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우리는 지금 ‘배타미'가 부럽다 [이슈&톡]
2019. 06.25(화) 17:45
검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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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일하는 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로서 최선의 것이 나왔다. ‘배타미’라 불리는 그녀의 멋짐은 단순히 걸크러쉬로 정의될 수 없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 있든, 자신의 삶이 충실히 쌓아온 ‘배타미’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어느 누구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줄 아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때로는 그녀의 반응이나 행동이 역발상(일반적인 생각과 반대가 되는 생각을 해 냄)적인 것으로 느껴져 세상의 뭇매를 맞기도 하지만 타미는 그저 배타미일 뿐이다.

“날 지킬 사람은 나 뿐이고, 그 쇼를 한 건 내가 내 편 들어준 거에요"

십몇년의 시간을 들여온 회사 유니콘(포털사이트 회사)에서 자신을 청문회로, 총알받이로 내보냈을 때 배타미(임수정)는 고민했다. 물론 그녀의 성정상 끝까지 충성할 것인가 아님 정의를 지킬 것인가, 와 같은 근엄한 고민은 아니었다. 자신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설립 초기의 가치는 어디다 팔아먹고 재력과 권력의 앞잡이가 된 회사를 위해 소중한 자신을 희생시킬 것인가.

당연히 타미의 선택은 제 자신, 수 해의 삶이 쌓은 경력과 재능과 지혜를 총동원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역발상으로, 총알을 잔뜩 지고 나온 의원에게 역공(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보여줌)을 가하여 곤경에 처한 스스로를 구해냈다. “뭐 부모님 원수를 갚거나 전 남편에게 복수하거나 그런 이유 기대하는 거야? 내 욕망엔 계기가 없어. 내 욕망은 내가 만드는 거야. 상상도 못하겠지만. 그런데 네 욕망은 불법이야. 부디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길 바라.”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드라마의 주인공답게 유독 험난한 길 위에 놓인 타미는, 누군가 조작한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하루 아침에 호스트바 출신 남자 배우의 스폰서가 되어 버렸다. 이어진 상황은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살갑지 않은 시선과 수근수근거리는 말들, 그리고 회사 앞을 찾아와 심한 욕설과 함께 계란을 투척하는 팬들까지. 누구나 예상 가능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타미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배타미였다.

“던지는 사람과 맞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줄 아나 본데 보다시피 아니야”

계란을 던진 이에게 똑같이 계란을 던짐으로써, 기어코 대중에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각인시킬 만한 또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낸 것. 아무리 억울해도 욕을 하면 그냥 듣는 수밖에 없고 계란을 던지면 그냥 맞는 수밖에 없었던 기존의 여자주인공들이 그간 삼켜 왔던 분을, 이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시청자들의 막힌 속을 그야말로 한번에 풀어버리는 기똥찬 반격이 아닐 수 없다.

던지는 사람과 맞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으며 아무리 옳게 산다고 자부해도 ‘나도 누군가에게 개새끼일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맥락은 우리가 당연시 여기며 따라 왔던 기존의 틀, 사고방식을 깨는 이러한 역발상을 우리가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희열을 느끼며 반기는 기색이라 할까. 진실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누구보다 성실하게 삶과 세계와 맞붙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속 인물들이 우리 안의 내밀한 욕망을 봉인해제 시킨 결과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배타미’가 부럽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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