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프리즈너' 김병철이 소통하는 법 [인터뷰]
2019. 06.02(일) 21:05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작품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 그것이 김병철이 배우로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연출 황인혁)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남궁민)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치는 신개념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다. 김병철은 극 중 선민의식에 가득 찬 의사이자 퇴임을 앞둔 서서울교도소 의료과장 선민식 역을 맡아 연기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고지식하고 잘못된 야망으로 자식들을 학대하는 차민혁 교수 역을 연기해 '차파국'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병철. 그런 그가 '스카이캐슬' 이후 단 한 달 만에 '닥터 프리즈너'로 돌아왔다. 조금의 휴식도 없이 급하게 서두른 이유는 단연 작품에 있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속도감과 흡인력이 있었다. 시청자들을 보게 하는 힘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김병철은 "차민혁과 선민식이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이지만,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했다.

차민혁과 선민식은 언뜻 보면 같은 결을 지닌 캐릭터다. 두 캐릭터 모두 성공에 대한 야망을 넘어 집착을 보인다. 자칫 "똑같은 연기"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병철은 이를 간단히 해결했다.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두 캐릭터에는 차이점이 있었고, 김병철은 그 차이점에 주력해 각기 다른 두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김병철은 선민식에게는 차민혁에게는 없는 유연함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선민식이 아무리 적이어도 목표하는 바가 같으면 손을 잡는다. 하지만 차민혁은 권위적이기만 하지 유연한 구석이라고는 없다"면서 "선민식 같은 경우 자기가 하는 행동이 법에 어긋난다는 걸 명확히 알지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유연함이 드러났으면 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선민식은 경쟁 구도에 있어 매우 유연한 인물이었다. 서서울교도소 의료과장 자리를 두고 나이제와 죽일 듯이 대립하다가도, 이재준(최원영)이라는 공동의 적이 생겼을 때에는 나이제와 동맹을 맺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남궁민과의 대화도 김병철에게 도움이 됐다. 김병철은 "남궁민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작품뿐만 아니라 연기의 방법에 대해서도 대화했다"면서 "남궁민이 촬영 시작하기 전에 저한테 '선민식이라는 캐릭터에서 김병철이라는 배우가 보였으면 한다'고 했다. 꾸미는 것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석했다"고 했다. 마침 자신을 캐릭터에 어떻게 투영할 것인가에 고민하던 김병철에게 남궁민의 조언은 깨달음을 줬다. 이에 김병철은 선민식을 좀 더 입체적으로 그러나 작위적이지 않게 연기 톤을 조절할 수 있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닥터 프리즈너'는 초반 나이제와 선민식의 양자 대결 구도에서 극 후반부에서 이재준이 '최종 보스' 격인 악역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삼자 대결 구도로 변화한다. 이에 김병철은 "양자구도에서는 단순했던 세력의 다툼이 삼자구도에서는 풍부하게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렇게 되면 삼자의 무게중심이 균형을 이루면서 긴장감이 이룰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선민식의 서사가 점차 빈약해지면서 대결 구도는 나이제와 이재준의 양자 구도처럼 그려졌다. 이는 김병철에게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선민식 쪽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무게 중심을 못 이룬 것 같다. 다양한 방식으로 긴장감이 드러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웠다"고 했다.

대결 구도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작품적으로는 만족한다고. '닥터 프리즈너'는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과 함께 최고 시청률 15%를 넘기면서 KBS 평일극의 위상을 입증했다. 다양한 색의 조명과 영화에서 주로 쓰이는 애너모픽 렌즈로 촬영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우스갯소리로 'KBS 드라마 같지 않다'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

김병철은 이 같은 호평에 "KBS에서 보지 못한 화면과 색감이었다. 뭔가 제작진이 마음을 먹었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가 못하는 거 아니잖아라는 생각을 하신 거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병철은 "과감한 조명의 사용 등이 이 작품에 잘 어우러졌던 것 같다. 처음엔 걱정도 했는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김병철은 시청자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남다른 경험을 했다고. 김병철은 "시청자분들 중에 선민식이 뱀 같다는 표현을 하는 분들이 많더라. 실제로 제가 연기할 때 뱀을 떠올린 적이 있다. 마치 텔레파시가 통한 것 같았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드라마 '태양의 후예'부터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스카이 캐슬', 그리고 '닥터 프리즈너'까지. 출연 작품마다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며 새로운 '시청률 요정'으로 떠오른 김병철이다. 그에게 연속 흥행으로 인한 진정한 장점은 시청자들과의 '소통'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 함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연기라는 김병철에게 시청률 흥행이란 더 많은 시청자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닥터 프리즈너' 이후 계획이 휴식인 것도 이와 일맥상통했다. 연이은 작품 출연으로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김병철은 시청자들과 새로운 '소통'을 위해 "전작들의 기운들을 비워내고 새로운 것들을 채우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김병철이 어떠한 연기로 시청자들과 만날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김병철 | 닥터 프리즈너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