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이경, 새로운 색(色)을 덧입는 법 [인터뷰]
2019. 01.24(목) 18:15
MBC 붉은 달 푸른 해, 이이경 인터뷰
MBC 붉은 달 푸른 해, 이이경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붉은 달 푸른 해'에서 배우 이이경은 전작 '검법남녀' 속 모습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똑같은 형사의 옷을 입었지만 색과 결이 명확히 달라져 있었다. 짧은 시간 뚜렷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노력'이었다.

지난 16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극본 도현정·연출 최정규)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 차우경(김선아)이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이경은 극 중 형사 강지헌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이경은 전작인 JTBC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강렬한 코믹 연기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중들에게 '유쾌한 배우'라는 이미지가 굳어가던 시점,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시기에 운명처럼 만난 작품이 바로 '붉은 달 푸른 해'였다. 전작 '검법남녀'에 이어 또 한 번의 형사 역이었지만 성격도, 처한 상황도 전혀 달랐기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캐릭터를 소화해 내기에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바라볼 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는 이이경이다.

이이경은 "스스로를 새로운 시험대에 올려놓는다는 설렘이 '붉은 달 푸른 해'를 선택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악플을 각오하고 작품 준비에 임했고, 촬영 내내 예민한 상태를 유지한 것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긴장감 때문이었다고. "마지막 방송을 본 지금은 끝까지 높은 완성도를 유지하며 작품이 끝난 것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한 엔딩이었다"고 종영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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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본이 찢어지게 본다는 말을 처음 이해했다. 정말 사전 준비를 많이 하고, 촬영 시작 전부터 PD님과 만나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논의를 거듭했다"며 강지헌 캐릭터에 노력과 애정을 듬뿍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연성을 찾지 못하고 헤맬 때는 김선아 선배가 가장 큰 도움을 주셨다"며 김선아를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붉은 달 푸른 해'의 대본을 영상화하기 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김선아가 든든한 조력자가 돼줬다는 설명이었다.

이이경은 "김선아와 새벽 4시에 서로 전화해서 서로의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한 시간 통화는 기본이었다. 대화를 통해 캐릭터의 전사를 설정하기도 하고, 시청자들에게 대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 대사 순서를 조금 바꾸는 식의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같이 연기했던 사람 중 그 누구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촬영에 들어가면 본인 연기하기에도 바쁜데, 김선아는 정말 세세한 부분을 조언해 줬다.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거듭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선아의 도움을 받고도 치열한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모든 시청자가 드라마를 집중해 보며 대사를 귀담아듣는 것은 아니기에,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형사 역할인 만큼 사건 정황 설명을 많이 해야 했던 이이경은 "대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한 소도구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상처 부위, 출혈량 등을 설명하며 자료 사진을 보여주거나 이이경이 직접 손을 뻗어 사진 속 상처 부위를 짚어주는 식이었다. 또한 한 번에 귀에 꽂히지 않거나 자주 쓰이지 않는 단어들을 일상적인 단어로 대체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안과 수정을 거듭했다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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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매 회차 시청자들의 반응을 꼼꼼히 살폈다는 이이경은 "이런 형사가 실제로 있을 것 같다"는 댓글 하나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고 말했다. 정공법으로 임한 덕에 완성도 높은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을 수 있었고, 덕분에 tvN '남자친구', SBS '황후의 품격' 등 쟁쟁한 동시간대 드라마들 사이에서도 변동 없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마니아 층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함께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던 선배 김선아의 말처럼, '붉은 달 푸른 해'는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필모그래피가 됐다.

'붉은 달 푸른 해'를 통해 또 하나의 산을 넘은 이이경은 앞으로도 다양한 색깔의 작품과 캐릭터를 접하며 배우로서 욕심을 가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무엇보다도 로맨틱 코미디에 가장 큰 욕심이 난다며 "로코까지 하면 다양한 장르를 맛봤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이경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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