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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가수는 어떻게 배우가 되나 [이슈&톡]
2018. 09.27(목) 15:07
안시성 설현
안시성 설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가수에서 배우로의 전업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특히 아이돌 출신일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안 그런 것 같지만 대중은 은근히 전문성을 따지기에, 쉽게 말해 아이돌 출신이란 얼굴이나 인지도만 믿고 배우의 세계에 뛰어드는 존재라 생각하기에 이러한 대중의 선입견을 넘는 것이 급선무다.

작품에 크게 폐가 되지 않는 선의 역할부터 섭렵하는 것 혹은 자신의 평소 성격이나 이미지와 닮은 인물을 선택하는 것, 높은 언덕을 조금이나마 낮추는 현명한 방법이다. 조금 지나간 예로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로 대중의 마음을 얻은 걸스데이의 ‘혜리’와, 가까운 예로 ‘아는 와이프’에서 김환 역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 빅스의 ‘엔’이자 ‘차학연’을 들 수 있다.

‘차학연’이란 본명을 꺼내든 만큼 ‘김환’을 연기하는 그의 모습에선 빅스의 ‘엔’을 찾아볼 수 없더라. 김환은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상대가 누구이건 좋고 싫음이 분명하여,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선 함께 하기가 좀 어려운, 게다가 자칫 얄미워 보일 수 있는 인물이다. 차학연은 자신만의 매력으로 김환을 잘 풀어내어, 그렇다고 엔도 차학연도 아닌 온전한 김환이 되어, 얄밉기는커녕 사랑스러운 인물로 탄생시킨다.

‘혜리’는 어떠한가. ‘응답하라 1988’에서 세 남매 중 둘째 덕선이를 맡아 첫째도 셋째도 아닌 둘째만이 가질 수 있는 결 깊은 감정을 잘 담아냈다. 덜렁대기 일쑤이지만 마음 하난 기가 막히게 착한 덕선이가 되어, 혜리가 덕선인지 덕선이가 혜린지 분간할 수 없는 연기를 펼치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이다. 이는 차학연도, 혜리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인물을 고른 까닭이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다. 당장 혜리만 봐도 알 수 있다. ‘응답하라 1988’ 이후 혜리는 ‘딴따라’와 ‘투깝스’에서 연이어 여주인공 자리를 거머쥐며 ‘지성’과 ‘조정석’ 등 연기력으론 두 말 할 것 없는 배우들과 합을 맞추었지만 흥행은 고사하고 대중의 혹평을 받았다. 여럿이 주연의 책임을 나누어가졌던 ‘응답하라 1988’에 비해 좀 더 무거운 자리들이었고 덕선이와 상반되는 느낌의 배역이었기 때문이다.

동일한 맥락으로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시간’에서 여주인공 ‘설지현’을 연기했던 ‘서현’이 있다. 얼마나 온 힘을 다해 설지현을 소화해내고 있는지 전해지지 않는바 아니었으나, 중요한 순간마다 서현의 배우답지 않은 발성과 발음이 물입에 방해가 되었다. 특히 대사가 길고 실린 내용이 무거울수록(예를 들어 대기업 총수의 비리를 대중에게 폭로하는 장면이라든가) 더욱 도드라지니, 시청자로선 아쉽고 안타깝고 그렇다.

차라리 몸에 맞는 조연부터 시작하여 몸에 안 맞는 조연들로, 차근차근 쌓아감이 어떠할까. 전문 배우보다 발성이나 발음이 좋지 않은 건 당연하며, 연기력이 좋지 않은 건 더더욱 당연하다. 대중은 아무리 부족하다 해도, 인지도가 연기력을 덮을 수 없음을 알며 겸허히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그 손가락을 거두기 마련이다. 아이돌 출신으로 배우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자신에게 붙은 선입견을 지우는 방법으론 이게 제일 탁월하고 빠르다.

AOA ‘설현’은 영화 ‘안시성’에서 놀랍게도, 그녀를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한 예쁜 외모를 버리면서까지 연기를 펼친다. 이것이 놀라운 이유는, 무대에서 항상 가장 좋은 면모를 보여야 하는 아이돌로선 예쁨을 포기한다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인 까닭이다. 적들에게 둘러싸여 공격을 당하는 장면에서 얼굴의 모든 근육을 일그러뜨리는 설현의 모습은, 비록 고통에 찌든 때에도 배우다움을 잃지 않는 연기력 좋은 이들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만, 그녀가 꽤나 진지한 자세로 연기를 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결국 대중이 아이돌 출신의 배우들에게 원하는 바는 단순하다. 아이돌로서 대중에게 먼저 눈도장을 찍었을 뿐이지 연기의 세계에 있어선 배우지망생과 다를 바 없음을 기억하라는 것. 그것도 보통의 배우지망생은 얻을 수 없는 귀한 자리를 얻는 운 좋은 배우지망생. 그러니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밟아야 할 과정과 해방하는 노력의 양을 철저히 쌓아갈 필요가 있다. 아무리 전공이 제 힘 발휘하지 못하는 오늘이라 해도 전공자는 전공자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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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설현 | 안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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