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 설정 북마크
홈페이지 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주말 저녁 여배우들의 활약이 반갑다 [TV공감]
2018. 11.01(목) 14:25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미스 마: 복수의 여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광기 어린 얼굴과 눈빛, 목소리, 몸짓. 단순한 로맨스의 주인공이 아닌 본연의 특성을 지닌 채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로서 펼치는 여배우들의 연기는 언제 봐도 반갑다. 게다가 많은 시청자들의 눈을 잡아 두는 주말 저녁 드라마라니. 다수의 남녀배우들을 앞세우거나 파격적인 이야기로 시선을 끌던 그곳에 여배우들의 연기력이 활짝 피었다.

배우 김윤진이 19년 만에 국내에 복귀하며 선택한 작품은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연출 민영홍‧이정훈 극본 박진우, 이하 ‘미스 마’)이다. 세계적인 추리소설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을 원작으로 둔 드라마로, 딸을 죽인 살인범이란 누명을 쓴 여자가 탈옥하여 자신과 꼭 닮은 소설가 ‘마지원’ 행세를 하며 딸에게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참 비극적인 인물이다. 살인자에다 탈옥수란 커다란 비밀을 끌어안고 있으며 마음 한 구석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이 응어리져 있다. 본래의 고집스런 성격은 뒤틀린 운명을 만나 한층 더 고되고 강인해졌으며, 여기에 사람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까지 더해져 ‘미스 마’는 현대극이라기보다 고전극에나 나올법한 인물의 느낌을 풍긴다.

바꿔 말하면, 보통의 연기력으론 현실감을 살리기 힘든 인물이란 의미다. 배경도 설정도 다소 자극적인 것이라 자칫 배우를 잘못 만나기라도 한다면 인물의 심적 고통이 어떠하든 그저 유치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때때로 격해졌다가 차가워지고 따뜻했다가 괴기스러워지는, 정상인이 가지는 보통의 감정의 흐름을 따르지 못할 주인공의 사정까지 시청자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본연의 색을 가진 김윤진은 이런 ‘미스 마’를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소화해낸다. 처음에는 김윤진이란 이름과 그녀의 이국적인 이력에 끌리다, 한 회, 두 회 그녀가 만들어내는 ‘미스 마’에 설득 당한다. 개연성이 좀 부족해도, 이야기의 전개상 발견되는 흠도 원래 그런 것인 마냥 넘어갈 정도로. 김윤진의 존재감이 극 전체를 압도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tvN ‘나인룸’(연출 지영수 극본 정성희), 배우 김해숙이 살인사건으로 34년간 복역 중인 ‘장화사’를, 김희선이 돈과 출세밖에 모르는 변호사 ‘을지해이’를 맡아 이끌어가는 이야기다. 어떤 필연적인 불의의 사고로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 탓에, 표면적으론 배역이 나누어져 있지만 사실상 한 배우가 장화사와 을지해이를, 그러니까 1인2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단연 돋보이는 쪽은 김해숙이다. 장화사의 몸을 가진 을지해이를 연기하는데 눈빛과 표정, 말투와 몸짓이 모두 변한다. 보이는 몸의 형태는 장화사이지만 영락없는 을지해이의 것이다. 세뇌된 모양인지 시청자들의 눈에도 그렇게 비친다. 물론 김희선도 을지해이의 몸에 장화사를 담아내기 위해 뛰어난 연기를 펼친다. 장화사가 을지해이의 몸을 얻은 후 호텔룸 안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추는 춤은 김해숙이 그 언젠가 또 다른 영화에서 보였을 법한 모습이었으니.

사랑 앞에 순진하고 지고지순했던 장화사인 까닭일까,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해 독기가 바짝 오른 을지해이와 맞닥뜨릴 때, 즉, 을지해이를 연기하는 김해숙과 맞닥뜨릴 때 왠지 모르게 기세가 눌리는, 꼭 곧 잡아먹힐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34년간 감옥에서 거친 생활을 했던 여자이며 심지어 사랑하는 남자에게 살인 누명을 뒤집어쓴 것일지도 모른다는 추정을 하는 중에 있다. 고작 몸을 찾겠다는 젊은 여자의 독기에 밀릴 리가 없다. 다시 말해, 김희선이 연기에서 김해숙에게 잡아먹힌 것. 역시 경륜의 차이는 어찌할 수 없다.

여러모로 개선되어가고 있지만 스크린이든 브라운관이든 여배우들의 설 자리는 그리 많지 않으며 주어진 배역도 한정적이라는 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말 저녁을 책임져야 할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여배우들이고, 막장이나 로맨스가 아닌 장르드라마라니, 하나의 상징적 의미가 담긴 작지만 큰 전환점이 될 터다. ‘미스 마’와 ‘나인룸’의 존재가치는 이것만으로 충분하다만, 지금과 같은 추세로 잘 흘러가 이왕이면 좋은 성과로까지 남길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SBS, tvN]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키워드 : 미스 마: 복수의 여신
싸이월드공감
koreastardaily kantamedaily kakao qq sina news.yahoo news.msn tw.news.yahoo.com thegioidienanh vientianetimes 구글 mk hihoku KT KBS 네이트온 싸이월드 네이트 다음 tvcast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