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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치는 선전지, 상처받는 스타 피곤한 대중 [이슈&톡]
2018. 10.18(목) 17:22
선전지 속 악성 루머로 인해 곤혹을 치른 스타들 조정석(위) 나영석(아래 왼쪽) 정유미(아래 오른쪽)
선전지 속 악성 루머로 인해 곤혹을 치른 스타들 조정석(위) 나영석(아래 왼쪽) 정유미(아래 오른쪽)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조정석·나영석·정유미…". 정도를 모르고 퍼지는 선전지에 스타를 상처주고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다.

18일 배우 정유미와 케이블TV tvN 나영석 PD가 각각 소속사와 방송사를 통해 최근 자신들을 둘러싼 악성 루머는 모두 거짓이며 최초 유포자를 고소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표명했다. 같은 날 배우 조정석 또한 악성 루머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공표했다. 모두 선전지 속 악성 루머로 인한 고충이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여파다.

선전지라 불리는 '지라시'는 속칭 증권가 정보지를 일컫는다. 흩뿌리다는 뜻의 일본말 '찌라스(ちらす )'에서 파생됐다. 증권 시장에서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들끼리 주고받던 정보지에 정계와 연예계 추측성 소문이 실리며 변형됐다.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 원 대에 이르는 연회비를 낸 사람들에게 작성자가 노출되지 않는 암호화된 문서 파일로 공유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각종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타고 개인 대 개인 혹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구잡이식으로 전파되고 있다.

과거에도 이 같은 선전지로 인해 고통받는 스타들은 많았다. 가수 주현미는 에이즈 투병 및 사망설에도 시달렸고 이는 스포츠지에도 실리며 대중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배우 김아중이 '사망설'에 시달려 곤혹을 치렀고, 그룹 카라 출신 배우 구하라는 '자살시도설'에 휩싸였다. 모두 사실무근의 근거 없는 악성 루머였다. 그만큼 확인할 길 없는 스타들의 정보의 경우 기정 사실화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오죽하면 2014년엔 이를 소재로 한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제작 영화사수박)까지 나왔을까.

심지어 역설적이게도 대중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정보화와 디지털화가 가속되며 이 같은 악성 루머의 전파도 용이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정확한 사실이든, 근거 없는 루머이든 모든 정보의 전파력이 그 진위 여부를 가리지 않고 비슷한 수준으로 전이된다. 이 가운데 대중은 더욱 자극적인 정보와 기호에 맞는 정보에 치중하는 편향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정보는 일단 확인하고 보는 경향이 강해지며 정보 취득의 편차도 심해졌다.

여기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하는 의구심이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설령 선전지 속 정보들이 허무맹랑한 허위라고 해도, 만에 하나라는 근거 없는 의구심이 피해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연예계 관계자들의 대응 방식도 달라졌다. 당초 연예계에서 선전지 속 정보들은 대응하지 않는 게 상책인 뜬소문에 불과했다. 그러나 언론이 기사화하지 않아도 누리꾼들이 검색하고 공유하며 실시간 검색어에 상승하자 마냥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일례로 18일 공식입장을 발표한 조정석, 나영석, 정유미 등의 악성 루머는 모두 악성 루머들이 선전지로 유포되자 연일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하며 회자됐고, 그로 인해 공식입장이 나온 케이스다.

그러나 악성 루머가 퍼지는 만큼 정정 입장이 빨리 확산되진 않는다. 악성 루머로 명예를 잃은 스타들이 법적 처벌에 기대는 이유다. 실제 현행법상 이미 선전지 유포 및 전파에 대한 처벌 방법은 차고 넘친다. 우리 형법은 307조에 명예훼손죄를 엄격하게 규정했고, 형법 309조에 의하면 출판물로 명예를 실추시켰을 경우에는 가중처벌까지 할 수 있다. 심지어 선전지처럼 온라인으로 유포된 경우에도 정보통신망법 70조에 의해 사이버 상의 허위 사실 적시를 통한 명예훼손으로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고소 이후 실형까지 이어진 사례가 드물다는 것이다. 대개 벌금형에서 마무리되며 유죄 판결이 선고될 때면 악성 루머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져 소문에 시달린 피해자만 억울한 격이다. 맞은 사람만 있고 때린 사람은 불분명한 상황. 심지어 가해자를 신고해도 명예가 즉각 회복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해자에게 이만큼 억울한 상황도 없다.

그렇기에 대중은 선처 없다는 스타들의 강경 대응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근거 없는 소문에 귀 기울이기엔 대중의 피로도도 한계까지 차올랐다.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한 경각심과 엄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안성후 기자,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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