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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김남길의 퍼스널리티 [인터뷰]
2019. 05.07(화) 18:00
열혈사제 김남길
열혈사제 김남길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김남길은 혼자 돋보이기보다는 희생을 하더라도, 다른 이들을 빛나게 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이는 스스로 체득한 배우로서의 가치관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아우르며 함께 하는 '가치'를 아는 김남길의 퍼스널리티(personality, 성격, 인품)는 그 자체로 멋스럽다.

드라마 '선덕여왕' '나쁜 남자' '상어' 등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인정받은 김남길이 사제가 돼 돌아왔다. 분노조절장애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늙은 신부 살인사건으로 만나 어영부영 공조 수사에 들어가고 만신창이 끝에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 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연출 이명우)에서 김남길은 국정원 대테러 특수팀 출신인 김해일 신부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해일은 불의의 사고로 국정원 대테러 특수팀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중 이영준(정동환) 신부를 만나 사제의 길을 걷게 되는 인물이다. 사제복을 입었지만, 거친 독설과 불의엔 분노로 맞서는 등 뭐 하나 사제스럽지 않은 사제다.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시시때때로 괴로워하지만, 신앙심으로 극복하기도 한다. 극 초반 김남길은 깊은 내공의 연기를 통해 복잡다단한 김해일 신부의 서사를 탄탄하게 쌓아 올렸다. 이는 드라마 성공의 성패를 가르는 극 초반 시청자 유입에 큰 몫을 했다.

작품 성공의 기틀을 만들었지만, 이후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고. 김남길은 "5회부터 8회까지 이야기 전개가 겉돌았다. 관계의 진전이나 사건이 해결되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김남길의 말처럼 '열혈사제' 5회부터 8회까지, 김해일과 구대영(김성균) 형사가 이리저리 사건을 파헤치기만 하고 뚜렷하게 해결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또한 '구담구 카르텔'로 명명되는 악인들과의 대립도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결국 작품에 대한 확신이었다. 김해일을 비롯해 여러 캐릭터들의 매력을 잘 쌓은 탓에 '열혈사제'는 CG, 다양한 작품 패러디 등 만화적인 요소들을 전면에 배치하고도 유치하기보다는 '열혈사제'식 판타지라는 호평을 받았다. 김남길 역시 이러한 시청자들의 반응에 "그렇다면 뭔가 해볼 만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뭔가 해볼 만할 때", 김남길에게 부상이라는 제동이 걸렸다. 액션신을 소화하던 중 늑골과 손목 부상을 입은 것. 이에 김남길은 "제작진은 결방을 하고 휴식을 권유했지만, 내가 흐름을 끊을 것 같아서 불안했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예측은 정확히 맞아들었다. '열혈사제'는 '구담구 카르텔'에 맞서는 김해일과 구대영의 공조 수사로 매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대본, 연출, 연기력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 호평의 중심에 김남길이 있음을 부인하는 시청자는 아무도 없다. 능수능란한 코믹 연기로 '열혈사제'의 재미를 배가시키는가 하면, '구담구 카르텔'에 맞서 정의를 구현하는 김해일 신부의 서사를 깊은 내공의 연기력으로 소화한 김남길이다.

김남길의 활약은 '열혈사제'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며, 작품의 흥행을 견인했고, 이에 힘 입어 '열혈사제'는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열혈사제' 성공은 김남길에게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다. 김남길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선덕여왕'과 '열혈사제'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김남길'이라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한 바 있다. 당시 '김남길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덕여왕'은 김남길에게 배우로서 활로를 열었다. '선덕여왕'이후 꼭 10년 만에 '열혈사제'로 다시금 안방극장에 배우 김남길의 존재감을 아로새겼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열혈사제' 팀이 좋은 팀워크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도 김남길에게 있었다. 실제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열혈사제' 배우들 모두 현장에서의 김남길의 태도에 대해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남길은 주연으로서 현장 전반을 아우르는 포용력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었다.

김남길은 "제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별다른 것 없이 자신은 주연에 걸맞은 책임감에 따라 행동한 것뿐이란다. 하지만 책임감만으로 100명이 넘는 팀원들을 이끌고 가기란 쉽지 않다는 걸 모두가 안다. 이는 오랜 세월 축적돼 온 작품에 임하는 김남길의 태도나 다름 없었다.

"'열혈사제'로 단역 배우들이 재조명받은 게 제일 좋더라고요. 제가 추구해왔던 것들이 이뤄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다 같이 뭔가 잘 끝냈다는 느낌이 좀 남달랐던 작품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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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로 인해 김남길의 연말 연기 대상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 정작 김남길은 "이 화제성은 길어봐야 한, 두달이다"라면서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그는 "드라마가 잘 됨으로 인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작품을 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열혈사제'를 막 끝낸 김남길은 벌써부터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작품으로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겠으나, 자신 있단다. 김남길은 "'열혈사제' 김해일이 제 인생 캐릭터라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아직 인생 캐릭터라고 하기엔 이른 것 같다"면서 "아직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했다.

이처럼 김남길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었다. 그것이 김남길이 배우로서 살아가는 나름의 방식이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하루 이틀 새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한 김남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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