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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탐정' 이주영, '괴짜' 길채원을 만났을 때 [인터뷰]
2018. 11.16(금) 12:00
오늘의 탐정 이주영
오늘의 탐정 이주영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괴짜' 같은 캐릭터도 제 옷을 입은 양 소화해낼 줄 아는 배우. 이주영이 '오늘의 탐정' 길채원을 만나고 얻은 건 어떤 배역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로서의 신뢰감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연출 이재훈)은 귀신 탐정 이다일(최다니엘)과 열혈 조수 정여울(박은빈)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주영은 극 중 괴짜 부검의이자 '귀벤저스'에 합류해 절대 악 선우혜를 추적하는 길채원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주영에게 '오늘의 탐정'은 도전이었다. 한 번도 장르물에 출연한 적이 없었으며, 호러물을 좋아하고 즐겨보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 이주영이 도전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캐릭터 때문이었다. 망자의 이야기를 듣고 사인을 가려내는 전직 무당이자 부검의라는 독특한 설정이 그를 매료시켰다. 낯선 장르물이지만 길채원과 함께라면 괜찮을 것 같다며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다.

열 살에 신내림을 받고 열다섯 살에 영업을 접은 무당 출신의 국과수 부검의. 정의감은 투철하지만 사회성은 바닥이다. 시체를 앞에 두고 컵라면을 먹을 정도로 어딘지 모르게 4차원인 구석이 있다. 이처럼 길채원은 인물 설명만 봐도 괴짜의 향기가 물씬 난다. 이주영도 괴짜라는 단어로 설명되는 길채원으로 인해 캐릭터 연구 단계부터 고심을 했다고. 이주영은 "그런 면이 부각되면 재밌을 것 같다고 했지만, 너무 괴짜 같으면 캐릭터성이 짙어져 현실성이 떨어질 것 같았다. 연기할 때에는 현실감 있게 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주영은 길채원에 현실성을 불어넣기 위해 자신을 투영시켰다. 캐릭터의 서사는 그대로 두되 말투나 행동 거지 등 현실 이주영의 모습을 끌고 와 길채원에게 입혔다. '길채원의 이주영화'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했다. 이주영이 연기한 길채원은 귀신의 기운을 느끼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딘가 범상치 않지만, '귀벤저스' 멤버들에게 시니컬한 목소리와 진지한 표정으로 장난을 치는 모습은 주변에 있을 법한 친구 같이 느껴졌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이주영은 "제가 뭘 해도 그분들이 받아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과감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길채원이 이해가 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이주영은 극 중 길채원이 선우혜에게 능력을 뺏기고 난 뒤 할아버지를 찾아가 부탁하는 장면을 언급했다. 해당 장면에서 길채원은 '귀벤져스' 멤버들을 돕기 위해 귀신을 느낄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이 절실했고, 할아버지에게 한 번만 능력을 달라고 애원하며 울었다. 이주영은 무당 일을 할 때부터 영적인 능력 때문에 힘들어했던 길채원이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도 능력을 다시 달라며 우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했다.

길채원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으니 연기하는데 애를 먹은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주영은 "그 신은 제가 간절하게 능력을 갖고 싶어 하는 염원이 있어야 했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면서 "감독님이 '너무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네가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봐'라고 하셨는데,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았다"고 했다. 행동의 당위성을 찾은 이주영은 길채원에 오롯이 이입할 수 있었고, 해당 장면은 '오늘의 탐정'을 통틀어 이주영의 기억 속에 가장 진하게 남아 있을 수 있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오늘의 탐정'은 극 초반 이다일이 사람 아닌 귀신이라고 밝혀진 것을 시발점으로 선우혜가 생령이었다가 좀비 상태 즉 '언데드 부활'하고, 알고 보니 이다일의 육체가 살아 있다는 반전까지, 한 번 놓치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배우들은 모든 복선이나 반전에 대해서 완벽히 숙지하고 연기를 해야 하니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3시간 동안 회의를 할 정도로 촬영 시간이 길었다고.

이주영은 "대본을 한 번 읽고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다. 네, 다섯 번을 읽고 현장에 가도 회의를 오래 해야 했다. 웬만하면 감독님이랑 해결하는 편인데, 도저히 안될 때는 작가님에게 전화해 물어본 적도 있다"고 당시 고충에 대해 털어놓았다.

연기 외적으로 신경 쓸 부분이 많았지만, 이주영은 '오늘의 탐정'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계속되는 반전과 실타래처럼 꼬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주가 돼 시청자 유입이 어려워 시청률은 낮았지만,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뚝심을 잃지 않고 웰메이드 향해 나아갔기 때문이다. 이주영은 "절대적인 수치로 아쉬운 작품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좋은 점들이 많은 작품이다"라면서 "합류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 같은 거는 없다"고 했다.

"'오늘의 탐정'은 저에게 사람들을 남겨준 작품이에요. 어떤 작품을 하던지 사람들과 정이 들고 아쉽지만, 이번 작품은 더 특별했죠. 작품이 잘 안 되는 게 이런 장점도 있나 싶어요. 저희들끼리 똘똘 뭉쳐서 촬영했기 때문인지 서로가 서로를 애틋해하는 감정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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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탐정'을 끝낸 이주영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휴식은 그리 길지 않을 거라고. 배우로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대중 앞에 빠른 시일 내에 돌아올 거라며 제법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이주영을 아낌없이 응원하는 바다.

"배우 생활하면서 원동력을 얻는 부분이 영화를 찍었으면 관객을 만나는 시간,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주는 피드백들이거든요. 그 순간들이 배우 하면서 제일 재밌는 순간이죠. 관객이든, 시청자들이든 앞으로 많이 만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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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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