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춘추천국, '가로채널'의 도전 [인터뷰]
2018. 12.21(금) 15:38
가로채널 조문주 PD
가로채널 조문주 PD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누구나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 연출자의 권한을 내려놓고 피사체에게 귀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 100만 구독자를 향해 전진하는 '가로채!널'의 조문주 PD다.

SBS 예능 '가로채!널'(이하 '가로채널')은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내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된다'는 주제 아래 스타들의 크리에이터 도전기를 그린 프로그램이다. 추석 연휴에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이래 지난달 15일 정규 편성돼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조문주 PD는 파일럿부터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했다.

대다수 예능 프로그램은 PD와 메인 작가를 중심으로 한 제작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가로채널'은 다르다. 방송인 강호동과 양세형 등 고정 멤버들이 개인 채널을 보유하고 다양한 스타들과 함께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100만 명의 구독자를 모집하는 식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력과 연출 역량을 선보이는 PD들에게 이와 같은 구성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건만, 정작 조문주 PD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저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직업인 사람인데, 이제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심지어 저희 집 다섯 살짜리 아들도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옛날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게 많았지만 이제는 앉은자리에서 전 세계의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눈을 빛냈다.

그는 한 편의 방송을 위해 각종 절차가 수반되는 TV와 달리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의 자유를 갈망했다. 조문주 PD는 '가로채널'에 출연하는 크리에이터 도티의 말을 빌려 "우리는 생각하면 바로 만들 수 있다. 편성도 필요 없다. 무조건 올리면 된다. 그게 맞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문주 PD는 제작진이 아닌 출연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누구나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표방하는 만큼 출연자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조력자 입장이 된 것이다. 현재 '가로채널'에서 선보이고 있는 '강호동의 하찮은 대결-강.하.대', '양세형의 맛집 장부-맛장' 등도 모두 강호동과 양세형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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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주 PD는 출연자에게 선택권을 준 결과 나타난 의외의 매력에 주목했다. 가령 강호동의 경우 '강하대'를 통해 천하장사 출신의 승부사 본성이 발현되고, 양세형의 경우 익히 알려진 순발력 강한 예능인의 면모 대신 맛집을 찾아 다니는 소소한 취미를 보여줄 수 있던 것.

물론 시행착오는 있었다. 강호동의 경우 유튜브와 셀프 촬영에 익숙하지 않아 촬영 초기에 애를 먹기도 했다. 셀프 카메라 작동법이 어려워 오프닝을 다시 찍는 일도 있었다고. 양세형도 "이렇게 쉬지 않고 말해야 하는 줄 몰랐다"며 몰랐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단다.

유튜브와 TV 사이의 간극을 해결하는 것도 '가로채널'의 과제였다. 조문주 PD는 "아무리 유튜브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라고 해도 우리 프로그램은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시청자에게 선보이는 TV 방송"이라며 "어느 누구나 볼 수 있는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힘든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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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가로채널' 제작진은 다양한 게스트와 협업하며 고충을 견뎠다. 배우 이시영과 최민수 등 평소 예능에서 볼 수 없던 게스트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호응해줬기 때문. 조문주 PD는 "다른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나가서 해야 할 게 정해져 있다.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며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결정하는 것에 만족도가 남다른 것 같다"고 자부했다.

이에 조문주 PD는 배우 하정우, 김혜수 같은 또 다른 스타들과의 협업을 꿈꿨다. 그는 "하정우 씨는 배우 분들과 '걷기 모임'까지 운영할 정도로 집주한다고 들었다. 김혜수 씨도 독립 책방을 선호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독창적인 취미와 선호를 시청자들에게 콘텐츠로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아가 '강하대'에 게스트로 출연했다가 새로운 고정 멤버로 채널 오픈을 앞둔 빅뱅 승리처럼 또 다른 크리에이터가 될 게스트들의 도전을 기다렸다.

"실험적인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너무 실험적일까 봐 고민은 돼요. (웃음). 그렇게 열린 관심으로 모든 게스트, 시청자 분들과 함께 콘텐츠로 소통하고 싶어요. '가로채클럽'이라고 나름 모임도 만들었어요. 언제든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로 멤버가 되실 수 있을 거예요."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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