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원아이드잭’ 권오광 감독 “’타짜’ 두 번은 안 해” [인터뷰]
2019. 09.03(화) 11:38
타짜: 원 아이드 잭 권오광 감독 인터뷰
타짜: 원 아이드 잭 권오광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전작이 잘되면 후발주자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타짜’가 딱 그런 경우다. 원작 만화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첫 영화화 된 ‘타짜’가 워낙 잘 되다 보니 뒤를 이어 ‘타짜’ 시리즈를 연출한 감독들의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권오광 감독 역시 ‘타짜’ 시리즈를 두 번은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타짜: 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ㆍ제작 싸이더스)은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 ‘타짜’는 ‘타짜’(2006), ‘타짜-신의 손’(2014)에 이어 ‘타짜: 원 아이드 잭’에 이르기까지 벌써 세 번째 영화화된 작품이다. 원작을 좋아하는 팬뿐 아니라 영화 ‘타짜’ 시리즈의 팬까지 두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권오광 감독은 ‘타짜:원 아이드 잭’의 연출을 맡기로 결심을 한 순간부터 부담을 가지고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권 감독은 이전 시리즈와의 차별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전작과 다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고 했다. 이에 권 감독은 전작들이 현재보다 과거를 배경으로 삼은 것에 주목했다. 권 감독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의 배경을 현재 우리들의 이야기로 설정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원작 만화 3부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 만화 속 배경은 1990년대로 당시 대학가, 오렌지족 등이 등장한다. 그렇기에 20여년 전 이야기를 지금의 이야기로 바꾸는 것에 숙제였다. 이를 위해 권 감독은 “바꿀 거라면 과감하게 바꾸자고 생각했다”며 원작의 많은 부분을 바꾸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배경뿐 아니라 화투에서 포커로 종목이 바뀐 것 역시 권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하는 요소였다. 화투판을 다룬 전작들은 비교적 대중에게 잘 알려진 화투이기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포커는 익숙하지 않은 게임이기에 설명이 필수적이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권 감독은 아예 게임 자체를 어렵게 설계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게끔 직관적으로 이해가 빠르도록 스트레이트, 포카드, 플러쉬 등 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드 보다는 배우들의 표정과 리액션에 집중해 승패를 알 수 있게끔 연출을 했다.

더불어 카드 게임 자체보다는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들이 주고 받는 대사에 공을 들였다. 권 감독은 도박을 하면서 배우들이 주고 받는 대사의 많은 부분을 실제 친구들과 포커를 하면서 가져왔다고 했다. 이렇게 조금 더 찰진 대사로 카드 자체보다는 카드판 자체 분위기에 집중하게끔 했다. 권 감독은 까치가 자신을 소개할 때 하는 대사도 친구들과 포커를 치면서 패를 하도 좋지 않게 줘서 장난을 치면서 나오게 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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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원 아이드 잭’은 영화의 내용이 챕터로 나뉘어 있다. 자칫 각각의 챕터로 인해 영화의 전체적 흐름이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타짜:원 아이드 잭’은 챕터로 나뉘어 있음에도 각각의 챕터가 유연하게 연결된다.

권 감독은 “챕터마다 목표가 달랐다”고 했다. 초반 챕터는 도일출의 세계를 드라마처럼 보여줬다면 이어지는 챕터는 케이퍼 무비와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각각의 챕터의 분위기를 다르게 했지만 도일출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권 감독은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아 보여줄 게 많았지만 러닝타임 상 축소시킬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으로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권 감독은 마돈나라는 캐릭터가 원작에서 남자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 불편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돈나라는 캐릭터를 나름 사연이 많은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 베드신 역시 섹시하거나 야하기 보다는 처연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일부러 사운드를 빼기도 했다.

반면 영미라는 캐릭터는 기존의 ‘타짜’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권 감독은 “사실 영미뿐 아니라 준희 엄마라는 캐릭터도, 권원장 스토리도 더 있지만 도일출을 중심으로 세계를 구축하다 보니 축약하고 합쳐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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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감독은 규모가 큰 상업 영화 연출이 처음이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만드는 건 똑같다. 한 장면 한 장면 정성껏 찍을 뿐이다”고 했다. 다만 권 감독은 오락 영화이기에 상업적인 부분을 고려했다고 했다.

‘타짜:원 아이드 잭’에 등장하는 다소 잔인한 장면 역시도 관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순화했다고 했다. 까치가 발목이 잘리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장면을 찍기는 했으나 관객들이 불편할 것 같아 간접적인 묘사로 끝을 냈다고 했다. 다른 장면 역시도 얼굴을 보여주거나 소리만 나오는 방식으로 순화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베드신 장면이 있어야 두 사람의 관계가 농밀해지는 것처럼 잔인하긴 해도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며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는 사람들의 냉혹한 세계를 위해 필요했다. 다만 불편하지 않도록 수위 조절을 하려고 했다”고 했다.

권 감독은 나름의 바람이 있다면 ‘타짜’의 세계관이 확장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1편도, 2편도 원작과 조금 다른 지점이 있다. 나름 영화로 옮기면서 생긴 장점들, 재미가 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시리즈 역시 원작과 얼마나 다른 지 비교하면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마블 시리즈도 원작 만화와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지 않나. 그런 식으로 ‘타짜’도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원작 만화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타짜’ 시리즈 중 4부 하나만 남은 셈. 권 감독은 4부를 연출 제안이 들어오면 하겠냐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두 번은 안 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좋아하는 감독들이 쌓아 놓은 탑을 망치지 않을까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했다. 또한 전작과 비교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 것 역시 쉽지 안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강형철 감독님이 ‘타짜2’를 찍고 ‘3편 감독이 고생한 번 해봐라.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권 감독은 강형철 감독이 어떤 심정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너무 이해가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4부가 영화화 되면 영화적으로 재미있을 부분이 많아요. 해외 카지노에 대한 이야기라 로케이션도 진행되어야 할 거고 규모도 커져야 할 거에요. 일단 ‘타짜:원 아이드 잭’이 잘 되어야 다음 영화가 나올 수 있겠죠. 시간이 지나서 다음 시리즈가 제작된다면 다른 감독님과 잘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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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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