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 더 벙커’ 하정우, 매번 리셋 당하는 느낌 [인터뷰]
2018. 12.26(수) 09:31
PMC: 더 벙커 하정우 인터뷰
PMC: 더 벙커 하정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하정우가 또 갇혔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도 영화 ‘터널’에서도 갇혔던 하정우는 이번에 DMZ 지하 30m 지하 벙커에서 위기 상황을 마주했다. 이쯤 되면 갇힌 연기 전문 배우로 노하우가 생길 법도 하다. 그러나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영화 ‘PMC: 더 벙커’(감독 김병우 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캡틴 에이헵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 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투입되어 작전의 키를 쥔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펼치는 리얼타임 생존액션 영화다. 극 중 하정우는 핵심 팀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 역을 맡았다.

하정우는 김병우 감독과 함께 ‘더 테러 라이브’를 함께 한 뒤 차기작을 같이 하기로 약속을 했다. 당시 그는 감독이 캐릭터가 갇혀 있는 걸 좋아하니까 어디에 갇히면 좋을 지를 생각을 했다.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에서 책상에 갇혔던 것에서 벗어나 DMZ 밑에 벙커가 있다면 우리가 모르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하정우는 굳이 갇히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것에 대해 “감독을 위한 맞춤 서비스였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캐릭터가 갇히는 걸 좋아하니까 이에 맞춰서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며“2013년 12월쯤 꺼냈는데 5년이 걸렸다. 김병우 감독과 세 번째 작품을 한다면 5년까지는 걸리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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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헵은 한국 군인이었다가 제대 후 미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글로벌 군사기업에서 일하게 되는 인물이다. 7년간의 미국 생활로 영어로 자신의 팀들과 대화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연기해야 하는 하정우는 대사의 상당수를 영어로 연기를 해야 했다.

그는 “원어민 영어 실력도 아니고 모자라기 때문에 준비한 것 이상으로 뭔가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애드리브도 어려웠다”며“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대사 연습, 발음 연습을 집중력을 높여서 준비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해외에 나가기도 했다”며 “촬영 전에 6주 동안 대신 대사를 해줄 수 있는 배우와 준비를 했다”고 했다. 하정우는 영어를 ‘잘 한다’와 ‘못 한다’의 기준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더구나 에이헵은 7년 정도 미국 생활을 한 정도의 실력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정우는 영어를 함에 있어서 최대한 담백하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영어 대사에 도움을 주는 하정우의 영어 코치가 그럴 경우 못 알아 듣는다고 이야기를 해서 이에 맞춰서 영어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러나 영어 대사 양이 너무 많아서 소화할 수 있는 속도를 따라 잡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다.

더구나 사람마다 느끼는 억양과 강세, 발음까지 작은 디테일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정우는 “우리 말로 ‘제기랄’인 ‘goddam’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뭔가 희화가 된 부분이 있다. 그런 것들을 소화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특히 하정우는 영화 ‘두번째 사랑’(2007)에서 정말 중요한 감정을 담은 장면에서 자신의 ‘congratulation’ 대사에 관객이 웃음이 터진 것을 떠올렸다.

“관객이 진입하기 쉽지 않은 이유도 영어 대사라고 봐요. 더구나 한국말을 하는 하정우가 영어로 하니까 생소한 느낌이에요. 에이헵이 욕을 하는 대사도 다른 욕이 없는지 연구를 했어요. 그리고 7년 밖에 살지 않은 사람이라면 혼잣말을 한국 말로 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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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연기하는 에이헵은 이분법적으로 설명을 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보통 착한 인물이거나 나쁜 인물이거나 명확하게 보여지지만 에이헵은 그 경계가 모호하다. 하정우는 “처한 상황에 따라서 여러 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계속해서 변하는 에이헵의 모습을 관객들이 따라가면서 겪게 될 혼란도 충분히 예상을 했다. 그는 “수혈을 하는 장면에서도 굳이 총을 맞은 로건에게 바늘을 꽂는다”며 “한 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헵이 극한에 몰리고 미국 사회에서 불법체류자로 살아왔다면 리더의 모습과 개인적인 모습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헵에 대해 하정우는 “아끼는 후임을 잃고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리더에 대한 고민을 했다”며“군 제대 후 미국으로 건너가서 숨고 싶었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많은 상처와 핸디캡을 가지고 가서 민간 군사 기업에서 다시 일을 시작한 에이헵이 자신을 세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영화 속 이야기 안에서 적어도 에이헵이 성장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에이헵의 선택이 결국 마지막 성장을 이뤄냈다고 본다”고 했다. 그렇지만 “멋진 리더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마지막의 그러한 선택을 했다고 해서 인물에 대한 명확한 무언가가 해소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하정우는 마지막 장면에서 에이헵이 보여주는 미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느낌으로 끝을 내고 싶었다”며 “웃지 못할 고통, 극한의 상황에 처했다가 비로서 안도하는 것, 성장한 것에 대한 표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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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벙커라는 공간 안에서 에이헵의 인물의 다양한 감정까지 완벽하게 소화를 해야 했다. 그는 “영화 ‘터널’때도 비슷한 형식이다. 단지 영어 대사가 추가된 것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노하우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하정우는 “갇힌 장소가 다르고 촬영 방식도 다르고 놓여진 상황도 다르다. 차라리 드라마라면 노하우가 생길 법도 하다”고 갇히는 연기가 늘 새롭다고 했다. 무엇보다 하정우는 “작품을 40편 정도 해도 매번 새로 작품을 들어갈 때마다 다시 리셋 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에 하정우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배우인 김용건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하정우는 아버지조차도 평생 그랬다는 말을 듣게 됐다고 했다.

“배우라면 늘 버릴 수 없는 불안감, 긴장감인 것 같아요. 그래서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하지만 매 번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영화 ‘백두산’ 촬영을 앞두고 있는데 공허한 상태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에 빠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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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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