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 설정 북마크
홈페이지 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아스달 연대기’에 가해지는 엄격한 잣대의 속사정 [TV공감]
2019. 06.07(금) 13:18
아스달 연대기
아스달 연대기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우리가 ‘아스달 연대기’에 갖는 기대는, 사극의 대가라 볼 수 있는 작가진이 그리는 우리의 고대세계에 관한 것이다. 설사 실제 역사와 차이가 있는 판타지라 하더라도,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되고 숨겨진 우리 고대 국가가 드라마적 상상력을 통해서 우리의 인식 속에 조금이라도 복원될 수 있다면, 덕분에 변형되어 있던 우리의 자긍심이 조금이라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테니까.

선사시대부터 청동기시대의 고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tvN ‘아스달 연대기’(연출 김원석 극본 김영현, 박상연)는 한국 드라마로서 무모한 도전임은 분명하다. 당시의 사료가 많고 적음을 떠나 원시 부족들의 이야기는 자칫 유치한 발상으로 담길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그럼에도 베테랑급의 제작진과 배우진이 모인 거니까, 어쩌면 이 ‘유치한’ 위험성은 피해가지 않을까, 무모한 도전이 걸출한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 예상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의 예상이 들어맞는 구석은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한번 쯤 본 것과 같은 장면들의 구성, 입체적인 분장에 비해 상당히 단출한 대사 등, 소재와 인물의 설정이 보유한 독특성이 오히려 무모함으로 작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전자는 이해할 만하다.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란, 새로운 상상력이란 없고 특히 고대 영웅 스토리이니 당연히 익숙한 패턴일 수밖에.

문제는 후자, 단출한 나머지 유치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대사들에 있다. 판타지적 이야기일수록, 비현실적인 세계관이 현실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한층 더 자연스러운 일상의 대화가 필요하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대사들이 대놓고 상징적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인물의 생명력 넘치는 존재감을 채 맛보기도 전에 비현실성에서 오는 유치함을 느끼게 되고 그 여파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사마저 놓치고 마는 것이다.

은섬(송중기)의 ‘내가 포기하지 못하게 이름을 줘’와 이에 답한 탄야(김지원)의 ‘네 이름은 꿈이야! 나의 꿈이자 와한의 꿈!’이 대표적 예다. 현재까지의 방영분에서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할 이 대사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기는커녕 실소만 자아냈다. 인물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함도 아니고, 그저 상징적이기만 한 대사들의 남발로 지극히 상징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는 대사가 제 빛을 발휘하지 못한 상황이라 하겠다.

사실 이야기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 외에 여기서 비롯되는 또 하나의 우려가 있다. 알다시피 문명이나 언어의 유무는 어떤 민족의 우월함이나 미개함을 나타내는 표시가 될 수 없다. 문명이 발달한 쪽이 도덕성에 있어 좀 더 악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아스달 연대기’는 다행히 그러한 오류는 범하고 있지 않다 여겨진다. 그러나 어눌하게 느껴질 만큼 유독 대사들이 평면적인 와한족의 모습을 접할 때마다 도리어 이를 보는 시청자들이 앞서 언급한 오류를 범할까 걱정이 드는 게다.

민감한 반응이라 할 수 있겠다만, 우리의 뿌리가 되는 고대 사회이자 국가를 소재로 끌어온 드라마로서 ‘아스달 연대기’가 당연히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안그래도 왜곡된 편집으로 몸살을 앓아 왔고 여전히 앓고 있는 우리의 역사다. 정통사극이든 픽션이든 판타지든, 이왕 우리의 역사를 소재로 삼았다면 좋은 방향을 잡아 완성도 높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부여되는 까닭이며, 고작 도입부에 들어갔을 뿐인 ‘아스달 연대기’에 유독 엄격한 잣대가 가해지는 속사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 tvN]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키워드 : 아스달 연대기
싸이월드공감
koreastardaily kantamedaily kakao qq sina news.yahoo news.msn tw.news.yahoo.com thegioidienanh vientianetimes 구글 mk hihoku KT KBS 네이트온 싸이월드 네이트 다음 tvcast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