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스릴러 장르적 만족감, 그러나 아쉬운 설득력 [씨네뷰]
2019. 06.25(화) 15:38
비스트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비스트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매 작품마다 관객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드는 이정호 감독이 영화 ‘비스트’로 돌아왔다. 관객에게 스릴러 장르로는 만족함을 선사할 수 있겠으나 너무 많은 사건이 되려 설득력을 떨어트렸다.

‘비스트’(감독 이정호 배급 NEW)는 프랑스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둔 ‘오르페브르 36번가’(2006)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두 형사를 중심으로 욕망과 배신을 보여준다. 하지만 각색을 하는 과정에서 ‘비스트’는 기존에 없는 다양한 사건이 더해졌다.

원작은 갱을 소탕하기 위해서 정보원과 거래를 한다. 하지만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기 위해 한수(이성민)가 마약 브로커이자 자신의 정보원 춘배(전혜진)와 부당한 거래를 한다. 이렇게 갱이 살인마로 바뀌면서 기존의 이야기와 다르게 다양한 사건이 등장하게 된다. 사건이 비교적 단순한 대신 두 남자의 심리에 집중했던 원작과 달리 ‘비스트’는 두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사건이 복잡하게 꼬여 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정작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아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한다. 원작은 두 남자 주인공이 대립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벌어지는 사건이 두 사람의 대립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면, ‘비스트’는 두 사람이 대립을 하는 이유가 불명확하다. 한수과 민태(유재명)은 첫 등장부터 서로 묘한 신경전을 펼친다. 그리고 희대의 살인마를 잡는 과정에서 서로 경쟁을 하지만 왜 서로를 극도로 미워하는 지를 알기 어렵다. 두 사람이 이렇게 대립을 하는 이유는 각각의 인물이 하는 대사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과거 한 팀이었던 이들이 왜 이토록 증오를 하는 지를 눈치채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살인마를 잡는 과정에서 살인마의 범죄 행각이 드러나면서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지 않지만 관객 스스로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연출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가 잔인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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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장르적 특성이 탄탄한 편이다. 이정호 감독은 ‘베스트셀러’ ‘방황하는 칼날’ 등을 통해 각각의 인물을 극한으로 몰아 넣으며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해 왔다. 이번 작품 역시도 이정호 감독의 장점을 살려 매 장면마다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도 이정호 감독이 매 작품마다 관객에게 던지는 딜레마가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방황하는 칼날’을 통해 촉법소년이 가지는 딜레마를 던진 이정호 감독은 범죄자의 목숨과 범죄자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을 양쪽 저울에 올려 놓고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과 유재명의 연기 대결도 복잡한 이야기 임에도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자신의 범죄 사실이 점차 드러나면서 긴장하게 되는 한수의 모습을 이성민이 완벽하게 그려냈다. 유재명은 표면적으로 보면 무능력하고 민폐 캐릭터로 전락할 법한 민태라는 캐릭터를 욕망에 사로잡힌 괴물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춘배 역할로 파격적인 변신을 전혜진은 사건을 만들고 한수를 흔들어 놓는 역할을 소화해 극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너무 복잡한 사건 전개가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힘을 주고 보게 만드는 스릴러 장르의 만족감, 그리고 감탄을 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이 130분이라는 시간 동안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한다.

영화는 26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비스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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