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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강자가 강자의 것인 상식에 반(反)했을 때 [이슈&톡]
2019. 04.11(목) 17:55
설리
설리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애정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란 삶의 이치가 스타만큼 잘 대입되는 존재도 없다. 대중의 마음에 단단히 얹힌 어떤 스타를 향한 비호감은, 어찌 되었든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고 관심이란 것 자체가 어느 정도의 호감을 기반으로 하니까. 그저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어떠한 계기로 호감이 비호감으로 자리를 옮겼을 따름이고, 좋던 사람이 싫어지면 작은 부분 하나하나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것처럼 해당 스타를 대하는 대중의 시선과 태도가 달라졌을 따름이다.

아역배우에서 걸그룹까지, 사랑스러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무슨 말만 해도 논란이 되어버리는 ‘설리’가 대표적 예라 하겠다. 대중의 눈 밖에 나게 된 원인을 무엇이라고 정확히 단언할 순 없다. 싫은 이유란 게 지극히 개인적이고 제 각각일 가능성이 높지 않나. 대충 뭉뚱그려 되짚어 본다면 그룹 ‘에프엑스(f(x))’를 탈퇴할 무렵 보였던 무대 위에서의 무기력함과 그녀의 갖가지 기행(대중의 시선에서 보기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비호감인 스타에게, 그것도 대대적인 호감의 대상자였던 과거가 있는 스타에게 대중은 한층 더 가혹한 법이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게 있으면 곧바로 비난 및 악플을 던지고 만다. 비록 일반적인 기준을 벗어나는 기행이 간혹 있긴 했어도 사회에 큰 해를 끼친 적은 없어서, 아무리 영향력을 지닌 스타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그녀를 향한 대중의 공격은 솔직히 말해,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느낌이 강하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의 상식에 거슬린다는 게 비난을 받을 이유로 성립 되느냐는 점, 그녀의 행동을 기행으로 보는 기준도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그저 보통의 상식 선을 넘어섰다고 기행이라 볼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상식이란 또 무엇인가. 예를 들어, 여자라면 당연히 브래지어를 착용해야 할 것, 괜스레 자극적인 상상의 소재가 되거나 하여 상대방의 기분을 언짢게 할 수 있으니 사회에선 당연히 지켜야 할 예의라는 것 정도일까.

부분적으론 맞을 지 몰라도 전체적으론 틀렸다. 우리는 으레 상식이 절대적 도덕률인 마냥 착각하고는 하는데 상식이란 지금까지의 사회가 부단히 학습해온, 언제든 변하고 수정될 수 있는 결과일 따름이다. 즉, 설리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현재 다수가 인정하고 받아들인 상식을 거부했다고 엄혹한 소리를 들을 이유는 없다는 소리다. 자신의 자유의지로 상식 밖의 선택을 한 게 왜 비난 받을 일이고 논란이 될 사건인가.

“상식은 강자의 것이다. 그러므로 대개 상식은 약함에 대한 혐오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설리는 호감을 기반으로 한 미움을 받든 그냥 증오를 받든, 그럼에도 영향력을 지닌 사회적 강자인 동시에 강자의 것인 상식이 약함으로 지정해 놓은(위의 강지희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여성이기 때문이다. 큰 영향력을 지닌 강자의 위치에서 강자의 것을 어기니 여성이라는 그녀 본래의 특질이 공격받기 좋게 드러나버린 것. 그에 따라 미움과 증오 또한 순식간에 혐오로 변모한다.

이제 설리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비호감인 스타가 비호감인 행동을 했고 대중은 그에 따른 반응을 보였다는 것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대중이 가졌던 싫은 마음이 실은 강자의 시선에 의한 혐오의 감정일 수 있다고, 상식에서 소외된 진실이 한 스타의 기괴한 행동약식을 빌려, 그의 영향력을 힘입어 공론화되는 데 이르게 된 걸 수도 있는 까닭이다. 좀 더 복잡하고 신중한 시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할 때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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