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들호2’ 박신양 목발투혼 무색했던 고현정 잔혹사 (종영) [종합]
2019. 03.26(화) 23:11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박신양 고현정 이민지 변희봉 최승경 조달환 이미도 윤주만 주진모 정준원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박신양 고현정 이민지 변희봉 최승경 조달환 이미도 윤주만 주진모 정준원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의 정체성은 제목과 달리 ‘이자경(고현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각종 폭력으로 얼룩진 ‘클럽 버닝썬 게이트’를 비롯해 권력과 연예계의 유착을 보여준 故 장자연 사건 등이 연일 사회면을 장식하는 현재, 이 현대판 마녀의 지지부진한 상처 토로기는 시청자들에게 특정 메시지도 감정적 동요도 줄 수 없었다.

26일 밤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극본 최완규·연출 한상우)(이하 ‘조들호2’) 39, 40회 최종회에서는 조들호(박신양), 이자경(고현정), 윤소미(이민지), 국현일(변희봉) 강만수(최승경), 안동출(조달환), 오정자(이미도), 최형탁(윤주만), 국종섭(권혁), 국종희(장하란), 곡종복(정준원), 신미숙(서이숙) 등을 둘러싼 형사·법정스토리 결말이 그려졌다.

이날 조들호는 대산복지원 사태에 관련해 국일그룹 삼남매 측에 협박을 받으며 목숨 위협을 느꼈다. 그러나 진실의 꼬리는 밟혔고, 국일그룹 로열패밀리들은 구속당했으며 이자경 역시 파국을 맞았다.

조들호 팀은 막강한 이자경과 국일이라는 현대판 괴물을 상대로, 대산복지원 피해자 공판에서 차분히 법정 상황을 헤쳐나가고 뒤집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다수의 법정스토리가 그렇듯 최종 승리는 조들호가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자경의 캐릭터성을 원톱으로 부각하다시피 한 드라마 특성상, 이 같은 법정 해피엔딩은 결말을 위한 결말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조들호2’는 과거 자신의 능력과 타고난 사회적 감각으로 성공의 길을 걷게 된 ‘개천룡’ 변호사 조들호의 이야기를 잇는 차원에서 야심차게 기획됐다. 전 시즌의 경우 원작 웹툰의 유명세와 맞물려 탄탄한 각색의 힘으로 많은 이들에게 호평 받았고, 이에 시즌2를 향한 기존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감도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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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뚜껑을 연 ‘조들호2’는 많은 기존 팬들의 기대를 배반하는 힘없는 스토리텔링, 지지부진한 전개력으로 시즌1의 영광을 잇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서 조들호의 막강한 적, 국일그룹의 충실한 심복 이자경은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하는 주요 캐릭터로 부각됐다. 그런 이자경에겐 누구보다 아픈 과거 상처가 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도 없이 복지원에 들어가 간 자경은 갖은 범죄와 악행을 저지르는 어른들을 보고 자랐다. 그에게 세상은 죽여야 할 사람들을 골라내야 할, 생지옥 그 자체였다.

이 같은 이자경의 캐릭터성은 일종의 현대판 마녀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조들호2’는 이자경의 이 같은 캐릭터성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의존했다는 인상이다.

연일 어두운 사건사고가 사회면을 뒤덮는 현 시점에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했던 이야기는 사실상 현 사회에 흔치 않은 약자들의 인생 개척기였다. 극중 의협심 넘치는 개청룡 변호사 조들호, 즉 약자의 편에 선 히어로야말로 이 시점에 반드시 필요한 브라운관의 판타지 서사였던 것.

그러나 조들호는 이자경의 이 같은 어둔 과거사와 다크한 트라우마 탓에 그 존재감이 묻히고 말았다. 실제로 조들호의 모든 시간은 오로지 이자경의 각종 만행을 수습하고 뒤치다꺼리하는데 소요됐다. 드라마 촬영 도중, 허리디스크로 목발까지 짚고 촬영을 강행한 박신양의 연기 투혼을 안타까워하는 시청자들의 한숨이 짙은 이유다.

결과적으로 ‘조들호2’는 제목과 달리 이자경의 암울한 트라우마 수기(手記)로 종결되고 말았다.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지독한 2019년, 이 현대판 마녀의 이야기만으로 장장 40부작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드라마 창작자들로서는 다소 안일한 선택 아니었을까.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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