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삼시세끼 산촌편’의 ‘염정아’에게 빠져든 이유 [이슈&톡]
2019. 09.19(목)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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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배우 ‘염정아’의 해다. 2018년에 이어 2019년, 영화와 드라마의 연이은 흥행으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게 다지더니 예능 프로그램까지 진출했다. 바로 ‘삼시세끼 산촌편’,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의 것과는 사뭇 다른 본인 고유의 모습을 보여주며, 미처 의도하진 못했겠다만, 대중을 아주 성공적으로 매혹하고 있는 중이다.

tvN ‘삼시세끼 산촌편’의 염정아는 압도적인 연기력을 지닌 배우이기 이전에 우리가 근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정 많고 손 큰, 친근한 언니이자 아줌마다. 흥이 많다 못해 넘쳐 어디서나 노래와 춤을 즐기는 그녀는 놀림을 당해도, 정곡을 찔려도 발끈한다기보다 즐거이 받아들이니 연기할 때의 카리스마는 어디다 두고 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녀 덕분에 누가 찾아온들 ‘삼시세끼'는 어색할 틈이 없다.

그러한 염정아라고 부담이나 긴장감이 없었을 리 없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자체도 첫 경험인데 리더이기까지 하다. 함께 하는 멤버 하나는 까마득한 후배이자 동생이다. 그나마 다른 하나가 친한 동생이라 천만 다행이었다 할까. 그냥 편하게 즐기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 터. 실제로 그녀는 어찌어찌 ‘삼시세끼 산촌편’의 첫 머리를 보낸 후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건지 진지한 고민이 들었고 주변에 자문도 구했다 한다.

돌아온 답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는 것. 여기에 힘을 얻은 염정아는 다음의 산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마저 내려놓은, 어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날것의 염정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실 첫 머리에서 보여준 모습도 어느 하나 인위적인 것은 없었다. 그녀는 있는 그대로 당황했고 있는 그대로 초조해했으며 있는 그대로의 어리바리함으로 동생들과 거리낌없이 부대꼈으니까. 단지 그런 자신을 보여주는 게 프로그램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을 뿐.

물론 염정아 본연의 모습은 두 동생들과 자연스럽고도 좋은 합을 이루었으니, 결과적으로 ‘삼시세끼 산촌편’에 상당한 도움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 야무진 듯하지만 빼먹는 것도 많고 걱정도 많은 그녀였기에, 윤세아가 섬세한 손길을 놀리며 그녀를 도울 수 있었고 동생이지만 언니같다는 찬사도 들을 수 있었다. 박소담 또한 어떤 일을 맡겨도 능숙하게 해내고 편안한 예의까지 갖춘, 막내답지 않은 그녀 특유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새삼 어떤 공동체의 리더십이란 어떤 탁월함이나 완벽함을 요구하는 게 아니란 사실을 깨닫는다.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게다가 즐거이) 공동체의 움직임에 참여하게 하는 힘, 권위의식과는 정반대의 것으로, 강점이든 약점이든 자신의 진면목을 진솔하게 보여주며,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가치를 동력으로 삼는 리더만이 지닐 수 있는 힘이다.

염정아가 권위의식을 내세우지 않은 까닭에 그녀의 부족함은 구성원들에게, 그러니까 윤세아와 박소담에게 리더로서의 흠이 아니라 공동체에 즐거이 함께 하게끔 하는 동력이 되었다. 리더 개인의 약점이 도리어 공동체의 강점이 된 것이다. 참 흥미로운 결론이 아닐 수 없다. 공동체의 의미와 힘이 퇴색되어가고 있는 오늘, 우리가 ‘삼시세끼 산촌편’의 염정아에게 빠져들 만한 이유이지 않을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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