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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그래 풍상씨' 전혜빈의 화양연화, 배우로 만개하다 [인터뷰]
2019. 03.30(토) 09:30
왜그래 풍상씨 전혜빈
왜그래 풍상씨 전혜빈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 사람의 변화를 옆에서 지켜보는 일은 여러모로 뜻깊다. 그 변화가 긍정적이기까지 하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부단히 노력해 자신에 대한 편견을 깨고, 배우로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는 전혜빈을 지켜보는 일이 그렇다.

드라마 '또 오해영'으로 '걸그룹 출신 배우' 꼬리표를 떼냈던 전혜빈이 또다시 인생작을 만났다. 전혜빈은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에서 의사 이정상 역을 맡아 정극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전혜빈이 맡은 역할인 이정상은 사고만 치는 풍상(유준상)의 동생 중 유일하게 '정상'이자 그의 자부심인 동생이다. 동생들 뒷바라지에 인생을 바친 풍상을 주변 인물들은 바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정상만은 그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런 정상과 풍상의 서사는 안방극장을 눈물로 물들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그 호평은 전혜빈이 매 순간 진심으로 연기에 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혜빈이 이정상을 온전히 진심을 다해 표현할 수 있었던 건,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혜빈은 "저도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사는 장녀다"라면서 "저 역시 늘 정상이의 마음 같았다. 물론 가끔씩 어깨의 짐이 무거울 때도 있었지만, 가족이 저 때문에 좋은 일이 생긴다면 그것도 큰 기쁨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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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남 작가 특유의 필력 역시 전혜빈이 오롯이 이정상에 몰입하게끔 했다. 문영남 작가는 드라마 '우리 갑순이' '왕가네 식구들' '수상한 삼형제' '소문난 칠공주' 등을 통해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필력으로 펼쳐내 인정받은 바 있다.

"문영남 작가님의 위대함을 알았다"는 전혜빈은 노양심(이보희)이 병원까지 찾아와 정상에게 돈을 요구하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이정상은 돈을 달라고 뻔뻔하게 요구하는 노양심에게 대학 등록금을 도와달라고 찾아간 자신을 문전박대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눈물을 쏟는다. 이정상은 "당신 집에 목을 메달면 어떨까 생각했다. 당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목 메단 나를 발견하면 당신 기분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하며 노양심에 대한 원망을 쏟아낸다. 전혜빈은 해당 대사에 대해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쓸 수 없는 대사다"라면서 "지인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그 대사를 듣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삶에 대한 관록이 곳곳에 묻어난 문영남 작가의 대사 덕분에 이정상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또 그 대사들을 잘 표현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전혜빈이다.

캐릭터에 너무 몰입한 탓일까. 카메라가 없을 때에도 풍상 역의 유준상만 보면 그렇게 눈물이 났단다. 전혜빈은 이정상과 강열한(최성재)의 결혼식 장면 리허설 때 유준상을 보자마자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고생한 끝에 정상이를 시집보내는 풍상이 오빠와 그런 마음을 아는 정상이의 마음이 너무 이해 갔다"면서 전혜빈은 "그 장면이 저에게는 제일 슬펐다. 정말 진심으로 했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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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만 치던 동생들은 풍상이의 간암 투병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화합한다. '짐인 줄 알았던 가족도 모이면 힘이 된다'는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전하며 드라마는 끝을 맺었다. 그러나 유의미한 메시지에도 드라마는 자극적인 소재 때문에 '막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전혜빈은 "극적인 갈등을 높이려다 보니까 막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면서 "우리 내 가족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답답해하고 속상해한 것 같았다. 주변에 다들 그런 사람 한 명쯤은 있지 않나. 그 답답함을 대변할 수 없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막장이라는 단어를 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막장' 논란이 있었지만, 누군가에는 큰 의미로 다가간 작품이기도 했다. 전혜빈이 만난 시청자 역시 그랬다. 간암 투병 중인 남편을 둔 시청자가 전혜빈에게 "꼭 의사 양반이 풍상이를 살려줘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우리 가족에게도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단다. 이에 전혜빈은 "저는 드라마에 출연해 한 캐릭터를 연기를 했을 뿐인데,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는 사명감이 생기더라"면서 "우리가 뭐라고 희망을 줄 수 있는지,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이 느꼈다"고 했다.

전혜빈도 풍상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부친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전혜빈의 부친도 '왜그래 풍상씨'를 보며 자신의 지난 삶을 반추했단다. 전혜빈은 "드라마 끝나고 쫑파티를 하는데 아버지에게 문자가 왔다. '드라마 잘 봤다. 이제 연기자로 자리가 잡혔더구나. 누구나 다 그랬겠지만 아빠도 지난날들을 생각하며 봤다. 오랜만에 공감하는 시간들이었다. 사랑한다'고 하시더라"면서 "아버지에게 그런 문자를 처음 받아봤다. 아버지 성격에 이 문자를 보내기까지 얼마나 썼다, 지웠다 했을까 생각하니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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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마음을 다해 드라마를 봐주시고, 그 반응들을 제 온몸으로 느낀 작품은 이번이 두 번째예요. 배우로서 적당한 기간 안에 좋은 작품을 또 만난다는 게 선물 같은 일인데, 참 감사하죠."

매 순간 치열하게, 허투루 하는 법 없이 착실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전혜빈이다. 이제 누가 뭐래도 완연한 배우로서 찬란한 화양연화(花樣年華)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전혜빈을 아낌없이 응원하고 싶은 이유다.

"되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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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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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왜그래 풍상씨 | 전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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