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예린’의 공백기는 특별했다 [가요공감]
2019. 03.22(금) 16:46
백예린
백예린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연예의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끔찍한 일은 대중에게 잊히는 거다. 그래서 그들은 공백기를 두려워한다. 그 사이 잊힐까, 이 전의 업들이 왕년의 것이 될까, 복귀가 아무런 관심도 얻지 못하는 게 될까 전전긍긍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공백기를 길게 보내지 않으려는 이유도, 복귀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노출이 되지 않는 공백기에 스타가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대중은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알 필요성도 잘 느끼지 못한다. 관심을 쏟을 스타들이야 워낙 많고 그러다 유사한 영역에서 시선을 빼앗는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관심의 대상은 쉽게 대체되고 만다. 이런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 게 가요계, 그것도 아이돌 세계다.

하루가 멀다 하고 외모도 괜찮고 실력도 좋은 이들이, 소속사를 통해 혹은 오디션프로그램 등을 통해 하나의 아이돌 그룹을 형성하여 등장한다. 솔로로서의 활동은 웬만한 실력자가 아니고서야, 것보다 웬만한 인지도가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까닭에 대부분 무리에 속하여 나오는 것이다. 백예린도 그 중 하나로, 당시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출중한 가창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박지민과 ‘피프틴앤드(15&)’란 듀엣을 이루어 무대에 선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생각보다 탄탄대로이진 않았다. 백예린과 박지민은 아이돌 중에선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대중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어디 실력만큼 가능해지는 일이던가. 사람들의 애정을 얽히게 할 만한 어떤 특정한 에피소드가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피프틴앤드에겐 딱히 없었다. 결국, 2016년 크리스마스 시즌송 이후 긴 공백기에 들어서고 만다.

흥미롭게 볼 맥락은 여기서부터다. 백예린은 공백기에도 틈틈이 자작곡을 발표하고 무대에 섰는데, 이 모습이 SNS를 통해 조금씩 퍼졌다. 매체에선 볼 수 없는 그 모습,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휘날리며,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온 몸으로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무대 영상에, 사람들의 마음이 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저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돌이 아닌, 정말 노래와 무대를 사랑하는 한 가수의 열정을 보았다 할까.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다 공유하게 된 그녀의 영상, 대중의 자발적 움직임을 이끌어내니 특별한 홍보활동이 따로 필요가 없더라. 사람들은 심지어 그녀의 패션에도 열광했으며, 이미 몇 개의 자작곡으로 증명을 받은 그녀의 실력이 어서 또 다른 새로운 곡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의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아워 러브 이스 그레이트(Our love is great)’가 발표된 것이다.

당연히 대중의 반응은 열광적, 타이틀이라 볼 수 있는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가 각 음원차트의 최상위권을 차지함은 물론이고 평마저 좋다. 그녀에게 2년 3개월이란 공백기는 잊히는 시간이 아니라, 온전한 도움닫기로서의 역할을 했음이 증명된 셈이다. 덕분에 다른 가수들에게도, 연예계에 속한 다른 이들에게도 이제 공백기는 두렵기만 한 시간이 아니게 되었다. 조급해 하지 않고 차분히 자신의 업을 해나가다 보면 새로운 도약을 일구어낼 수 있는, 온전히 나 스스로를 지지하는 시간으로 재증명된 게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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