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산촌편’-‘캠핑클럽’,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 [이슈&톡]
2019. 08.16(금) 16:09
캠핑클럽 삼시세끼 산촌편
캠핑클럽 삼시세끼 산촌편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삼시세끼 산촌편’과 ‘캠핑클럽’의 인기는 단순히 화제성 높은 인물의 출연 때문만은 아니다. 대중의 관심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방송가의 콘텐츠들이 역으로 우리의 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긴밀한 척도가 됨을 고려할 때, ‘삼시세끼 산촌편’과 ‘캠핑클럽’에 담긴 무언가가 우리 내면의 어떤 스위치를 누른 결과다.

우리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내면의 스위치는 결핍된 욕망 위에 존재하곤 하는데, ‘캠핑클럽’과 ‘삼시세끼 산촌편’은 그 중 관계에 관한 부분을 건드린다. 아직 어른이라 할 수 없는 어린 나이에 아이돌 그룹으로 묶여 살아야 했던 이들이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자리에서 그 땐 할 수 없었던 이야기꽃을 피우고, 각자 자신의 삶을 쌓아올려오던 세 여배우들이 외딴 시골집에서 함께 삼시 세 끼를 지어 먹는다.

서로 다른 목적과 출발점을 지닌 두 프로그램이지만 공통적으로 ‘함께 사는 삶’, 즉,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한다 볼 수 있다. 나의 사고와 나의 삶의 방식이 중요해지다 못해 타인과 어우러지는 법을 잃어버린 오늘의 우리들을 위해 얼마나 시의적절한 프로그램들인지. 특히 ‘캠핑클럽’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의 어려움을 나누고, 이 나누는 과정을 통해 함께 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캠핑클럽’에서 이효리는 ‘핑클’로 활동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당시에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이는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유독 그녀에게 더욱 인식된 이유는 해체 후에도 잘 모인 세 명과 달리 그녀는 그렇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자신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반문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관계를 맺는 방법이 서로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르며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다는 그녀다.

그리고 20여년이 지난 지금 ‘핑클’이란 이름 아래 다시 모인 이들, 서로의 다른 점만 부각시켜 보느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닮은 점들을 찾아낸 것도 모자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더욱 잘 맞을 수 있었다는, 깨달음 가득한 대화를 하는 경지에까지 오르고 만다. 이 순간 우리의 몰입도 또한 최고치를 찍는데, 그녀들에게 내재된 관계적 고민이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것과 닮아 있는 까닭으로,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당장 필요한 해법이 되었으리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였기에 보기 좋은 합이 된다, ‘삼시세끼 산촌편’은 이러한 맥락 위에 있다. 흥도 허당기도 넘치는 털털한 큰 언니 염정아와 장난기로는 뒤쳐지지 않지만 여성스럽고 꼼꼼한 윤세아, 여기에 소년과 소녀 사이의 중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야무진 막내 박소담. 사실상 이들은 같은 업에 종사하고 현재 같은 예능에 출연하여 일정 기간 함께 산다는 것 외엔 공통점이 거의 없다.

어떤 면에선 낯익고 또 어떤 면에서 낯선 이들이 모이니, ‘삼시세끼 산촌편’은 서로의 다름을 배려하는 자세로 시작된다. 재료부터 만들고 먹는 것까지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가 자진하여 일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은 바로바로 채워 넣는다. 혼자 못 잔다는 염정아를 위해 한 방에서 같이 눈을 붙이고, 박소담의 조류공포증을 염려해 닭장만큼은 두 언니가 앞장 선다. 한 마디로 누군가는 또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이 원하는 상황의 모양새를 접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선뜻.

이를 통해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은 점차 서로의 삶과 삶을 맞대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공동체’, ‘우리’가 되어갈 터인데, ‘캠핑클럽’에서와 마찬가지로 흥미롭게도 바로 이 대목에서 대중은 가장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재미를 느낀다. 오늘의 우리는 겉으로는 타인과 온전한 관계를 맺는 걸 번거롭고 성가시게 여기는 듯 싶으나 실은 상처받을까 두려울 뿐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예외도 있다).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나의 것을 포기하고 나와 맞지 않는 걸 받아내야 하는 일이다 보니, 굳이 나와 다른 타인을 나의 삶으로 끌어 들여 마음 고생할 필요가 있을까 하여 적지 않은 현대인들이 홀로 있는 시간을 택한다. 하지만 곧, 인간의 근본적인 결핍, 외로움에 직면하게 되고 여기서 결국 사람과 사람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뼛속깊이 깨닫는다. ‘삼시세끼 산촌편’과 ‘캠핑클럽’이 거두어들이고 있는 성과는 이러한 우리의 결핍의 시점에서 해석하는 게 옳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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