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울리는' 김소현의 아우라 [인터뷰]
2019. 09.15(일) 13:00
좋아하면 울리는 김소현
좋아하면 울리는 김소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모든 것이 불완전하고, 불투명하고, 아팠던 성장통이 마침내 끝났다. 아픔이 지나간 자리엔 단단한 마음들이 들어찼다. 그 마음들이 그 어떤 것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아우라가 됐다. 이제 배우 김소현의 아우라는 강인하면서도 아름답다.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시기, 김소현은 성장통을 앓았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끼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다. 부담감과 조급함도 있었다. 그 성장통이 끝난 건, '좋아하면 울리는'을 만나면서부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극본 이아연·연출 이나정)은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좋알람' 어플이 개발되고, 알람을 통해서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투명도 100% 로맨스를 그린 이야기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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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은 극 중 과거의 상처를 완벽히 숨기고 밝은 모습으로 살다가 '좋알람' 출시와 함께 강렬한 첫사랑을 시작하는 조조 역을 맡아 연기했다. 원작 팬이었다는 김소현은 "제가 워낙 좋아했던 웹툰이라서 감회가 새롭지만, 걱정이 앞섰다"면서 "내가 좋아했던 작품에 나오는 게 맞나 싶었다. 근데 안 했으면 '했을 걸'하고 후회했을 것 같다"고 했다.

연약해 보이지만, 강한 친구. 김소현이 생각하는 조조는 이랬다. 김소현은 "'난 구겨지지 않을 거야"라는 대사 그 자체였다"고 했다. 그래서 김소현은 조조를 밝고 강인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미 처한 상황 자체가 힘든 조조를 어둡게 표현하면, 연기하는 자신도 시청자들도 힘들지 않겠나라는 마음에서였다. 물론 이나정 감독이 원하는 방향대로 조조의 아픔을 현실적으로 드러내는 톤으로 연기했지만, 한편으로는 조조가 밝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했단다.

'좋알람'으로 마음을 확인한 조조와 선오는 불같은 첫사랑을 시작한다. 항상 과거 상처가 드러날까 가장 친한 친구인 장고(지헤라)에게도 거짓말하며 살얼음판 걷듯 살던 조조는 선오를 만난 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풋풋한 연애를 이어간다. 실제로 연애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는 김소현은 "연기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진실된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선오와의 첫 키스부터, 흐드러지게 핀 은행나무 아래 손깍지를 끼고 걷는 등 김소현의 '연애세포'를 깨우는 장면들이었다. 김소현은 "손깍지 장면은 감독님이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 봐라'라고 해서 계속 뭐 할까 하다가 깍지를 꼈는데 설레더라. 은행나무 풍경이 너무 예쁘기도 했다"고 했다.

다만 선오와 이별을 선택하는 조조의 감정은 이해하기 어려웠단다. 조조는 선오가 제주도에서 사고를 당하자 과거 부모님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트라우마와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오자 혼란스러워한다. 이에 조조는 천덕구(이재응)가 만든 방패를 '좋알람'에 깔고 선오와 이별한다. 김소현은 "(조조의 감정을) 연기해야 하니까,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면서 "감독님에게 '왜 헤어지는 거냐'고 정말 많이 물어봤다"고 했다. 수많은 물음 끝에 김소현은 "조조가 벅차고 힘든 감정들에서 도망가고 싶었던 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려고 했다"면서 "방패를 까는 장면을 찍었을 때 정말 힘들었다. 조조가 많이 안타깝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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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오와 이별하고 4년이 지난 뒤, 조조는 혜영(정가람)과 재회한다. 혜영은 선오의 단짝 친구로, 조조에게 먼저 반했지만 선오로 인해 고백도 못하고 순애보를 간직한다. 다시 만난 조조에게 '좋알람'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천천히 다가간다. 조조, 선오, 혜영의 삼각 로맨스가 다시 시작되려는 암시만 한 채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1은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원작을 봤을 때부터 '혜영파'였던 김소현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시즌 2를 염두에 둔 건가 싶다"면서 김소현은 "혜영이랑 못 보여준 게 많다. 시즌2가 나온다면 '선오파'였던 분들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전제작으로 제작된 '좋아하면 울리는'은 주 1, 2회 공개되는 여타 방송 시스템과 달리 시즌 1의 전체 회차가 일시에 공개됐다. 김소현은 이 같은 공개 방식이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점이 더 많았다고 했다. 시청자 반응을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자연스레 항상 어깨를 짓누르던 부담감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아역부터 했으니까 알아서 잘할 거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알아서 잘해야 하는구나라는 부담감이 있었다"는 김소현은 "이번 작품을 촬영할 때는 그런 거에 큰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뭘까 생각하면서 했다. 가람 씨가 드라마 촬영장을 어려워해서 저에게 의지했다. 그때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부담이기보다는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고 했다.

조급함도 '좋아하면 울리는'을 하면서 차츰 사그라들었다. 김소현은 "조금은 천천히 해나가도 되겠다 싶었다"면서 "성인 연기자가 된 후 제 모습을 천천히 담아가면서 연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원래 아파도, 고민이 생겨도 혼자 참는 편이었다는 김소현은 "그러다 보니 마음의 병이 생기더라. 안 되겠다 싶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 실제로 앞서 만났던 김소현과 이번 작품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김소현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전자가 늘 긴장된 상태로 바르고 착한 모습이었다면, 후자는 한층 더 여유로워지고 선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이 같은 변화는 김소현에게 자양분이 될 것이 자명하다. 그 자양분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김소현의 변화를 지켜보는 일은 이렇듯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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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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