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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오 안에서 꺼낸 ‘성난황소’ 기태 [인터뷰]
2018. 11.18(일) 12:20
성난황소 김성오 인터뷰
성난황소 김성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되게 나쁜 사람도, 되게 좋은 사람도 아니다.” 배우 김성오는 자신을 두고 그냥 적당히 나쁜 짓도 하고 착한 짓도 하고 그 정도 선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김성오가 그리는 캐릭터는 선악의 구분이 모호하다. 영화 ‘성난황소’의 기태 역시도 그렇다.

영화 ‘성난 황소’(감독 김민호 배급 쇼박스)는 한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이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통쾌한 액션이다. 극 중 기태(김성오)는 지수를 납치한 납치범임에도 되려 동철에게 돈을 주는 인물이다.

김성오는 김민호 감독이 기태에 대한 애정이 많았다고 했다. 그 역시도 대본을 받고 김 감독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면을 가진 감독의 면면을 발견했다. 이에 김성오는 김 감독과 기태라는 인물을 재미있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성난황소’ 속의 기태는 일반적인 악당과 거리가 있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지만 때로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인다. 어떨 때는 악의에 가득 차 있기도 하다가도 어린아이와 같은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한 마디로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모호한 악역인 인물이다.

김성오는 기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색다른 것을 만들기 보다는 생동감에 집중했다. 그는 아무리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결국 악당이라는 역할이 가지는 기능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악당이 선을 이기는 구조가 없다”고 했다.

“아무리 색다른 걸 보여주려고 해도 이미 과거에 시도했던 것들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악당을 표현할 때 색다른 것을 보여주겠다는 틀 안에서 움직이기 보다는 사람이 윤택하게 보여줄 수 있는지, 생동감 있게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어요.”
티브이데일리 포토

극 중 기태는 인신매매를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무엇보다 그는 돈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돈에 져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한다. 특히 기태는 혼수상태인 아내 때문에 힘들어 하는 남편을 찾아가 돈을 건네고는 아내를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한다.

이 장면에 대해 김성오는 기태의 논리가 아예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보고 듣고 배운 걸로 따지면 돈과 사랑 중에 사랑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간이기 때문에 경제 논린에 쉽사리 사랑을 선택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오는 백정으로 태어난 아이가 소를 잡는 게 이상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또한 아프리카 난민을 보며 불쌍하다고 하지만 그 아이들이 스스로를 불쌍하다고 느낄 것 같느냐고 물었다. 그런 맥락에서 기태는 캐릭터의 과거사가 드러나지 않지만 주변 환경으로 인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김성오는 기태라는 인물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문득 상황만을 놓고 봤을 때 알파고가 어떤 답을 했을지 생각해 봤다고 했다. 김성오는 알파고도 기태와 같이 합리적으로 사랑보다는 돈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성오는 ‘성난황소’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간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그간 자신보다 힘든 이들을 보고 현재에 행복을 느끼고 자신보다 나은 이들을 보고 미래를 꿈꿔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래야 현재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오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남의 불행을 가지고 자신의 행복을 가지려는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세상의 많은 이들의 이중성을 보게 됐다. 그는 “어려운 사람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슬퍼하지만 그때뿐”이라며 “실제로 후원을 하는 경우도 드물고 돌아서서 잊어버리게 대다수”라고 했다.

그렇기에 김성오는 기태의 극과 극을 오가는 이중적인 모습들도 결국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고 느꼈다. 그는 “삶도 영화와 같다”며 영화라는 장르에 맞춰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기태는 남들이 소화하기 힘든 독특한 색상의 의상을 주로 입고 등장한다. 이에 대해 김성오는 “기태의 작업복”이라고 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의상을 입는 기태를 보면서 히어로를 떠올렸다. 그는 “나름 합리화를 하다 보니 슈퍼맨도 일할 때 망토를 입고, 베트맨도 자기 슈트가 있다”며 “기태 역시도 자신을 변화시키는 작업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금은 엉뚱한 김성오의 상상력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도 발휘됐다. 기태는 동철과 격돌 뒤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며 머리를 땅에 박는다. 그러다 쓰러지면서 바닥에 있는 돌을 주워 신경질적으로 옆으로 던져 버린다.

김성오는 “머리를 땅에 박았는데 잔디이기도 하고 그래서 머리가 생각보다 안 아팠다”며 “그래서 옆으로 넘어지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때마침 옆에 보이는 돌을 자기가 머리를 박을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그렇게 작지만 디테일한 장면을 엉뚱한 상상력으로 만들어갔다.

그에게 코미디와 악역의 경계와 접점에 대해 묻자 자신이 경험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주먹을 쓰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겉으로 보면 100kg에 달하는 무서운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자기들끼리 노는 모습은 천진난만하기 그지 없었다고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김성오는 영화상에서도 그저 무섭기만 한 캐릭터가 인간적인 매력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지 모르겠지만 악역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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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호호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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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김성오 | 성난황소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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