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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조우진, 집요함으로 캐릭터 빗는 장인 [인터뷰]
2019. 03.13(수) 08:00
돈 조우진 인터뷰
돈 조우진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조우진은 영화 ‘내부자들’ 이후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전혀 다른 옷을 입고 관객을 만났다.

‘마약왕’에서 살벌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조성강을 보여준 그가 ‘국가부도의 날’에서 분노 유발자 재정국 차관으로, 또 다시 ‘어쩌다, 결혼’에서 만취남 서과장 역으로 변신을 했다. 이번 영화 ‘돈’(감독 박누리 배급 쇼박스)에서는 극 중 금융감독원의 사냥개로 불리는 한지철 역을 맡았다. 그는 매 작품 속 캐릭터를 마치 장인이 도자기를 빗어내듯 만들어내고 있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여의도 최고의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우진은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너무 긴장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가 민망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봤을 때 재미나 작품성을 떠나서 영화에 힘이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이 정도의 힘과 에너지가 있는 영화라면 관객을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극 중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은 번호표(유지태)를 잡기 위해 조일현(류준열)을 압박을 한다. 그 과정에서 협박을 하기도 하고 상관의 명령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행동을 한다. 심지어 번호표를 잡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 상관에게 소리를 치기도 한다. 조우진은 한지철이라는 인물이 변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는 “점차 금융 범죄가 지능화 되면서 지독해질 수 밖에 없다”며 “대사에도 ‘일한만큼만 벌어’라고 하지 않나. 본인이 일한 만큼 버는 그가 그렇지 않는 사람을 쫓다 보면 콤플렉스처럼 작용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점들이 지철의 울분과 화로 담겨 맹목적으로 덤벼드는 모습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우진은 “잡힐 듯 잡히지 않은 목표물이 있으면 더 커 보이고 잡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며 “이러한 욕망이 한지철을 집요하게 만들고 그 집요함이 사냥개의 모습으로 돌변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조우진은 촬영을 하면서도 이러한 집요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특히 한지철이 일현을 만나러 갔다가 딸과 통화를 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지철은 전화를 해서 태블릿을 사달라는 딸에게 “새 아빠에게 사달라고 해”라고 말을 한다.

이에 대해 조우진은 지철이 돌변을 하면서 가정도 돌보지 않는 그런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인물이 이혼남이라는 설정을 넣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철이 이혼남인 상황을 장면을 빼서 설명해주는 게 아니라 딸과의 통화를 통해 슬쩍 이혼남 설정을 흘리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조우진은 영화 말미에 번호표를 두고 ‘표 딱지’라고 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공을 들였다. 그는 “촬영 전날 다양한 버전을 준비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5개의 버전이 모두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장면이 한지철의 성취감과 분노, 정의로움이 한 번에 터져 나오는 대사라고 생각을 했다. ‘표 딱지’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관객에게 웃음을 줄 수 있기를 바랐지만 과욕을 부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그는 자신이 미리 준비한 다섯 가지 버전이 모두 퇴짜를 맞자 그날 100번을 넘게 ‘표딱지’를 외쳤다고 했다. 그렇게 다시 새로운 5가지 버전의 ‘표딱지’를 들고 촬영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감독에게 OK를 들은 버전에 대해서 조우진은 “한 회사의 부장급 되는 사람을 보면 연예인 이름을 부를 때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면서도 당연시 여기며 ‘저, 그 있잖아’라고 하는 식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지철 역시도 ‘번호표’라는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표딱지’라고 부르는 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에게 반응이 좋아야 할텐데”라고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우진은 자신이 맡은 인물의 정체성을 대사의 단어에서 찾는다고 했다. 인물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단어들이 포함된 대사를 할 때면 조금 더 고민하고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적으로 쓱 지나갈 수 있는 것이지만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어를 상징적으로 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알지 못한다고 해도 이혼남 설정이나 ‘표딱지’라는 대사를 위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어찌 보면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수고로운 작업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조우진은 “’잘 한다 못 한다’를 떠나서 몸과 마음이 수고로워야 대체적으로 좋은 결과가 있더라”고 자신의 연기적인 신념을 이야기했다.

“작품에 맞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서 고민하면서 파고들려고 해요.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의 깊이는 득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솔직하게 부담이 되기도 해요. 연기를 할수록 어려워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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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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