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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이시원 “미움받는 수진, 저라도 사랑해줘야죠” [인터뷰]
2019. 01.23(수)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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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배우 이시원이 연기한 ‘알함브라’ 속 이수진은 기저에 우울을 깔고 있었으며, 어딘지 불안하고 히스테릭한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또 전 남편의 절친한 친구와 결혼했다는 설정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선택을 하기까지의 복잡한 내면 역시 극에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조차 힘들었다. 그런 이수진을 오랜 시간 곁에서 지켜보며 이해하고자 했던 이시원은 이수진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었다.

이시원은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연출 안길호, 이하 ‘알함브라’)에서 차형석(박훈)의 아내이자 유진우(현빈)의 전처 이수진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렇게 그는 지난해 4월 리딩 때부터 12월 30일 촬영을 마칠 때까지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매일 울고, 불안해하는 이수진의 곁을 지켜야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최측근이 되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이수진을 바라봤다는 그는 “수진이가 진우를 힘들게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미움을 받는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수진이의 캐릭터를 잃지 않고, 수진이가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수진을 한 마디로 “기구한 여자”라고 표현한 이시원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을 거다. 이런 큰 시련을 처음 겪어봤을 거라 보통 사람들보다 타격이 더 컸을 것 같다”며 어딘지 불안정해 보였던 캐릭터의 행동들에 대해 설명했다. 차형석과의 불륜 관계, 유진우를 향한 죄책감, 친정과 시댁의 멸시까지. 이수진이 가장 무너지고 비참할 때의 모습으로 극의 시작을 열었다는 이시원은 유진우 같은 남자를 두고 친구와 결혼을 택하게 된 캐릭터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진우는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다. 지친 수진이의 손을 놓친지도 모르고 달려가고 있었을 거다”라며 “종종 엄마들이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만 위치하게 돼 내 자신을 잃는 것 같아 어려움이 온다고 하더라. 수진이도 이수진이라는 의사였는데, 그저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업가의 아내가 되면서 우울증을 겪게 됐다. 흔들리고 외로운 상황에서 대학교 때부터 자기를 꾸준히 봐왔던, 그런 자신을 보살펴주겠다고 했던 차형석에게 가게 됐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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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 대한 콤플렉스, 방황하던 중 느낀 연민으로 만난 부부는 일그러진 결혼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계속해서 시달리던 이수진은 고유라(한보름)의 거짓 증언 이후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시원은 아이를 두고도 극단적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만큼 궁지에 몰려 있었을 이수진의 감정을 헤아리며 “우울증 환자에게 ‘너 가족은 생각 안 하냐’는 말을 하진 않잖나. 가장 괴로운 건 본인이다. 수진이도 풀 수 없는 억울함이 있었을 것이고, 버티기 힘들었을 것 같다.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미움을 사기 마련이다. 이시원은 유진우의 아픈 과거인 이수진이 미움을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을 수긍하면서 “수진이는 진우가 전에 얼마나 비참하게 살았는가를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끝까지 진우를 괴롭게 했다. 그래서 희주(박신혜)와 진우의 러브스토리가 더 부각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웃어보였다.

곁가지 스토리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이수진만의 캐릭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인물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시원은 “수진이는 서서히 힘들게 헤쳐 나왔다. 절망을 맞닥뜨린 과정이 어느 정도 나왔다고 생각한다. 시아버지 차병준(김의성)의 재산을 모두 기부한 것도 과거의 비극을 끊어버리겠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 주위에 휘둘리던 수진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서는 과정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캐릭터의 결말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덧붙여 “욕을 먹는데 저라도 사랑해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어 보인 그는 “아무리 주위에서 이해할 수 없다고, 밉다고 해도 그 역할을 맡은 이상 배우는 마지막까지 그 캐릭터의 편이 되어줘야 하는 것 같다”고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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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힘들기만 했던 캐릭터의 곁을 지켰던 그는 자신보단 스태프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이시원은 “많은 노력을 들인 스태프 분들께 우선적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수진이가 아프고 힘든 캐릭터이기 때문에 마인드컨트롤을 해도,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제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스태프 분들의 밝은 에너지 덕에 지치지 않고 찍을 수 있었다”며 “좋은 인연을 만나 이렇게 추억을 쌓아가는 게 배우로서 활동하는 또 다른 기쁨”이라고 긴 여정을 끝낸 소회를 밝혔다.

이시원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도 결국은 일을 하며 느끼는 따뜻함과 서로에 대한 애정이었다. 그는 “돈이나, 인지도, 성취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따뜻함이 원동력인 것 같다. 촬영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 스태프들도 그렇다. 저를 위해 두 시간 자고 나와 헤어, 메이크업을 해줬다. 이런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고,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 순간 속물적이게 될 것 같다. 평생 감사하고 싶다”는 신념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확고한 신념으로 연기자의 길에 발을 들였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 진화심리학 석사 과정까지 밟은 재원이지만, 그는 화려한 스펙을 뒤로하고 연기에 뛰어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연기가 너무 좋고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는 그 순간이 좋다”는 이시원은 “하나의 캐릭터를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것, 내가 그 인물을 위한 최고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에게 공부는 그저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특기 중 하나일 뿐이었다. 이시원은 배우로서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으로도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가 아닌, “세상 모든 것을 열린 자세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우리가 사는 현실도 드라마틱하다고들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면 현실감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이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열린 자세로 많은 사람에, 세상에 공감하려 한다. 어려운 캐릭터를 만나도 그 캐릭터를 위해 나 자신을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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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데뷔를 시작으로 드라마 ‘미생’ ‘신의 선물-14일’ ‘뷰티풀 마인드’ ‘슈츠’, 그리고 ‘알함브라’까지.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시원은 현재의 속도에 만족한다. 이시원은 “우연과 우연이 맞아 운 좋게 배우를 하게 됐다”며 지금을 무럭무럭 자라는 시기라고 표현하며, 씨앗일 때를 잊지 않고, 자신을 쑥쑥 크게 하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람들은 뜀틀을 뛰는 순간만 보는데, 선수는 이미 저 멀리서부터 선수는 달려오고 있었잖아요. ‘알함브라’도 제게 구름판 같은 존재예요. 아직 뛰진 못했지만, 도약하기 위해 움츠린 순간 같아요. 활동하며 많은 분들을 뵀는데, 어느 작품에서 저를 보셨는지가 다 다르더라고요. 제가 작년 ‘문제적 남자’부터 조금 더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전부터 저를 봐주셨던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덕분에 ‘제가 지금까지 뛰어온 게 헛된 게 아니구나’ ‘구름판까지 달려오는 순간을 지켜본 분들이 많구나’를 알았어요. 제가 앞으로 구름판을 딛고 뛸 때, 그분들도 저만큼 기쁘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16부 내내 궁지로 몰리기만 했던 이수진의 옆에 이시원이라는 배우가 있어 수진이라는 인물은 그 누구보다 든든하지 않았을까. 이시원은 작품의 큰 줄기와 곁가지 스토리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이해할 줄 아는 영리함과 자신보다 자신을 위해 주는 이들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겸손함, 일에 대한 신념까지 갖춘 배우였다. 시종일관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드러낸 그가 차기작에서는 또 어떤 인물을 만나 곁을 지킬지, 구름판을 딛고 한 단계 도약할 이시원의 내일이 기다려진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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