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 설정 북마크
홈페이지 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지만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면, ‘SKY 캐슬’ [TV공감]
2019. 02.04(월) 10:10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JTBC ‘SKY 캐슬’(연출 조현탁 극본 유현미)의 지나치게 이상적인 결말은 시청자들을 큰 실망과 혼란에 빠뜨리기 충분했지만, 더 늦기 전에 잘못을 되잡는다면 삶은 제 궤도를 찾을 것이라는 점에서, 죽은 후에라도 용서를 구하고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긴 점에서 이야기로서 나름의 좋은 끝을 맺었다 하겠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죽을 때 철 든다, 는 말이 있겠나. 즉, ‘죽음’이란 삶에 있어 최대의 화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그에 버금가는 에피소드가 있지 않은 이상 사람이 변하는 건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자신만의 삶의 경륜이 쌓이다 보니, 다른 이의 말을 듣기도 본인의 고집을 꺾기도 쉽지 않다.

차민혁(김병철)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아내와 아이들이 더 이상 남편, 아빠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며 집을 나갔음에도 피라미드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한동안 끌어안고 있었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외로움을 맛보고 나서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나서야, 겨우, 자신만의 세계관과 삶의 방식 등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나의 삶이 만들어낸 시행착오만큼 나에게 확실한 게 어디 있을까. 여기에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담기면, 하나의 가치관이 되고 견고한 삶의 틀이 되는데 문제는 그대로 딱딱하게 굳는다는 것이다. 건강하게 견고한 가치관 혹은 삶의 틀일수록 좀 더 선하고 옳다 여겨지는 것이 나타났을 때 그를 수용하며 변화를 꾀하는 힘을 보유하기 마련인데도.

세상에 적응한 시간이 긴 인간일수록 생각보다 더 어리석고 더 이기적인 까닭이다. 그래서 노력하지 않는 한, 기존의 것이 깨질 만한 사건을 맞닥뜨리지 않는 한, 대부분(거의 모든)의 우리에겐 가치관이나 틀을 깨고 변형시킨다거나 확장하는 일이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고 저지르고 있어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고 우리는 지독한 후회와 회한을 맛볼 뿐이다.

각성하는 계기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점이 여전히 슬프지만, ‘SKY 캐슬’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의 바로 직전에서 돌이키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미향(염정아)은 우주(찬희)가 살인 누명을 쓴 것을 알고 밝힐 증거도 있으면서 딸 예서의 미래를 위해 아무말 않고 있다가, 죄책감에 이상 증세를 보이는 예서(김혜윤)로 이해 제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지극히 이기적이었던 자신의 잘못을 돌이키며 우주와, 죽은 혜나 앞에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고 영영 잃어버릴 뻔한 삶의 제 경로를 되찾는다.

미향의 남편인 강준상(정준호)도 마찬가지다. 눈앞에 제 딸이 죽어가고 있었음에도 권력욕으로 가득 찬 야망에 눈이 멀어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질타하며, 단 한 순간도 삶을 삶답게 살아보지 못했음을 가슴 저리게 깨닫는다. 딸이 죽은 수술대 위를 들어갈 수 없다며 의사직을 내려놓은 그는, 그동안 제대로 사랑해 주지 못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한 번도 남편과 아빠로서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자신을 위해, 그리고 죽은 딸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은 삶을 내어놓기로 한다.

변하기 쉽지 않은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람에게도 어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한 번쯤 돌이킬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맞닥뜨릴 수만 있다면 남은 삶이 올바른 경로를 되찾음은 물론, 죽음 앞에 좀 더 후회없는 삶을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전개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며 사랑을 받던 ‘SKY 캐슬’의 마지막회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해온 마음을 버릴 수 없는 이유이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JTBC]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싸이월드공감
koreastardaily kantamedaily kakao qq sina news.yahoo news.msn tw.news.yahoo.com thegioidienanh vientianetimes 구글 mk hihoku KT KBS 네이트온 싸이월드 네이트 다음 tvcast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