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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누군가의 동생이 흥미롭다 [TV공감]
2018. 12.31(월) 17:31
SKY 캐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SKY 캐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드라마의 세계를 생생하게 살려주는 어린 배우들이 있다. 현실 동생(현실에서 으레 봤을 법한 동생)의 모습 뿐 아니라 본연의 살아있는 매력까지 잘 버무려 보여주는 이들 덕분에, 드라마는 더욱 탄탄한 지지층을 형성한다.

‘SKY 캐슬’에 등장하는 ‘예빈’(이지원)은 월등한 성적을 자랑하는 언니 ‘예서’(김혜윤)에게 매순간 비교를 당하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예서가 동생의 마음을 배려할 리 없고 도리어 더 큰 무시를 당할 따름이다. 이 정도면 어딘가 위축되어 살 법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 엄마를 닮은 덕인지 예빈의 기는 절대 죽지 않는다.

언니의 안하무인격 발언에 당당히 육탄전을 벌이고, 불합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른들이 체면치레로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제대로 끄집어낸다. 종종 물건을 훔치던 편의점에서 자신의 행동이 이미 들킨 상황이란 걸 알게 되자 당돌한 눈빛으로 점주에게, 왜 보았으면서 모른 척하냐 묻기도 한다. 엄마가 준비한 파티에 꾸며 입기는커녕 외골수인 아빠가 홀로 될까 아빠를 따라 지극히 평범한 옷을 입고 간 적도 있다.

이렇게 또렷해서 더욱 매력 있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예빈이란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조연인 까닭에 함께 조화를 이루고 빈 공간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지 이야기의 맥을 끌고 가는 주연의 빛을 가릴 정도의 빛을 발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예빈을 맡은 배우 이지원은 이러한 부분까지 아주 충실히 수행해주고 있다.

사실 이제는 연기를 정말 잘한다는 생각보다, 배우의 본체가 그냥 ‘강예빈’인가 싶을 정도다. ‘SKY 캐슬’의 복인지, 어른 배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는 게 이지원만은 아니지만, 유독 선명한 색을 드러내며 다수의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고 있으니 굳이 손꼽아 몇 자 적어볼 만하지 않은가.

예빈보다는 적은 분량이지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드라마의 재미를 북돋우는 또 하나의 동생이 등장한다. 여주인공 정희주(박신혜)의 동생 정민주(이레)로, 부모님은 일찍 여의긴 했다만 막내로 할머니와 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아서인지 자신이 원하는 거나 감정표현에 상당히 솔직하다. 딱 그 나이 때의 막내 같아, 이야기의 흐름 상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불식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배우 이레는 박신혜를 닮은 예쁘장한 얼굴과 개구진 눈빛과 표정, 귀에 쏙 들어오는 말투로, 정민주의 영역을 천연덕스럽게 잘 감당하고 있는 중이다. 주연 배우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악몽과도 같은 상황(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고가며 가까운 이들까지 잃은)에 쏠려 있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분산시켜줌은 물론이고, 일상 연기로 현실의 편안한 속성을 대변하여 가상현실의 가혹함을 부각시킨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력 수준이 예전 같지 않다. 어른 못지않은 연기를 펼치며 작품에서 제 몫을 단단히 차지하고 있으니, 연기력의 평균 수준이 높아진 걸까. 우리도 이제 영화 ‘플립(Flipped, 2010)’처럼 아역 배우들이 온전한 중심이 되는, 그로 인해 어딘지 모르게 낯익어서 또 낯선, 감수성을, 감동을 안겨줄 작품이 탄생될 때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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