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신동미 "막막했던 연기,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어요" [인터뷰]
2019. 03.19(화) 12:00
왜그래 풍상씨 신동미
왜그래 풍상씨 신동미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모든 것이 처음이라 두려움이 앞섰지만, 끝내 해냈다.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고 겸손이지만, 그 성공엔 미련하리만치 노력을 쏟아부었기에 가능했다. 배우 신동미의 이야기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유준상)과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드라마다. 신동미는 극 중 동생 뒷바라지하느라 가족에 소홀한 남편 이풍상으로 인해 마음 고생하는 아내 간분실 역을 맡아 연기했다.

신동미가 '왜그래 풍상씨'를 선택한 이유에는 유준상이 있었다. "주인공이 유준상 오빠라고 해서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는 신동미는 "앞서 네 작품을 함께 했는데, 재밌는 작업이었다는 기억을 갖고 있었다. 은연중에 유준상 오빠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유준상에 대한 믿음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지만, 간분실이라는 캐릭터는 신동미에게 '산'이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그에게 간분실은 여러 면에서 처음이었다. 신동미는 "제 스스로가 간분실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제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옆집 아주머니 같은 역할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다"고 했다.

"서민적인 캐릭터를 처음 하는 거라서 너무 걱정을 많이 했다"는 신동미는 이 같은 고민을 캐릭터에 맞는 외양을 갖추는 것부터 시작하면서 조금씩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남편 이풍상과 카센터와 세차장을 운영한다는 간분실의 설정에 맞게 직접 카센터와 세차장을 찾아가 직원들의 옷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를 통해 간분실의 의상 콘셉트를 직접 만들어 진형욱 감독에게 보여줬을 정도로 공을 들였단다.

또한 신동미는 간분실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생얼'을 선택했다. 이에 신동미는 "방송 나가기 전까지 걱정 많았다.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는 '예의 없이 맨얼굴로 나와' 할 수도 있지 않나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신동미의 걱정과는 다르게, 그의 선택은 간분실에 현실성을 더했고 이는 시청자들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이에 신동미는 "막상 방송에 나갔는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 좋았다"며 수줍게 웃었다.

더불어 신동미는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보고 또 보며 간분실을 이해하고, 또 이해하려 했다. "이렇게 대본을 많이 본 건 처음"이었다는 신동미는 "정말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 이렇게 두려움에 떨면서 절실하게 한 적이 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간분실은 신동미에게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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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남 작가의 필력이 여실히 담겨진 대본 역시 신동미가 간분실에 몰입할 수 있었던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영남 작가는 드라마 '우리 갑순이' '왕가네 식구들' '수상한 삼형제' '소문난 칠공주' 등을 통해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필력으로 펼쳐내 인정받은 바 있다. 신동미는 "문영남 작가님이 쓰신 대사에서 주는 힘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면서 "연기자가 스스로 대사하면서 울컥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를 하면서 제 대사에 울컥한 적이 많다"고 했다.

신동미는 일례로 이풍상과 간분실의 결혼기념일 장면을 꼽았다. 해당 장면에서 이풍상과 간분실은 결혼기념일을 미리 축하하며 케이크에 꽂힌 촛불을 끄고 기도를 한다. 이에 신동미는 "별것도 아닌 대사에서 막 눈물이 나더라. 풍상에게 꽃을 받는 순간, 이 꽃이 분실이에게는 남편에게 처음 받는 꽃이었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또 마음이 울컥했는지 신동미는 한참을 울기만 했다. 잠시 눈물을 추스른 뒤 신동미는 "그 장면을 연기하고 나서 분실에 대해서 뭔가 느꼈던 것 같다"고 여운을 곱씹었다.

대사뿐만이 아니라 진형욱 감독과 유준상 때문에 막막하기만 했던 간분실을 연기할 수 있었다는 신동미다. 신동미는 "처음에 감독님이 '넌 잘할 거야'라고 하셨는데, 제가 너무 자신 없어하니까 기운을 북돋워 주려고 하신 말씀인 줄 알았다"면서 "촬영이 끝날때 쯤 감독님이 '내가 너 잘할 거라고 했잖아라고 하셨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진형욱 감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신동미는 "유준상 오빠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면서 "매회가 저한테는 산이었고, 도전이었다. 감정의 고조를 깊이 가져가는 역할이 처음이어서 힘들었는데, 유준상 오빠가 다 맞춰줬다"고 했다. 이어 신동미는 "유준상 오빠랑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게 이풍상 간분실이 진짜 부부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게끔 한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별거 아닌 대화였지만, 그런 것들이 쌓여서 이풍상과 간분실의 관계를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제작진과 유준상의 도움과 더불어 치열한 노력 끝에 간분실을 완성해낸 신동미다. 받아들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간분실을 연기하며 어느덧 신동미는 그와 하나가 돼 있었다. 간분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건 이풍상도, 그의 아버지도 아닌 신동미였을 정도다. 가족은 뒷전인 채 동생들 뒷바라지만 하는 남편 이풍상을 지긋지긋해 하지만, 그런 그를 남편이라는 이유로 포용하고 이해해주는 간분실의 모습은 답답함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이에 신동미는 "분실이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가족과 풍상이가 그녀에게 어떻게 보면 짐이 될 수 있지만 그 짐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여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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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큰 산을 넘은 것 같아요. 제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 같은 것들이 바뀌기도 했죠. 최고가 되고 싶었는데, 최고가 되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전 정말 이번 작품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

'왜그래 풍상씨'와 이별해야 하는 순간. 신동미는 제작진, 출연진과의 이별에 누구보다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는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모두 다 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드라마 하면서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은 건 10년 만인 것 같다. 현장에서 감독과 유준상 선배가 그렇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시청률까지 잘 나와줘서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왜그래 풍상씨' 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저한테 갑자기 쏟아지는 사랑과 애정이 너무 감사하지만,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다음 작품에서 어떤 시련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이겨내서 아주 조금이라도 발전해 나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스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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