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도 부담스러웠던 ‘마약왕’ [인터뷰]
2018. 12.20(목) 08:17
마약왕 송강호 인터뷰
마약왕 송강호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최초 1억 관객 돌파 한국 배우’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배우. 소시민을 대변하는 얼굴을 가진 배우. 송강호라는 배우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어 있다. 그 만큼 송강호의 연기라면 믿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허나 그런 송강호 마저도 ‘마약왕’은 부담스러운 작품이었다.

영화 ‘마약왕’(감독 우민호 배급 쇼박스)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 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았다. 송강호는 극중 하급 밀수업자에서 전설의 마약왕으로 성장하는 이두삼 역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작품을 선택할 때 항상 양면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기피하는 부분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때 망설여진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망설임이 되려 작품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고 했다. 그는 “두렵고 막연한 무언가가 있는데 꼭 그것 때문에 하게 된다”고 자신의 아이러니함을 언급했다.

‘마약왕’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송강호는 영화 자체가 도전이자 낯섦을 느끼는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마약을 소재로 하고 있긴 하지만 마약 세계를 다루기 보다는 인간의 욕망과 좌절, 그리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서 송강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현대인이 살아가는 모습을 반추하게 되는 그런 영화”라고 설명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송강호는 인간의 욕망과 집착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에게 있어서는 일반적인 사회 생활을 하는 인물들이 가진 집착과 광기와는 다른 이두삼의 감정을 어떻게 묘사를 하고 관객을 설득시킬지가 가장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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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영화는 이두삼이라는 인물의 10년의 걸친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송강호는 젊은 시절 밀수쟁이 때의 모습과 마약왕이 되고 타락하는 모습의 차이를 둬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는 “초반 장면은 외모적으로 슬림하고 활동적이라면 후반부는 침울하고 둔탁하면서도 몸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고 했다.

외모뿐 아니라 이두삼이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는 감정에 대해서도 많은 공을 들였다. 송강호는 “초반에 밀수쟁이 때의 이두삼은 단순한 느낌”이라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단순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두삼이 마약 밀수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단순한 느낌에서 비즈니스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송강호는 “왠지 계산적이고 권모술수에 능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영화의 끝자락에서는 인간의 회한과 놓지 못하는 욕망 덩어리가 혼재 되도록 보여주고자 했다.

연기 잘하는 배우 송강호마저도 하나부터 열까지 부담스러운 작품인 ‘마약왕’. 송강호는 그렇게 기피하고 싶었음에도 기꺼이 ‘마약왕’ 이두삼이 됐다. 그리고 작품을 고를 때 느낀 ‘양면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생경했던 이두삼이 되려 반가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는 “10년 간 진지한 역할, 소시민, 친근한 이미지가 쌓였다”며 “이 시나리오에는 예전 내가 보여준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다시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후반부에 이르러 자신이 대중에게 한 번도 보여지지 않았던 얼굴을 보여줄 수 있었다.

“소시민의 얼굴을 보다가 과거 익살스러운 모습을 발견하고 후반부에 한 번도 안 본 얼굴을 볼 수 있어요. 새로운 얼굴의 탄생과 같은 느낌부터 익숙한 얼굴, 반가운 얼굴까지 다양하게 취할 수 있는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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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가움에도 불구하고 송강호를 가장 곤욕스럽게 했던 부분은 경험하지 않은 것을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이두삼이 마약을 하는 것에 대해 송강호는 어떻게 연기를 할지 참고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었다. 흔히 마약 소재를 다루고 있는 외국 영화를 보더라도 다들 다르게 표현하기 때문에 사실상 도움이 되지 않았다.

송강호는 “연기라는 게 활자와 영상으로 본다고 해서 사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몸에 들어와 본인이 느껴야 한다”고 했다. 마약을 하는 연기를 할 때 송강호는 스스로의 창의력에 의지를 했다. 되려 마약과 관련된 영화든, 자료에서 벌어지려고 했다.

“방법론적인 다름이 있어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 캐릭터의 직업 군이나 사람들과 생활을 하며 관찰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오히려 그게 창의력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흉내를 내는 것 같아서 혼자 연습과 연구를 하면서 접근을 했어요.”

송강호는 외모나 어떠한 동작이 아니라 그 안에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려고 했다. 그는 “마약으로 피폐해지는 영혼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 본질을 깨닫게 되는 순간 가만히 있어도 이두삼이 표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송강호는 이러한 지점이 연극적인 묘사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이러한 연극적 요소가 강한, 영화 후반 20분에 대해 송강호는 “신선하다”고 평했다. 그는 “신선함과 함께 뭔가 새로운 영화적인 느낌이 있다. 신선하고 새롭게 받아드렸으면 한다”고 했다. 여러 장면 중에서도 그는 “독백, 방백을 하는 장면이 영화적으로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주기도 하지만 생경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그는 편안하지 않지만 영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영화다운 영화의 느낌, 영화만이 가진 매력 들을 느끼기를 바랐다. 결국 송강호는 이 영화를 통해서 “논쟁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익숙하게 본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낯설기 때문에, 되려 영화에 대해 관객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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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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