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의 불행을 초래하는 것 [이슈&톡]
2019. 02.27(수) 10:11
승리 지드래곤
승리 지드래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화려함 뒤에 축적된 것이 뚜렷한 신념이나 가치관이 부재한, 고작 엇나간 예술성이라면 스타로서 존재했던 경험 자체가 불행이다. 별빛이 사그라들기 시작하고, 서서히 지상에 두 발을 내딛어야 할 때 상황은 풍족해졌을지 몰라도 그들의 정신과 몸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악동 이미지로 대대적인 인기를 누려서 그런지 그룹 ‘빅뱅’은 아무리 논란을 일으키고 사회적 물의를 빚어도 종종 대중의 너그러운 여김을 받았다. 예술 하는 치들은 으레 저렇게 보통의 사회 규범이나 도덕률을 훌쩍훌쩍 잘도 넘더라며, 예술성이 지닌 퇴폐적인 요소와 연결시키며, 도리어 그들의 존재가치를 올려주었다고 할까.

하지만 아무리 빛 좋은 날도 저물기 마련이라 화려했던 그들의 시대가 지나가자, 즉, 콩깍지가 벗겨져 어느 정도의 사리판단을 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의 도가 넘는 행동들이 대중의 눈에 들어왔다. 물론 와중엔 비교적 모범적인 형태의 삶을 사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 이상이 스타로선 멋있을지 몰라도 하나의 인간으로선 구제불능인 모양새였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지 않나, 검경의 뒷배 논란을 빚지 않나, 문란한 생활이 공개될 위기에 처하지 않나 등등, 악동이란 그들의 본질에 충실히 임하기라도 하는 듯 잊을 만하면 작고 큰 사고들이 하나씩 터졌다. 아니나 다를까, 현재는 버닝썬 논란의 중심에 선 승리와 상병으로의 진급을 제 때 하지 못한 지드래곤이 구설수에 올라 있는 중이다.

이쯤 되면, 슬슬 이들의 앞날이 걱정될 만하다. 다시 ‘빅뱅’으로서 모이는 일도 장담할 수 없고, 각자의 길을 간다 해도 어찌 되었든 이전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할 텐데 이들을 대하는 대중의 마음의 온도도 낮아졌는데 이대로 괜찮을까. 예술적 신념이나 가치관도 없이(있을 수도 있겠지만 잘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스타라는 위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이렇게 엇나간 예술성을 발휘하며 살아가다가는 현실 악동으로서 마침표를 찍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전 세계를 누볐던 아이돌로서, 수많은 연습생들에게, 후배급의 아이돌들에게 우상이 되었던 그룹으로서, 좋지 않은 전적으로 남지 않을까 싶은 점이다. 이런저런 비도덕적 이슈에 휩쓸리는 일들이, 이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 스타성 가득한 예술가에겐 마치 당연한 것처럼 하나의 멋들어진 표식처럼 여겨질까 봐 두렵다. 예술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순수예술이든 대중예술이든, 누구나 자신의 삶을 함부로 대하진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애초부터 스타로서의 꿈을 키우지도, 발굴되지도 말았어야 했을까. 그렇게 생각진 않는다. 아직 어린 이들을 ‘아티스트’라 부르며 대중에게 선보여 스타로 만들어준 소속사에 책임이 있다. 이들을 대중문화산업의 상품이 아닌, 대중문화예술을 선도할 아티스트로 보았다면, 단순히 멋진 곡을 만들고 멋진 무대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게 할 게 아니라 전인격적인 돌봄을 수반했어야 했다.

‘빅뱅’은 어떤 아이돌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그를 초월하는 예술가적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준 기념비적 존재로, 예전에도 지금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그들을 롤모델로 삼았고 삼고 있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엇나간 예술성이 안타깝고 이런 상황의 심각성은 전혀 재고하지 않은 채 그들을 대체할 또 다른 아이돌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 부와 명예는 주었을지 몰라도 자신의 삶을 소중히 대하는 법은 알려주지 않은, 해당 소속사의 태도가 괘씸할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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