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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얼마나 더 따뜻해지려고 [첫방기획]
2019. 02.12(화) 10:35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눈이 부시게’가 25세 혜자(한지민)의 일상만으로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아직은 어느 순간 늙어버린 70대 혜자(김혜자)의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았음에도,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가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숙이 들어왔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JTBC 새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연출 김석윤)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린다.

이날 방송에서는 스물다섯 김혜자가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주운 손목시계로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는 오빠의 장난을 피하기 위해, 또는 쪽지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시간을 돌렸다. 때문에 혜자는 너무나 빠르게 성장했고, 부모님이 이를 걱정하자 그는 시계를 깊숙한 곳에 봉인했다.

시간이 흘러 스물다섯이 된 혜자는 아나운서의 꿈을 가졌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백수로 지내며 ‘웃픈’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는 짝사랑했던 선배를 보기 위해 방송반 엠티에 갔고, 그곳에서 준하(남주혁)와 처음 만났다. 준하는 아나운서를 꿈꾼다는 혜자에게 현실적으로 충고했고, 혜자 역시 현실을 직시하고 눈물을 흘렸다. 악연이 될 줄 알았으나 이후 두 사람은 동네 요양원 건설 반대 시위 현장에서, 집 앞 포장마차에서 다시 만나며 점점 가까워졌다. 1회는 포장마차에서 준하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혜자가 시간을 돌려주겠다며 시계를 꺼내면서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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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작품은 김혜자와 한지민의 2인 1역 듀얼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 모두 시간을 잃어버리고 한순간에 늙어 버린 스물다섯 청춘 혜자로 변신하는 것. 하지만 1회에서는 극 초반 1인 방송 크리에이터 김영수(손호준)의 ‘잠방’에 잠시 등장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김혜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눈이 부시게’는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공감을 선사했다. 작품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였던 2인 1역 듀얼캐스팅은 아직 시작도 안 했지만, 스물다섯 혜자가 그려내는 잔잔한 일상은 극에 더욱 편안하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혜자와 가족, 친구들의 일상은 소소한 웃음을 안겼다. 티격태격 혜자 영수 남매와 혜자 아빠(안내상), 혜자 엄마(이정은)가 드려내는 현실 ‘가족 케미’는 훈훈함을 자아냈다. 혜자의 친구들인 털털하고 현실적인 이현주(김가은), 터무니없이 밝고 엉뚱한 윤상은(송상은)도 극에 소소한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영수는 집에서 몰래 삼겹살을 먹겠다고 테이프로 문과 창문을 막았다가 산소 부족으로 순간 질식까지 하게 됐고, 이 와중에도 고기 걱정을 하는 한심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 성인 영화 더빙 알바에 갔던 혜자가 “아무래도 경험이 없다 보면 힘들 수 있다”는 선배의 두둔에 “저 완전 쓰레기였다. 저 경험 완전 많다”며 괜한 곳에서 굴욕감을 느끼고 항변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웃음과 현실 공감, 감동의 조화도 성공적이었다. 함께 비빔밥을 먹으며 나누는 혜자 모녀의 자연스러운 대화, 붕어빵 하나라도 챙겨 주고 싶어 품에 가져오는 혜자 아빠의 다정한 모습 등이 따뜻함을 배가 시켰다. 또 혜자 엄마가 기가 죽은 혜자에게 “잘난 건 타고 나야 되지만 잘 사는 건 내 할 나름”라고 조언하는 모습, 성인 영화 더빙에 도망쳤던 김혜자가 엄마의 미용실 샴푸대가 고장 난 게 생각나 다시 알바를 위해 계단을 오르는 모습도 짠한 울림을 안겼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석윤 감독은 “‘나이 들어간다는 걸 우린 어떤 생각으로 대하고 있을까’에 집중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판타지인 것도 맞지만,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을 한 프레임에 보여주기 위해선 그런 설정이 필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을 돌리는 시계가 있고, 결정적 순간 그 시계를 썼다가 한 순간에 늙어버리는 설정 자체는 판타지지만, ‘눈이 부시게’는 그 어떤 작품보다 현실감 있는 일상을 보여주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눈이 부시게’는 판타지에 적절하게 버무린 현실로 더 묵직하게 메시지를 전할 것을 예고했다. 여기에 작품의 ‘필살기’인 70대 혜자가 선사할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얼마나 더 깊은 여운을 남길지, 벌써부터 훈훈한 ‘눈이 부시게’가 앞으로는 얼마나 따뜻한 봄을 알릴지 많은 관심이 모인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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