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알스’ 차인표-전혜림 감독, 연출자에서 팬으로 [인터뷰]
2019. 05.23(목) 07:00
옹알스 차인표 인터뷰
옹알스 차인표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차인표 감독과 전혜림 감독은 1년 넘는 시간 동안 옹알스 팀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선입견을 내려 놓고 그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연출자에서 그들을 응원하는 팬이 됐다.

‘옹알스’(감독 차인표 배급 리틀픽빅처스)는 12년간 21개국 46개 도시에서 한국의 코미디를 알린 넌버벌 코미디 팀 옹알스의 미국 라스베가스 도전기를 그린 휴먼 다큐멘터리다. 배우 차인표가 전혜림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아 지난 2018년 1월 미국 LA촬영을 시작으로 약 13개월간 촬영, 편집, 제작을 맡아 완성한 작품이다.

‘옹알스’는 제20회 전주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혜림 감독은 “조마조마했다. 영화제에 온 관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온 사람들이긴 하지만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이 됐다”며 “감사하게도 잘 봐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차인표 감독 역시 “수험생이 성적표를 기다리는 것처럼 떨었다”고 말했다. 차인표 감독의 말에 전혜림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격하게 공감을 했다. 차 감독은 “저예산 다큐멘터리라서 흥행이 목적이 아니긴 하지만 선택하고 봐주는 관객들의 반응이 소중하니까 그 반응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차 감독은 “코미디를 기대하고 왔다가 실망을 할 것 같아서 염려가 됐다”고 했다.

다큐멘터리는 대한민국은 물론 영국, 호주, 중국 등 전세계에 대사 없이 마임과 저글링, 비트박스만으로 웃음을 선사하며 한류 코미디 바람을 일으킨 옹알스의 오랜 소원이자 꿈인 라스베가스 무대를 향한 여정을 담았다.

차 감독은 “솔직히 처음에는 1년이 걸릴 줄 생각도 못 했다. 기획 다큐멘터리라서 몇 달을 찍으면 될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당시 많을 때는 10명 정도의 스태프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1월부터 시작된 촬영이 4월에 종료 되면서 촬영 팀이 해산을 했다. 차 감독은 “전혜림 감독과 둘이서 촬영을 하고 가끔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촬영을 이어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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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감독과 전 감독 모두 단편 극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지만 다큐멘터리 연출이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을 하면서도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전 감독은 촬영을 하면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극 영화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기 때문에 감독의 주관이 들어가도 무방하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는 그렇지 않다”며 “이 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 그 시간이 힘들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원하는 답을 이끌어 내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이끌어 내더라도 진심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에 쓸 수 없는 내용이 많았다”고 했다.

차인표 감독은 4월 촬영 팀이 해산을 한 뒤 전혜림 감독과 둘이 남았을 때가 유혹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옹알스 팀에서 조수원이 가장 컨디션이 안 좋은 시기고 이들이 라스베가스를 갈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겠더라”고 했다.

이어 “차라리 내가 라스베가스를 데리고 갈 생각도 했다. 인터뷰도 잡아놓고 비행기 표도 끊어주고 할 생각을 했지만 그러면 페이크가 되어 버린다”며 “그렇게 해야만 끝날 거 같은데 참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옹알스’는 옹알스 팀의 라스베가스 도전기를 담고 있지만 그들이 라스베가스 무대에 서는 모습까지를 담아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좌절과 고뇌에 집중을 한다. 결국 차인표 감독이 원하는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내지 못한 셈이다.

차 감독은 “기획 다큐멘터리로 시작해서 마지막에 라스베가스 무대에 서는 것을 담길 원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까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도전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다큐멘터리를 끝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던 중 이들이 라스베가스를 가야만 행복한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코미디를 할 수 있는 무대였다”며 “타협이라면 타협일 수 있지만 결국 투자 배급사와 회의를 한 끝에 전주 영화제 출품을 해보자는 결론을 냈다”고 했다.

차 감독은 전주 영화제에서 선택을 받지 못하면 1년을 더 찍어서 라스베가스에 가는 옹알스의 모습을 추가로 넣을 생각을 했다. 전주영화제의 선택을 받으면서 차 감독은 옹알스의 도전이 멈추더라도 영화가 전달하려는 바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혜림 감독 역시 촬영을 진행하면서 이미 라스베가스라는 카드를 버렸다고 했다. 그는 옹알스의 일상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라스베가스 무대에 서는 모습이 아니더라도 관객들과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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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차인표 감독과 전헤림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옹알스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차인표 감독은 “촬영 초반에는 조바심에 ‘왜 라스베가스를 가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그러나 그들의 삶이 있는데 무조건 다그치기만 한 것이다”며 “돌이켜 보면 그 사람들에게 해줘야 하는 건 믿고 기다려줘야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전혜림 감독은 “촬영을 하면서 못 되게 이야기 한 적도 많다. 당시에는 안타까움이 커서 더 그랬던 것 같다”며 “하지만 섣부른 판단이었다. 그 안을 들여다 보면서 공감을 해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선입견이 있었다. 이들은 ‘개그콘서트’에서 밀려난 사람들이다. 갈 곳이 없어 무대를 찾아 다닌 것이다. 처음 해외 공연을 도전했을 당시만해도 이들은 공연을 하고 고깃집에서 불 판을 닦으며 해외를 나갔다. 10년전의 그 모습만을 생각하고 옹알스에게 기대를 했다”고 자신이 선입견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막상 다큐멘터리를 통해 만난 옹알스는 삶에 지쳐 있는 이들이었다. 각자의 사정이 생기기도 했다. 차감독은 그런 개개인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과도한 기대를 한 자신 때문에 옹알스 팀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차 감독은 “무모한 도전을 감행을 하지 못해도 아빠로, 아들로, 남편으로 각자 위치에서 버겁게 살고 있는 선한 이들이다”고 했다. 자신의 조급함에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을 쫓아와준 옹알스 팀에게 감사해 하기도 했다.

차 감독은 ‘옹알스’를 통해 “형편이 나아져 공연을 가난하게 하지 않고 안정된 무대에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 감독은 “지금은 열렬한 팬이 됐다. 누구보다 응원하고 저분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이제는 팬심으로 이들을 응원하고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옹알스’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올댓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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