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심태영, 잘 해야 할 것이 위태할 때 [인터뷰]
2019. 03.18(월) 14:11
항거: 유관순 이야기 심태영 인터뷰
항거: 유관순 이야기 심태영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잘 해야 할 것이 위태할 때 눈물이 난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는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얼굴의 배우가 등장한다. 유관순의 오빠 유우석을 연기한 배우 심태영이다.

촬영 전부터 유우석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그는 어떻게든 이러한 부담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그는 유우석의 사진을 핸드폰 배경 화면으로 저장해 놓고 매일 같이 들여다 보며 유우석이 되고자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촬영 현장에 가서는 마음에 담아뒀던 걱정을 많이 내려 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첫 영화 촬영 현장임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할 때도 촬영 직전까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심태영은 쉽사리 영화 촬영장을 떠나지 못했다.

그는 “사실 내 분량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내 촬영이 아니더라도 스태프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모니터를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장의 많은 스태프들이 한 분 한 분 좋았다면서 자신을 편안하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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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태영에게 영화 속 면회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면회를 온 오빠를 위해서 초연하게 아픈 몸을 이끌고 오는 유관순을 애절하게 바라보는 유우선의 모습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그는 “볼 수 없는 사람을 다시 만난다고 생각을 하고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심태영은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계산 자체를 할 수 없을 만큼 진심이 터져 나왔다고 했다. 그는 “촬영 직전 생각을 하고 들어간다. 계산을 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그럴 수가 없었다”며 “그냥 무너졌다. 여러 테이크를 갔음에도 매번 울컥했다”고 말했다. 심태영은 촬영을 한 것이 한참 지났음에도 당시 장면을 떠올리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심을 담아 연기를 했던 만큼 심태영에게 있어서 ‘항거’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그는 “영화를 만나고 나서부터 ‘세상을 올바른 눈으로 바라보고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부모님에게 보여 드린 첫 영화라는 점에서 ‘항거’가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매번 공연을 보러 와주시긴 했지만 스크린에서 보여드린 건 처음”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큰 스크린에서 아들이 나온다는 것에 신기해 하셨다고 말한 그는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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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꿈이 없었다”고 말한 그다. 우연히 학창 시절 문예 창작 동아리에 들어가 그곳에서 글을 쓰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글을 쓰다가 스스로 글을 쓰는 행위를 멈췄다. 그는 “너무 우울해졌다. 글을 쓰면서 너무 어두워져서 멈췄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우연히 일일 드라마 스태프 일을 하게 됐다. 그는 “기껏해야 아르바이트 6일 정도가 전부였다”고 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연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심태영은 예술대학교에 진학해 연극 전공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에게 또 다른 ‘우울’이 다가왔다. 그는 “작품이 끝나면 너무 허무했다. 친구들과 술도 마시기 싫고 집에 가기도 싫었다”며 “뭘 원하는 지도 모른 채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작품이 끝이 난 뒤 다시 마음을 다 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 기회를 기다리면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무기력하게 있기 보다는 자신을 단련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엄습하는 허무감을 되려 무언가를 만들었다가 부셔버리기도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작은 칭찬에도 어색해 하는 심태영은 “나를 안 좋아한다”고 했다. 스스로가 자신에게 질려 머리를 갑자기 자르기도 하고 평소 입지 않은 옷을 입거나 낯선 공간에 자신을 던져 놓고 인간 심태영이 어떻게 행동을 할지 본다고 했다. 어찌 보면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라 비춰질지 모른다.

그러나 심태영은 되려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배우로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인간 심태영의 모습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다. 자신을 비우고 난 뒤 그 안에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채워 넣는 작업인 셈이다.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그다. 그는 “잘 해야 할 것이 위태할 때 눈물이 난다”고 했다. 심태영이 잘해야만 하는 것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이유는 연기가 가진 영향력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가까이는 가족, 지인, 친구,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자신이 연기가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심태영은 허투루 연기를 할 수 없다고 했다.

“’항거’에서 연기를 하면서 그 시대를 다른 사람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돌아보게 하는 것처럼 연기는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 중에 하나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 제대로 해야 하고 진짜로 해야 하고 진실되게 해야 해요.”

그렇기에 심태영은 잘 해야 할 것이 위태할 때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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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H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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