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캠핑클럽’, ‘퀸덤’, ‘삼시세끼-산촌편’ 워맨스 열풍 [TD기획]
2019. 09.15(일) 14:00
검블유, 캠핑클럽, 퀸덤, 삼시세끼-산촌편
검블유, 캠핑클럽, 퀸덤, 삼시세끼-산촌편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최근 여성 출연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세 여성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아내 인기리에 종영한 ‘검블유’부터 핑클 멤버들과 전국 캠핑을 떠나는 ‘캠핑클럽’, 여성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경쟁을 펼치는 ‘퀸덤’, 산촌으로 들어가 일상을 보내는 ‘삼시세끼-산촌편’ 등이 바로 그것. 특히 이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여성들 간의 서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워맨스(Womance)’ 혹은 여성 개인이 가진 정체성을 독립적으로 드러내 공감대를 얻었다.

◆‘검블유’ 남성과의 로맨스보다 앞세운 여성들 정체성

지난 7월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연출 정지현, 이하 ‘검블유’)는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사이트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세 여성의 매력을 독보적으로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여성 캐릭터들 간에 갈등 요인이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이 특징적. 신파적 요소 없이 캐릭터 각자 본인이 꿈꾸는 커리어우먼으로서 고군분투하는 장면에 집중했다. 물론 극 중 세 인물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 송가경(전혜진)이 남성과의 로맨스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배타미에게는 연하남 박모건(장기용), 차현에게는 막장 드라마 배우 설지환(이재욱), 송가경에게는 곁에서 묵묵히 서 있는 남편 지승현(오진우)가 있다. 그러나 이들의 로맨스는 극의 재미를 더할 감초일 뿐이지 전면적인 스토리라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극 중 인물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이들이 성공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고 연대하는 가다. 배타미가 하는 말에서 드라마가 지향하는 가치를 알 수 있다. 배타미는 “내 욕망엔 계기가 없어, 내 욕망은 내가 만드는 거야”라며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한 평범하고 소박한 개인의 욕망을 드러냈다. 해당 작품은 여성들의 욕망에 집중하고 로맨스를 덜어내면서 정체성을 덧입었다.

‘검블유’의 여성들은 서로 실력을 다투고 경쟁하면서도 고난을 겪었을 때는 서로 의지한다. 문제 해결의 주체가 여성들 본인에게 있다는 것. 그간 여성 위주의 서사에서도 로맨스가 필수적이었던 것과 달리 온전히 여성이자 개인의 삶에 집중한 ‘검블유’는 색다른 매력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다시 뭉친 핑클 멤버들,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우정

큰 인기를 호가했던 그룹 핑클 멤버들이 한 예능에서 뭉쳤다. 배우, 가수,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만큼 이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기대 속에 출발한 JTBC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은 묘하게 달라진 네 사람을 보여주면서도 변치 않은 관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요정이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은 이제 가정이 있는 멤버가 더 많아졌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멤버들은 더욱 시원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더해 이목을 끌었다. 남편에 대한 이야기부터 자신을 숨기지 않고 내놓는 서로를 향한 속마음까지 진솔함을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떨어져 있었던 시간만큼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했다. 특히 서로 서먹한 사이라는 소문도 돌았었던 이진과 이효리의 허심탄회하면서도 투닥거리는 ‘케미’는 캠핑클럽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자극적인 구도 하나 없이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아냈다는 점을 호평받고 있다. 또한 핑클 특유의 가감 없는 돌직구 입담으로 여성 여행 프로그램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퀸덤’ 인간미 있는 경쟁, 탁월한 무대 장악력

엠넷 예능프로그램 ‘퀸덤’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날한시에 새 싱글을 발매할 K-POP 대세 걸그룹 6팀의 컴백 대전이라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시작했다. 이에 따라 그룹 (여자)아이들, 마마무, AOA, 오마이걸, 러블리즈, 박봄 등이 출연해 무대를 꾸미며 경쟁하는 것이 주된 포맷이다. ‘여섯 걸그룹의 컴백 전쟁’이라는 주제에 맡게 치열하게 갈고닦은 무대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오로지 여성 그룹을 한정했다는 점이 새로운 흥미요소였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도 엠넷이 심심찮게 내놓는 ‘악마의 편집’ 혹은 서로를 비방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장됐으나, 이들은 서로의 무대를 주의 깊게 보면서도 다른 아티스트의 무대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도를 지나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들은 본인들이 꾸리는 무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퀸덤’을 보면 경쟁의 진정한 의미가 명확하게 다가온다. 경쟁을 통해 서로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더 양질의 무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것. 서로의 무대를 평가하면서 이들은 동시에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미고 있다. 이런 점을 방증하듯 ‘퀸덤’이 방송될 때면 해당 방송과 출연진들의 이름이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퀸덤’에서 경연을 펼쳤던 무대들의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등 화제를 얻고 있다.

◆‘삼시세끼-산촌편’, 이상적인 선후배 사이 그 이상

나영석 PD가 연출하는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산촌편’ 역시 모두 여성 출연자가 출연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앞선 시리즈가 남성들로 꾸며졌던 터라 이 프로그램은 방송 전 캐스팅 단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나영석 PD는 ‘삼시세끼-산촌편’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의 영입으로 앞선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꼽았다. 특히 그는 “세 사람은 모든 것을 함께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간 ‘삼시세끼’ 시리즈에서 각자의 역할이 구분지어 졌던 것과는 다르다는 점.

‘삼시세끼-산촌편’은 세 여성 출연자의 배려가 눈에 띄었다. 세 사람은 맡은 일을 함께 하며 항상 서로의 주변을 맴돈다. 음식을 할 때도 집 안에 무엇인가를 설치할 때도 함께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의 관계성은 훈훈함을 넘어 이상적인 선후배 관계를 그려냈다. 염정아와 윤세아와는 꽤 나이 차이가 나는 박소담은 서로 의지하며 살뜰히 챙겼다. 박소담은 묵묵하고 센스 있게 선배들을 챙겼고 윤세아와 염정아는 박소담을 ‘우리 아가’라고 부르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 프로그램에는 흔히 말하는 ‘꼰대’가 없다. 그리고 여자들끼리 모이면 주로 싹튼다고 버릇처럼 말하는 ‘질투’도 당연히 없다. 오히려 따뜻한 가족애를 불러일으키며 ‘여자 셋이 모이면 더 재미있다’라는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네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두고 봤을 때 방송가에서 여성들이 가지는 시너지가 작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여성을 한정적인 이미지로 가두지 않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 표현하는 것, 욕망하는 것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그들의 관계성을 놓치지 않고 ‘여성들의 건강한 경쟁과 우정’을 그려낸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이처럼 여성들이 모였을 때 어떤 재미를 낼 수 있는지 주목하는 프로그램이 떠오르고 있다. 대중들은 더이상 여성들이 수동적으로 그려지는 프로그램이나 과하게 자극으로 점철된 작품들을 원하지 않는다. 사회 내 여성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풍조 속에서 솔직하고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도 방송가에 여성을 필두로 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져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검블유’, ‘캠핑클럽’, ‘퀸덤’, ‘삼시세끼-산촌편’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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