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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리' 너무 강했던 유재석·'패떴' 향수 [종영기획]
2018. 12.22(토) 10:10
미추리 8-1000 마지막 회
미추리 8-1000 마지막 회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반전이란 짜릿함은 있었지만 끝내 기시감은 지울 수 없었다. 방송인 유재석과 '패밀리가 떴다'의 향수에 잡아 먹힌 '미추리'였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0'(이하 '미추리')가 21일 밤 방송된 6회를 끝으로 첫 시즌의 막을 내렸다. '미추리'는 '미스터리 추적마을'로 불리는 미추리에서 멤버들이 예측불허 상황에 놓이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 예능이다. 첫 시즌에서는 '8-1000'이라는 부제에 맞춰 유재석의 진행 아래 배우 김상호, 감기영, 손담비, 송강, 임수향과 코미디언 양세형, 장도연,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 등 8명의 멤버들이 1000만 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심리 게임을 펼쳤다. 우승자는 아무도 모르게 상금을 다리에 숨긴 코미디언 장도연이었다. 고대하던 상금의 임자가 드러나며 일면 반전의 짜릿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미추리'의 모든 순간이 짜릿하며 스릴감을 자아냈던 것은 아니다. 스릴감 이전에 강한 기시감이 프로그램을 덮쳤다. 유재석의 진행과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점이 과거 SBS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 시리즈를 생각나게 한 여파다.

당초 프로그램은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삼아 미지의 공간에 대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자극하려 했다. 하지만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전에 출연진의 '케미'부터 강조하려 했다. 예능 경험이 적은 김상호, 강기영, 송강이나 제니 같은 멤버들을 앉혀 놓고 예능의 합을 보여주려 하다 보니 프로그램의 구성이 늘어졌다. 출연진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엉뚱하거나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기 일쑤였다. 때로는 신선하면서도 때로는 예능엔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이 시청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진행자 유재석의 역할이 대두됐다. 그는 상금을 노리는 8명의 멤버가 아니었으나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진을 이끌며 '미추리'에 융화되려 애썼다. 출연자들과 어울리며 유쾌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문제는 출연진의 친화력과 호흡을 강조하다 보니 '미추리'의 본래 취지인 스릴러 예능이라는 콘셉트가 희미해진 것이다. 유재석이 잘할수록 프로그램이 죽는 아이러니한 상황. 출연작의 정체성보다 큰 출연자의 존재감이 정당한지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다른 출연진이 게임을 통해 웃고 떠들고 '예능 신생아'로 부각되는 동안 1000만 원 상금에 대한 절박함은 휘발됐다. 매회 상금과 추리를 강조하는 키워드와 미션들이 일부 등장했지만, 함께 음식을 만든다거나 시골 마을에서 동고동락하는 출연진의 모습을 뛰어넘어 강한 인상을 남기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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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더욱 커지는 유재석의 존재감과 시골 마을을 조명하는 모습이 '패떴' 시리즈를 생각나게 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2년 여에 걸쳐 방송된 '패떴'은 유재석은 물론 이효리, 윤종신 등 지금까지 예능계에 강한 존재감을 남긴 출연진이 대거 등장했고 대본 논란까지 야기할 정도로 독보적인 '케미'를 자랑한 프로그램이다. 종영 후 수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유재석의 대표작으로 회자될 정도다.

'미추리'는 마치 '패떴'에 대한 향수를 일부러 자극하고 녹여내려 한다고 했을 정도로 과거 프로그램과 유사한 모습들을 보여줬다. 장도연의 1000만 원 상금 획득이 반전인 것도 본인의 치밀한 설계로 반전이 됐기 보다, '미추리'에서 추리 및 상금 획득 과정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보여주지 않았던 덕이 컸다.

결국 프로그램은 신규 예능에 대한 친밀감과 호감도를 높이는 데엔 성공했으나 '미추리' 자체의 존재감을 남기는 데엔 실패했다. 종영 후에도 여전히 시청자들 사이에선 '패떴'의 아류였다는 비판이 왕왕 등장하는 터. 역설적이게도 '미추리'는 빠르게 시즌2를 확정하고 내년 2월 중 귀환한다고 밝혔다. 시즌2에서는 과거의 향수를 떨쳐낼 수 있을까. 변화가 없는 한 몇 시즌을 거듭해도 물음표는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제공 및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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