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탭댄스로 들려주고자 했던 것 [인터뷰]
2018. 12.15(토) 11:00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인터뷰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영화 ‘과속 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영화 ‘스윙키즈’로 돌아왔다. 이번에 강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탭댄스다. 하지만 강 감독은 탭댄스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건 탭댄스의 흥겨움이 아닌 조금은 먹먹해지는 묵직한 메시지다.

‘스윙키즈’(감독 강형철 배급 NEW)는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터질 듯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시대를 다뤘다. 더구나 1950년대 한국 전쟁 당시의 암울했던 시기이다 보니 이전 작품보다 한층 더 묵직해졌다.

강형철 감독은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삼은 것에 대해 이념적 갈등이 끝이 났다면 절대로 1950년대를 소환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 이념적으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강 감독은 남북의 이념적 갈등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이념적 다툼에 대해 지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강형철 감독은 “아직도 이념적 갈등은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기 때문에 강 감독은 2018년 현재에 1950년대 거제 포로 수용소의 이야기를 소환을 했다.

강형철 감독은 ‘스윙키즈’로 돌아오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강 감독은 다른 영화를 내놓을 때와 비슷한 패턴이었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한 뒤 1년 정도 쉬고 글을 썼다”고 말했다. 다만 춤 영화, 거기에 1950년대라는 시대상을 다루다 보니 생소한 것을 위한 준비 과정이 길었다고 했다.

외국인들의 대사를 번역하는 일, 당대 시대를 고증하기 위한 것, 촬영 과정에서 탭댄스 장면이 많다 보니 촬영 난이도가 높았던 점까지. 후반 작업도 쉽지 않은 길이었다. 음악 감독과 박자를 맞추고 탭댄스 전문가와 조율을 하는 등 협업을 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런 과정을 겪었음에도 강형철 감독은 주제에 어울린다면 춤이라는 소재를 안 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영화의 배경이 무겁기 때문에 관객이 마냥 가벼이 춤을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에 오롯이 춤을 즐길 수 있는 춤 영화를 만들어 보고픈 생각이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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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감독의 말처럼 ‘스윙키즈’는 배우들의 탭댄스만을 즐길 수 있는 성질의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그 안에 담겨 있는 전쟁의 비극과 이념적 갈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그런 영화다. 강 감독은 “결국 반전 영화”라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전쟁을 바라볼 때 단순히 몇 십만 명의 사상사, 몇 년 동안의 전쟁 등 수치로만 바라본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전쟁이 나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이 희생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윙키즈 댄스단’을 사랑스럽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전쟁에 휘말려 고통 받고 희생되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서 관객들이 깊은 잔향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강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강형철 감독은 극 중 ‘모던 러브’에 맞춰 춤을 추는 로기수(도경수)와 양판래(박혜수)의 모습에 공을 들였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어느 정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장면”이라고 했다.

판래와 기수가 이념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춤을 추는 모습을 통해 강 감독은 이념이 만들어낸 희생자들에 대해 생각하길 바랐다. 그는 “만약 기수와 판래가 전쟁 시기가 아닌 현재에 태어났다면 더 많은 꿈을 꾸고 이루지 않았을까”라고 반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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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감독은 전작들에서도 가수 오디션, 혹은 단체 군무 등의 장면을 통해서 음악과 춤이 들어간 장면을 자주 사용했다. 그리고 유독 작품 안에는 오래된, 그렇지만 어디선가 들어 봤음직한 그런 한국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번 ‘스윙키즈’에서는 정수라의 ‘환희’가 흘러나온다. 시대와도 맞지 않고, 탭 댄스 음악과 어울리지 않음에도 미군과 스윙키즈 댄스단의 댄스 배틀 상황과 묘하게 맞아 떨어져 웃음을 자아낸다.강 감독은 “맞지 않는 듯 하면서도 미군의 춤과 어울릴 때 피식 웃게 된다”고 했다.

미군이 평소 마음에 들지 않은 기수에게 덤벼드는 장면임에도 강 감독은 몸싸움이 아닌 유치한 댄스 배틀로 그려냈다. 강 감독은 “미군 패거리가 기수가 등장하기 전 자신이 춤으로 1등이었는데 이를 빼앗겨서 유치한 댄스 배틀을 신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미군 역시도 군인이기 전에 춤에 대한 열정이 많은 청년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극 중 등장하는 어린 아이 황기동 역시도 감독의 의도가 숨어 있는 캐릭터다. 강 감독은 “아이라 함은 순수함 그 자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해서 쉽게 흡수를 한다고 했다. 어린 아이가 가끔 어른처럼 행동하는 것도 순수하기에 주변 어른의 모습을 쉽게 흡수를 하는 것이다.

“당시 민중들은 어린 아이처럼 순수했을 거에요. 이념을 받아드리고 맹신을 하는 거죠. 순수함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 어린 아이만큼 효과적인 건 없어요.”

강 감독은 스윙키즈 댄스단을 좌절 시키는 것이 이념이 아닌 차별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가 이념을 이용해 움직이게 된다면 선입견을 갖고 편견을 갖게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렇기에 강 감독은 “한국 전쟁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크고 작게 벌어지는 싸움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제2의 어떤 전쟁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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