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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이 꿈꾸는 변화 [인터뷰]
2018. 10.04(목) 11:09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연출하는 정우진 PD(왼쪽)와 이관원 PD(오른쪽)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연출하는 정우진 PD(왼쪽)와 이관원 PD(오른쪽)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죽어가는 골목 상권에 변화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함께 골목을 되살리는 사람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연출하는 이관원, 정우진 PD를 만나봤다.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백종원 대표가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프로그램은 소상공인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백종원의 모습과 현실적인 지적과 출연자들의 변화, 성장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3일 밤 방송된 대전 청년구단 편 마지막 에피소드는 경쟁 프로그램들을 제치고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관원, 정우진 PD는 '골목식당'의 전신인 '백종원의 푸드트럭'(이하 '푸드트럭')부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푸드트럭'은 서울 강남 편을 시작으로 전국의 푸드트럭 존에서 일반인들의 창업을 도왔던 예능이었다. 이관원, 정우진 PD는 '푸드트럭'으로 요식업에 대한 대중의 흥미와 관심의 경중을 동시에 확인했다. 먹거리와 식당에 대한 관심은 꾸준하지만 일종의 축제나 특정 지역에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푸드트럭보다는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골목 상권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우진 PD는 "'푸드트럭'에서 '골목식당'으로 변화하면서 조금 더 시청자 여러분의 현실로 다가간 느낌이었다"고 자평했다. 이관원 PD 역시 "어떻게 보면 '푸드트럭'은 소풍 가는 느낌으로 접하는데 '골목식당'은 일상의 느낌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거들었다. 두 사람은 "결과적으로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와 백종원 대표 역시 골목 상권을 대하며 몰입도 자체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제작 과정은 한층 더 치밀해졌다. 방송에는 출연진과 백종원 대표나 제작진의 만남부터 솔루션 과정과 변화 결과가 집중적으로 다뤄지지만, 사실 제작진은 지역 선정 과정부터 수 주를 투자하고 있다. 작가들이 직접 발품을 팔며 한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어보고 가게 분위기를 확인한 뒤에 후보지로 논의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선정과 식당 섭외 과정이 유독 치열했다. "섭외가 진짜 너무 힘들다"며 고개를 저은 두 PD는 "방송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섭외도 잘 될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아니"라고 혀를 내둘렀다. 정우진 PD는 "음식 장사하시는 분들 중에 저희 방송을 그냥 교과서처럼 보시는 분들은 많은데 출연을 직접 생각하시는 분들은 얼마 없더라"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관원 PD 또한 "촬영 후에 바로 손을 놓으면 금세 음식 맛이 바뀌고 결국 방송의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 그래서 백종원 대표가 사후 소통까지 해주는 편인데 이런 긍정적인 점을 아무리 말씀드려도 거절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물론 뚝섬 편처럼 직접 출연을 지원하는 사람들이나, 인천 편 청년몰처럼 지방자치단체나 소상공인 진흥공단 같은 공공기관에서 섭외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단다. 그러나 '골목식당' 만의 엄격한 기준에 부합하는 지원자들은 적었다. 정우진 PD는 "'골목식당'의 원칙은 대로 변이나 유명한 먹자골목 혹은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은 안 된다는 거다. 또는 대형 상가나 시공사에서 직접 투자하는 골목은 절대 방송할 수 없다. 작은 골목의 영세한 식당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지원자들 중에 이 기준을 충족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 대개 먹자골목이나 유명한 상권의 변두리 지역에서 장사가 안 되는 한, 두 곳 정도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한 이관원 PD는 "많은 지자체에서 연락이 오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소상공인 진흥공단과 인천 중구청 측에서 먼저 요청한 인천 청년몰 편은 중구청에서 2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았으나 실질적으로는 3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돼 적자 구조였단다. 특히 그는 "공공기관과 함께 할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겠더라"라며 죽은 상권을 되살리는 '골목식당' 제작진과 절박한 심경으로 도전한 출연자들의 노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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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고로운 섭외와 방송 과정을 거친 만큼 제작진은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가해지는 악플과 도 넘은 비판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출연자 분들한테 댓글은 절대 보지 말라고 한다"는 이관원 PD는 인신공격적인 악플이 많아 제작진도 피드백 확인 과정에서 거르는 게 많다고 했다. 정우진 PD는 "요식업 초보라 서툰 출연자들을 보고 '빌런'이라고 하거나 저희가 '어그로 끈다'고 하는 댓글도 심심찮게 봤다"며 웃은 뒤 "그렇게 어려운 섭외를 거쳤고 응해주신 분들인데 절대로 악의적으로 편집할 수는 없다. 저희 딴에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편집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이관원, 정우진 PD는 "방송에 대한 비판은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이 다 받는 것"이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2일 불거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대전 청년구단 '막걸리 테스트'에 대한 지적이나, 뚝섬 편 경양식 식당, 해방촌 원테이블 식당 등 일부 식당의 방송 자격 논란을 되묻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부는 담담하게 수용했다. 이관원 PD는 "그런 건 방송하는 사람들의 숙명 같다"며 웃었고, 정우진 PD는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저희도 프로그램도 빠르게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모니터링도 계속하고 참고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나아가 두 PD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원대한 꿈을 꿨다. '골목식당'이 죽은 상권을 살리는 것을 넘어서 요식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 상권 부활에 업계 자체에 대한 새로운 피 수혈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지만 이미 '골목식당'은 나름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모르모트 PD'로 유명한 MBC 권해봄 PD는 개인 SNS에 '골목식당'에 대한 글을 남기며 호평했고, 각종 언론에서도 '골목식당'이 요식업계는 물론 취업준비생 등 '미생'의 삶을 사는 대중에게 각성의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있다. '골목식당'의 불씨는 계속 타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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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양심냉장고' 같은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람들한테 정지선 개념도 없었잖아요. 그런데 그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정지선=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게 확고하게 자리 잡았어요. '골목식당'이 요식업계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봐요. 많은 사람들이 음식 장사에 뛰어드는 데 뭘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막막할 때 '적어도 이런 건 지켜야 해'라는 최소한의 교과서나 기준점이랄까요. 가까운 일본만 해도 골목 식당 어디를 들어가도 평균 이상이라고들 하잖아요. 우리나라도 언젠가 그렇게 될 수 있고 '골목식당'이 조금이나마 그런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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