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사제' 안창환 "태국인 연기, 처음엔 부담됐죠" [인터뷰]
2019. 05.10(금) 18:15
열혈사제 안창환
열혈사제 안창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어떤 목표지점을 향해서 가는 배우가 아니라 저에게 주어진 일을 꾸준히 해 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 삶에 있어서도 주어진 삶을 묵묵히 한 발 한 발 걸어 나고 싶습니다." 배우 안창환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배우 안창환의 목표이자 삶의 모토였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연출 이명우)는 분노조절장애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늙은 신부 살인사건으로 만나 어영부영 공조 수사에 들어가고 만신창이 끝에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금새록은 극 중 구답구에서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는 태국 청년이자 반전을 품은 인물인 쏭삭 테카라타나푸라서트(이하 쏭삭) 역을 맡아 연기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조직폭력배 똘마니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안창환이 '열혈사제'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동네 건달 장룡(음문석)의 짓궂은 장난에도 화 한 번 안 낼 정도로 착한 성품과 어설픈 한국어 실력과 순박한 웃음을 지닌 쏭삭으로 말이다.

안창환이 연기한 쏭삭은 '열혈사제'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고, 때로는 감동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호평에도 정작 안창환은 "뭔가 신기하다. 뭔가 쏭삭으로서 완벽한 모습을 못 보여드린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했다.

겸손이었지만 쏭삭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안창환의 노력이 밑바탕됐기 때문이다. 처음 쏭삭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을 때만 해도 안창환은 "부담감이 컸다"고 했다. 태국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데다가, 한국에 정착한 태국인이 어떤 모습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이에 안창환은 한 태국 음식 식당을 찾아가 태국인 무작정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안창환은 "그분과 이야기했을 때, 말투나 행동에서 순수함이 느껴졌다. 그런 것들이 쏭삭이라는 친구의 태도나 성격을 만드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태국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쏭삭에 점차 다가간 안창환의 다음 준비는 무에타이를 연마하는 것이었다. 극 중후반부 공개되는 쏭삭의 진짜 정체는 전직 태국 왕실 경호원이었다. 이에 쏭삭은 숨겨왔던 무술 실력으로 김해일 신부 편에 서서 우직한 우군 노릇을 하는 인물로 변화한다. 초기 시놉시스에서 이 같은 설정을 접한 안창환은 태국의 대표 무술인 무에타이를 연습하며, 송싹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을 위해 노력했단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극 초반 쏭삭을 연기한 배우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똘마니를 연기한 배우가 동일인물임을 알고 놀란 시청자들이 더러 있었다. 이에 안창환은 "한국 사람이 외국 사람을 연기해야 하니까 외국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는데, 시청자분들이 정말로 외국 사람처럼 봐주시니까 너무 감사하다. 제가 준비한 것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정말로 저를 태국인 쏭삭으로 바라봐 주셔서 쏭삭이 완성된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안창환은 장룡 역의 음문석과 오요한 역의 고규필 덕에 쏭삭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저는 규필이 형이랑 문석이 형에게 너무 고맙다"면서 "쏭삭을 연기함에 있어서 한국사람처럼 보이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쏭삭을 바라봐주는 주변 인물들이 너무나 외국사람처럼 대해 줘야 하는데, 문석, 규필이 형이 그걸 잘 연기해줬다. 그래서 시청자들도 두 사람의 시선으로 쏭삭을 봐줬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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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동네 건달에게 당하기만 했던 쏭삭이 태국 왕실 경호원 출신이라는 것이 공개된 장면은 '열혈사제'를 통틀어 명장면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해당 장면에서 쏭삭은 비리의 온상은 라이징문에 습격한 김해일 팀이 위기에 처하자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적을 물리친다. 안창환 역시 해당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촬영 당시에는 아무래도 일정이 급박하게 흘러가서 잘 몰랐는데, 방송으로 보니까 저 역시도 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안창환은 "당시 제가 액션이 처음이다 보니까 엄청 긴장을 하고 있었다. 다른 배우들이 리허설을 보고서 되게 힘을 줬다"면서 "제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주변 배우들 덕분이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안창환은 "쏭삭이라는 캐릭터의 라인을 감독님도 작가님도 너무 잘 그려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말 부분에서 쏭삭은 그간 벌여온 악행으로 인해 교도소에 수감된 장룡을 찾아가 그를 용서하고, 친구로서 보듬어주는 모습으로 결말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말은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동안 장룡이 괴롭힌 것에 비해 쏭삭이 그를 너무나도 쉽게 용서하는 모습이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안창환은 "저도 대본을 봤을 때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쏭삭처럼 정말 순수한 사람이라면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결말이었지만, 안창환은 조연에 지나지 않는 쏭삭의 결말을 그려준 제작진에 감사하다고 했다. 안창환은 "어떻게 보면 주연과 조연 나눌 수는 없지만, 역할마다 쓰임이 있지 않나. 매회 한두 장면밖에 안 나오는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결말 부분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다 그려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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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는 제게 너무나 따뜻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말 안 해도 따뜻하게 챙겨주는 사람들을 만난 작품. 서로 위로가 되는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열혈사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안창환에게는 하나의 숙제가 남겨졌다.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자리한 쏭삭을 벗고,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에 안창환은 "부담은 안 가지려고 노력하는데 작품에 만났을 때 그거에 몰입했을 때 자연스럽게 벗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똘마니가, '열혈사제' 쏭삭이 된 것처럼 안창환이 다른 작품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보여줄 거라는 걸. 안창환이 어떤 작품으로 돌아오든지 간에 응원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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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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