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이어서 가능했던 ‘캠핑클럽’ [이슈&톡]
2019. 09.30(월) 10:59
캠핑클럽 핑클 이효리 성유리 이진 옥주현
캠핑클럽 핑클 이효리 성유리 이진 옥주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한 때 화려한 시절을 풍미했던 이들이 십수년 후 한 자리에 모였다. 흐른 시간은 당시 하지 못했던 말들, 풀지 못했던 감정들을 풀게 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젊음을 함께 했다는 이유 만으로 생의 동지를 만들어냈다. JTBC ‘캠핑클럽’이 여타의 추억 소환 프로그램보다 더 뜻 깊은 이유이겠다.

이효리와 옥주현, 이진, 성유리를 핑클로 돌려놓았던 시간이 끝났다. 하지만 그들에게 ‘캠핑클럽’은 단순히 ‘핑클’이었던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 이상의 의미였을 터. 당시 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주지 못했던, 카메라의 앵글이 다 담지 못했던 과거의 순간들까지 새록새록 떠올라 정작 그 때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제야 나누게 되었으니까.

본래의 성격이 무심한 탓도 있고, 어려서 더 그랬기도 했고, 그럼에도 효리에게 있어 리더로서 멤버들을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한 것은 마음 한 구석 아련한 미안함으로 남아 있었을 터. 다른 멤버들은 가벼이 받아낸 보고 싶었다는 이진의 편지글에 감동을 받는 효리의 모습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도 그녀는 자신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 걱정했다 한다.

‘핑클’로 함께 활동을 해 왔으나 여전히 효리를 잘 알지 못한다는 이진도 마찬가지. 그런 자신에게, 활동 시간대가 비슷하다는 둥, 일하는 방식이 잘 맞는다는 둥, 더욱 적극적으로, 진솔하게 다가오는 이효리가 고맙지 않았을까. 그 애쓰는 마음을 알아서인지 이진 또한 꾸밈없이 이진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했고, 이 과정은 둘을 ‘핑클’로 활동할 때보다 더 진하고 깊은 관계로 발전시켰다.

가창력에 있어서 단연 ‘핑클’의 리더인 옥주현은 그룹의 해체 이후 솔로 활동을 이어갔으나 어쩐지 이효리보다 주목받지 못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효리가, 타인에 의해서든 스스로에 의해서든 주현에게 비교대상이 될 때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지사. 하지만 그녀가 자신만의 영역을 쌓아가며 느낀 건,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낸 ‘핑클’의 시간을 함께 지나온 효리가 아직 건재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되고 자랑거리가 되더란 사실이었다.

‘핑클’일 시절, 낯가림도 심했고 눈물도 많았다는 성유리는 이제 새삼 쑥스러울 것도 없는 나이가 되었으나 다시 모인 ‘핑클’ 앞에선 변함없는 막내였다. 대부분의 막내가 그렇듯이 웃음 많고 천진난만하고 장난끼 충만하며, 운전과 같은 큰 일을 맡을 때면 모두의 불안한 눈빛을 사는 그런 존재. 여기에 ‘핑클’로 보낸 시간을 어설퍼서 더욱 소중했다 표현할 줄 아는 성숙함이 더해지자, 성유리는 ‘캠핑클럽’에서 서로의 관계를 더욱 유연하고 끈끈하게 만드는 막내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그것도 티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즉 ‘캠핑클럽’의 좋은 성과는 그저 과거 빛나던 시절을 함께 해서가 아니라, 어려서 어설펐던 그 시절을 함께 한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는, 그리하여 서로에게 최대한 진솔하고자, 가까워지고자 노력할 줄 아는 ‘핑클’이라 더욱 가능했는지 모른다. 캠핑카를 운전하기 위해 각자 시간을 들여 연습하고,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준비들을 하고, 이는 팬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대하는 모습에서 정점을 찍는다.

직접 사연을 고르고 초대하고, 음식을 마련하고, 궂은 날씨에 머리가 흐트러지고 메이크업이 무너져도 팬들과 함께 뒹굴었다. 여전히 ‘핑클’의 시간을 간직한 채 변함없이 ‘핑클짱’을 외치는 모습이 고마워 보답하려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동일한 시간대를 함께 지나 온 생의 동지들에게 보내는 ‘핑클’만의 정성 가득한 예우이자 격려였겠다, ‘캠핑클럽’을 특징 짓게 한 중요한 요인으로, 다음에 다른 출연자들로 돌아오더라도 이 색감만은 잃지 않기를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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