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킴 숲’, 스타의 영향력이 철거되는 경우 [이슈&톡]
2019. 04.21(일) 10:40
로이킴 숲
로이킴 숲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안타까운 일이다. 당시엔 선한 영향력으로 조성 되었을 숲이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숲과 숲에 담긴 귀한 마음은 무슨 죄인가. 선한 영향력이 도리어 부메랑이 되어 달려든 꼴. 영향력은 누가 쥐는 지에 따라 무기가 되기도 하고 조리도구가 되기도 하는 칼처럼 그 자체로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없다. 그것을 부여 받은 사람의 삶의 모양에 따라 색을 달리할 뿐이다.

‘로이킴’의 죄목은 음란물 유포죄, 정준영을 비롯한 이들의 것과 달리 성범죄로 분류되지 않아 가벼운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로서는 다행이겠다. 현행법 상 그나마 무게가 덜한 죄목(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더 강도 높은 법의 심판이 요구되는 상황이긴 하다)에 간신히 속했으니까. 어쩌면 일각의 이해를 바랄 수도 있겠다. 스타도 사람이고, 사람이면 누구나 실수 혹은 잘못을 저지르니까 깊이 뉘우치면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팬들의 마음은 항상 하해와 같으나, 때로는 그것마저도 돌이키지 못하는 실수 혹은 잘못이 있기 마련이고 안타깝게도 ‘로이킴’의 경우는 여기에 속한다. 이성 스타를 향한 팬들의 마음은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굳이 나의 것이 되기를 원하여 좋아한다기보다 좋아하는 마음과 행위 만으로 나의 삶이 좀 더 가치로워질 수 있다면 충분하다. 다시 말해, 어떤 스타의 진귀한 가치를 알아보고 좋아하게 됨으로써 그러한 가치를 알아본 자신을 좀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이라 할까.

대부분 이러한 진귀한 가치는 해당 스타의 평소 언행이나 삶의 태도 및 가치관 등에서 비롯되는데 종사하는 분야에서 출중한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팬들은 그의 삶과 그의 예술 세계가 어느 누구의 것보다 건강하다는 확신 어린 신뢰를 가지고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겠단 스스로의 맹세도 서슴지 않는다. 이에 로이킴은 모범적이고 깔끔한 이미지에서부터 감미로운 목소리와 음악 실력까지 보유한,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워낙 매력이 넘치니 여자관계는 다소 복잡할 수 있어도 관계에 있어선 신사적일 거라는, 그래도 인성의 밑바탕은 바를 거라는 믿음을 주는 스타, 그의 영향력은 이 지점에서 발생되어 왔으며 덕분에 앨범 발매를 기념한다고 사회적 기업과 협력하여 도심에 숲을 조성하는 등의 선한 결과도 낼 수 있었다. 그러한데 난데없이 음란물 유포 혐의라니, 배신감도 이런 배신감이 없으리라.

로이킴 숲을 탄생시킬 정도로 큰 힘을 발휘했던 ‘로이킴’이란 하나의 스타, 하나의 사람을 향한 ‘신뢰’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좋아할 만한 이유와 가치들은 모두 허구가 되었고 허구인 줄 모르고 진실이라고 믿고 좋아했던 마음은 모욕을 받았다. 팬들이, 대중이 그에게 마음을 주게 된 가장 중요한 기반이 철저히 무너진 것이다. 로이킴의 잘못이 돌이킬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적인 대화가 공개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테니까, 지독히 운도 없다고, 누구에게나 있을 뒷모습을 본인만 들켰다 여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팬들과 대중을 기만하며 쥐어 왔던 영향력의 대가라고, 혹은 이미지에 불과할지라도 대중의 마음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지키지 못했던 어리석음의 결과라고 생각하길.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선의 색을 띠던 그의 영향력이 본인의 삶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어떻게 역풍을 맞이하고 또 어떻게 철거되어 가는지 지켜보는 일 뿐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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