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타란티노 감독다운 고찰, 그리고 비틀기 [씨네뷰]
2019. 09.24(화) 17:20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1960년대 할리우드를 현재로 소환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풀어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9번째 작품인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배급 소니 픽쳐스, 이하 ‘원스 어폰 어 타임’)는 196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60년대 할리우드는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기성의 사회 통념, 제도, 가치관을 부정하고 인간성의 회복, 자연에의 귀의 등을 강조하며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면서 평화주의를 주장하는 히피 문화가 퍼지던 시기다. 또한 영화사적으로 1960년대를 기점으로 장르 영화가 퇴조를 보이던 시기였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영화를 대표했던 서부극의 이념과 스타일에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낭만주의보다는 사실주의적 관점에 접근했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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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라는 인물을 통해 196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릭 달튼은 1960년대 서부극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릭 달튼은 과거 TV 드라마 ‘바운티 로’ 시리즈의 주연으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으나 더 이상 찾는 사람이 없게 된 한물간 액션 스타다. 당시 1960년대 수정주의 서부극이 주목을 받으면서 안티 히어로가 등장했다. 과거 서부극의 영웅 역할을 했던 릭 달튼이 악당 연기를 하는 모습이 당시 시대상과 무관하지 않다. 릭 달튼은 스파게티 서부극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서도 결국 이탈리아로 넘어가 서부극을 찍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다. 이 역시도 수정주의 서부극의 한 종류인 스파게티 서부극을 통해 서부극이 다시 부활을 한 것과 닮아 있다.

클리프 부스는 과거 참전 용사이자 아내를 죽였다는 위험한 소문에 휩싸여 있는 인물이다. 클리프 부스는 히피 소녀 푸시캣과 마주치게 되고 맨슨 패밀리가 살고 있는 곳으로 초대된다. 클리프 부스를 통해 1960년대 미국 내의 히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마약에 절인 담배를 파는 히피 소녀, 공동체 생활을 하는 히피들의 문화 등을 클리프 부스를 통해 보여준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당시 시대를 대변하는 두 인물뿐 아니라 1960년대 할리우드의 풍경을 고스란히 부활시켰다. 이제는 클래식이 되어 버린 차량, 빈티지 의상 등 레트로 감성 가득한 장면으로 스크린을 채워 넣었다. 또한 서부극 장면은 당시 서부 영화들이 전형적으로 사용했던 1950년대 촬영 기법을 재현해 특유의 당시 분위기를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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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 히피 문화 등 당시 시대상은 릭 달튼과 클리프 부스라는 인물을 통해 1969년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배우 샤론 테이트 사건과 연결이 된다. 샤론 테이트는 실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이자 1960년대 떠오르는 여배우였다. 남편이 영화 촬영 때문에 집을 비운 사이 찰스 맨슨 일당은 폴란스키의 집을 습격해 샤론 테이트를 비롯해 5명을 살해 했다.

실화를 소재로 처음 영화화 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샤론 테이트 사건을 특유의 기발한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영화의 마지막 10분 남짓은 가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다운 연출을 보여준다. 이 통쾌한 장면을 위해 2시간이 넘는 시간을 달려온 것이나 다름이 없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한 스크린에서 연기를 펼치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다. 매사 감정적인 릭 달튼 역할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모습과 언제나 냉정하고 차분한 클리프 부스의 브래드 피트의 케미만으로도 전혀 지루함이 없다. 여기에 샤론 테이트 역을 연기한 마고 로비를 비롯해 알 파치노, 다코타 패닝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이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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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 영화는 한국 관객에게는 약점이 있다. 한국의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해도 관객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1960년대 할리우드는 너무나 낯선고 먼 이야기다. 결국 1960년대 할리우드를 얼마나 아는지가 영화의 재미를 더 높이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오는 25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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