대국의 야욕으로부터 나라를 지켰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과학적 상상력을 보태어 단시 어떤 의롭고 애끓는 절박함으로만 버티고 성을 지켜낸 게 아니라 뛰어난 지략과 철저한 전쟁 준비가 뒷받침되어 있음을, 여기에 하늘의 도움이 입혀지며 비로소 유능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음을 깨닫게 한다.

패배와 식민지의 역사가 짙다 보니 종종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아픈 시선으로만 볼 때가 있다. 매순간 무능하게 혹은 유약하게 당하기만 했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수없이 많은 유능한 승리들이 있었고,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지략들과 넓고 깊은 시각을 가진 리더들이, 그리고 두려움을 넘을 줄 아는 강한 백성들이 그러한 승리들을 이끌어냈다. 이는 실제 역사와 부합하냐, 부합하지 않느냐를 떠나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로서 ‘안시성’이 보일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다.

그래서 공성전을 실제화하고 구체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 준 ‘안시성’의 사려 깊은 노력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인위적인 감동을 요하는 몇몇 장면들이 있고 주요 역할을 하는 인물들의 어긋난 연기력이 종종 눈에 띄긴 하지만, 역사물로서 제법 바르고 좋은 특색을 갖춘 영화라 평할 수 있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 출처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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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안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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