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견디지 못하는 것 [이슈&톡]
2019. 01.25(금) 09:18
슈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더라도 인지도 높은 스타 혹은 유명인의 거짓말은 대중을 분노케 한다. 인지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의 신뢰가 쌓였다는 의미이니까. 이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은 믿음을 준 이들에게 있어 크나큰 상처가 되는 까닭이다.

해외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된 ‘슈’의 첫 공판이 열렸다. 다행이라고 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앞서 받았던 돈을 빌리고선 갚지 않았다는 사기 혐의는, 갚지 않으려는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빌려준 이들도 도박자금이란 걸 이미 안 상태였음을 고려하여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다. 이제 남은 건 상습적으로 수억 원대의 도박을 해온 사실에 대한 혐의다.

정황상 명백하여 처벌을 피해갈 수 없다 하니 슈의 두 딸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 그럼에도 괘씸해지는 건, 도박의 ‘도’자도 모른다 했던 그녀의 언사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재판을 받는 그녀의 심경이나 결과보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안경을 쓰고, 피부는 또 어떠한지 등등에 대중의 시선이 꽂히는 이유도 동일한 맥락일 터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고, 실수 또한 그러하다.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단 생각에 공감하는 대중으로서는, 반드시 지탄받아야 할 큰 죄(다른 이에게 직접적인 상해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경우)가 아니고서야 해당 스타가 죄의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고 철저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의 귀환은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는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하는 기만행위다. 이미지의 추락과 그로 인해 벌어질 일들, 누렸던 것들의 상실 등이 두렵더라도, 이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시작했다면 그러한 두려움이나 상실감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다시 닫기는 글렀으니 더 두렵고 끔찍한 상황이 닥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실토해야 한다. 이게 가장 최선의 대처이며 살 길이다.

대중이 어떤 스타를 인식하며 호감을 갖고 지지한다는 것은 결국 믿음을 주고 신뢰를 건네는 행위인 까닭이다. 그저 유명한 스타가 되었네, 라며 간단히 끝낼 게 아니라 누군가의 믿음과 신뢰가 담긴 애정을 받는 일에 막중한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는 것. 스타이고 유명인인 이상 개인의 잘못이나 죄는 개인의 영역이 아닌, 그 혹은 그녀를 좋아하는 다수의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다수의 영역에 속하게 되니까.

상처는 제대로 치료하면 회복되긴 하다만 때론 아예 불가능하다. 회복의 ‘회’자도 못 꺼낼 정도로 믿음이 깨졌을 때, 바로 슈와 같은 경우다. 슈는 과거 범접할 수 없던 아이돌의 위치에서 누군가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로 되돌아와, 일상의 웃음과 울음으로 다시금 대중의 마음을 얻었다. 도박이고 사기 혐의라니 그녀의 변대로 도박의 ‘도’자도 모를 만한 이미지의 소유자여서 충격은 당연했으나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 여겼다.

그런데 해외로 원정까지 하며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왔다니, 이제는 도박이 문제가 아니다. 거짓말로 대중의 신뢰를 져버렸다는 것, 그녀의 기만행위가 문제가 된다. 대중의 믿음은 여기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마음의 온도 또한 차갑게 식는다. 안타깝게도 현 상태로는 그녀가 모든 죄값을 치른다 해도 복귀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드라마 ‘SKY 캐슬’에서 강준상(정준호)은 딸 예서(김혜윤)가 빼돌린 시험지로 공부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으려 하는 아내 한서진(염정아)에게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고백해야 지탄도 덜 받을 수 있다며 예서 인생을 위해서라도 멀리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슈에게 가장 필요했을 조언이 아닐까. 이젠 너무 늦은 것 같지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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