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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우리 새끼’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 [이슈&톡]
2019. 06.24(월) 13:46
미운 우리 새끼
미운 우리 새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여전히 홀로 있는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자손을 잇지 못하는 데에도 있겠지만, 결국 외로이 남게 될 자녀의 여생을 향한다. ‘미운 우리 새끼’라 하며 혀를 끌끌 차도 가족이란 끈끈한 울타리가 건네는 사랑을 알지 못할까, 자녀가 주는 기쁨을 경험하지 못할까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비혼주의가 도래한 현시대의 젊은이들은 굳이 결혼을 택하지 않는다. 삶에 누군가의 제약, 어떤 환경에 의한 한계를 두지 않으려는 굳은 의지라 할까. 물론 처음은 결혼이란 삶을 고되게 할 뿐이란 생각을 자리 잡게 한 사회의 각박한 실상에서 시작되었지만, 또 여기에 적응이 된 걸까, 삶과 삶을 겹쳐가며 관계의 시간을 쌓는 사랑이란 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비효율적 행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혼자 사는 유명인 자녀들을 둔 몇몇 어머니들을 고정 패널로 초대하여, 그들의 자녀 혹은 또 다른 혼자 사는 유명인의 모습을 촬영하여 보여주는 방식의 예능프로그램이다. 타방송 예능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와는, 어머니들의 한숨과 안타까움, 즉 기성세대의 시선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차이를 가진다.

기성세대에겐 때가 되면 가족을 형성하는 게 당연한 이치였고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러니 때가 되어도 누군가를 만나 확장된 삶을 이루지 못하는 자녀의 모습은 이해될 리 없고, 혹 무언가 부족해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부모라서 가질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인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현세대의 어찌할 수 없는 간극에 의한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까닭에 초반에 발견된 ‘미우새’의 위험성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 두 세대의 간극을 소재로 끌고 들어옴으로써,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비혼이나 독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괜한 열패감만 심어줄 수 있단 맥락이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미우새’는 공감의 행위에서 비롯될 수 있는 이해로 두 세대의 간극에 다가가고 있음을, 열패감이 아니라 가족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나름의 과정임을 증명했다.

특히 지난 23일의 방송은 주목할 만한데 과거 연예계에서 화려한 활동을 하다 희귀질환으로 두 눈의 시력을 잃은 방송인 ‘이동우’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실명 당시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방황했으나 자신을 묵묵히 받아내 준 가족으로 인해 삶을 지속하게 되었고, 지금은 아빠와 함께 유럽여행을 가고 싶어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능력 있는 아빠로 여겨주는 딸에게 큰 힘을 얻고 있었다.

이동우와 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대부분이 울컥했는데 무엇이 이들의 마음을 울린 것일까. 하하의 말을 빌리자면 세상에서 느낄 수 없는,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가족만이 건넬 수 있는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여기서 우리는 ‘미우새’가 은연 중에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는다. 누군가와 삶을 나눈다는 이 최대의 비효율적 행위, 결혼의 동력은 오로지 가족이라 불리는 사랑의 공동체가 주는 행복과 기쁨만이 될 수 있으며 이 외의 것(사회 통념이라든지, 효도라든지)들은 오작동의 가능성만 높일 뿐이란 사실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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