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불행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관하여 [이슈&톡]
2019. 07.29(월) 17:23
송중기 송혜교
송중기 송혜교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스타의 불행은 이토록 힘들다. 그들에겐 행복도 불행도 자신만의 것이 아닌 까닭이다. 행복할 때도, 불행할 때도 수많은 시선이 함께 하여 그들만큼의 크기로 가늠되어야 할 행복과 불행을 몇 배로 늘리곤 하니, 그들로선 본래 크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까맣게 잊을 정도다. 어쩌면 스타가 스타여서 겪는 고통이란 이런 맥락이 아닐까.

송중기와 송혜교의 결혼 소식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고 축하를 보냈다. 하지만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 그들은 파경을 맞았고 당시 환호하고 축하를 보냈던 이들은 이제 그들의 속내를 샅샅이 파헤치고 싶어 혈안이 되어 있다. 포털사이트에 저들의 이름과 연관된 검색어로 ‘송중기 송혜교 이혼사유’가 뜨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얄궂게도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가 또 없다. 각각의 사정과 복잡한 감정이 얽힌,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인지라 뚜렷한 답이 있을 리 없고 솔직히 어떤 답도 정확하다 말할 수 없으니까. 사람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발동시키기에 그야말로 아주 적합한 조건이다. 결국 사그라들 길 없는 대중의 관심이 얼마 전 송혜교와 외국의 한 매체 사이에 이루어진 인터뷰까지 끄집어 내더라.

주얼리 브랜드 홍보에 맞추어 진행된 터라 인터뷰의 내용은 지극히 단순했다. 송혜교란 스타의 면모나 그녀의 주얼리 취향 등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 대다수였다 할까. 하지만 송중기와의 이혼 조정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인터뷰를 읽어내는 사람들의 시선에 새로운 해석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치 그녀의 모든 답이 하나의 복선이었던 마냥 여겨지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결정하냐는 질문에 송혜교는 방식이 따로 있다기보다 그저 운명처럼 만나는 것 같다는 의미로 ‘fate(운명)’란 단어를 썼는데, 참 기이하게도 이것이 그녀가 처한 상황과 연결되며 이혼을 암시한 게 되어 버렸다. 뿐만 아니다. 하반기 계획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 답한 것도 동일한 선 상에서 해석되고 있는 중이다.

이쯤 되면 송중기와 송혜교의 개인사에 닥친 불행이 대중에겐 하나의 오락거리가 된 셈이다. 물론 대중의 알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고, 스타라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바는 어떤 이유로도 타인의 불행을 스스로의 즐길 거리로 삼는 일은 인간의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것. 조금만 입장을 바꾸어 봐도 불행이 그들에게 피워내는 고통을 짐작할 만하지 않는가.

그러니 우리 이만 멈추자. 안 그래도 몇 배로 확장된 불행의 부피 탓에 당사자들은 이미 충분하게 괴로움을 맛보고 있을 터, 더 보태지는 말자.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수준이 드러난다고 했다. 불행을 보며 흥미진진해하고 수근거리는 게 아니라, 원인을 찾아보겠다며 애꿎은 상처만 안기는 게 아니라, 불행을 그들만의 것으로 두며 그저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응원해 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으리. 이제 수준 높은 대중이 될 때도 되었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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